왜 내가 이번 수능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feat. 그분께,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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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마침 오늘 병원 진료 예약이 있어서, 시간이 남게 되었네요. 앞서 말했듯 왠만하면 저격글에 반응 안하려고 노력합니다만,
전부터 하고 싶은 말도 있었겠다, 몇 자만 적어보겠습니다.
1. 제가 원하는 것, 그리고 믿고 있던 것은
첫째, 수능은 공정한 시험이라는 것
둘째, 수능은 변별력을 갖춘 시험이라는 것
셋째, 수능은 좋은 시험이라는 것
이 세 가지입니다.
수능과 정시를 동경한 것도 사실입니다.
내신의 얼탱이 없는 문제들을 풀며, 그리고 생기부에 온갖 위선과 기만을 넣으며,
수능 공부만 1년 잡고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과장을 더해서 말하면, 저는 쉬운 수능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것보다, 어렵지만 좋은 문제의 수능으로 철저히 변별당하기를 바랍니다.
제 공부가 충분했다면 저는 좋은 성적을 받을테고, 제 공부가 부족했다면 저는 나쁜 성적을 받을테죠.
그리하여 학습 방향을 수정하고, 또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고뇌하고 고통받는 모든 것 역시 제 몫일 것입니다.
얌전히 대학에 다녔다면, 싫은 한의학도 참고 그냥 저공비행 하며, 웃으며 대학생활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당당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대학은 수시로 쓸 것입니다. 지역인재도 섞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어린 시절 동경하던 일에, 1년 정도 쓰는 과정이, 최소한 제가 보기엔, 당신에게 비웃음당할 정도로 볼품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2. 제 한의대 입학에 대해서는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수시 원서의 실수라고 변명하기에는 제 스스로 결정하여 지원한대학이니까요.
오판임은 분명하지만, 그 점은 제쳐 두도록 하죠.
3. 왜 저는 정부의 발언에 이토록 분노하고, 오르비에 반대 집회의 대변인 역할을 도맡는 걸까요?
정치는 과거부터 관심갖고 있었습니다. 한 때는 모 정당의 권리당원이기도 했고, 정치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개인적으로 갖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내린 결론 중 하나는, 올바르지 않은 일에 분노하는 것엔 조건이나 자격 따위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여당 인사들과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되었고, 정책의 방향성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그간 정치인들의 청소년층 무시 행태도 염증이 나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우리가 정치적 의사 결정의 주체라는 것을 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겠죠.
밤에 혼자 술 한잔 하다가 홧김에 쓴 청원글이 많은 지지를 받았고, 이후 혹자로부터 제가 첫 총대를 맨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청원글을 작성했고, 시위도 조직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름 오르비에서 잘 알려진 고닉이고, 에피와 뱃지도 있으니, 저에게 글을 퍼날라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저는 이에 응한 것입니다.
4. 올바르지 않은 일에 분노하는 것에는 자격이나 조건이 없습니다.
조국 입시비리가 한창 화두이던 당시, 대학생들은 왜 분노했겠습니까? 그들 스스로에게는 조국이 어찌되건, 조민이 어찌되건 아무 상관 없는 일이 아니었습니까?
사회적 의견 표출, 그리고 정치적 여론 집단의 형성에, 이건 너에게 도움이 안 되니까 하지 말하는 투의 말은, 정치참여 과정과민주주의라는 측면에 있어서 매우 부당한 말입니다.
5. 이건 제 개인적인 신념입니다.
전 제 인생을 살겠습니다.
전 타인의 인생에 (적어도 본인이 먼저 질문이나 도움을 구하기 전까지는)간섭하거나 논평하지 않고자 하고, 타인도 제 인생에(적어도 제가 먼저 질문이나 도움을 구하기 전까지는)간섭하거나논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을 쓴 당사자분께서도 본인의 인생을 열심히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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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님 저격 먹으셨어요?
뭐 의대반수생이니뭐니 그사람
아 메디컬 반수생들한테 훈수두던 그건가
X짱이?
노뱃으로 메디컬 학력자들한테 완벽 드립 치는게 좀 웃기긴 했어,,,
메디컬 학생도 이런저런 이유로 뱃지 안다는 경우도 많아서
그리고 그게 문제는 아니었다고 봐요
전 의뱃이 그랬어도 똑같이 반응했을 겁니다
토익 만점 말고는 공부 잘한다고 직접 생색내지는 않으려고 하기도 하구요
실모보고 점수 그대로 올리는 것도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일 뿐이에요
모의고사? 마음만 먹으면 점수 살짝 높여서 올릴수도 있겠죠. 제가 바보라서 그렇게 안 하는건 아니잖아요
저두 노뱃이 그랬다는게 잘못했다기 보단 메디컬생들 인생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광역으로 훈수질 두는게 웃겨서용
근데 그분 노뱃이긴한데 의대생 맞으시지않아요??
거의 졸업학뇬으로 알고있...
전 잘 몰라요
사실 관심도 없고요
의뱃이면 타인을 조소하고, 무시하고, 까내려도 되는건 아니잖아요
반수야 머 각자 사정이 있는거고 일상생활 전부 감시하는것도 아니면서 공부해라 훈수질 두는건 조금 경솔한것 같아요
아 ㅇㅇㅇ 그런말이 아니라 그냥 제가 알고있는 내용만 적은거에요
따로 알람이 안와서 말만 남겨두고 툭 사라졌네요...
세줄요약 ㅇㄷ
앗 빼먹었다
세줄요약
1. 꺼져
2. 꺼져
3. 꺼져
욕은 무서워용...
님 응원합니다
공부가 세상의 다인줄 알고
깝죽거리는 그분 꼴보기 싫었음 ㅋㅋㅋ 지가 뭔데
수능 만점이어도 남의 성적가지고
비아냥거리는 인생은 걍 찐따사회성부족 ㅇㅈ임
그 분이 평소에도 그러셨어요?
히X미님이 뻘글쓰면 공부 못해보이겠지? 이러니까
국어 성적가지고 못하는거 안다 ㅇㅈㄹ함 ㅋㅋ
저격 박고 싶었는데 참았음
ㄹㅇ 닉값 하시는 분인듯
처음 댓글로 대화 나눠보고 바로차단함
헉 어땠길래요..?
그분이 말을 싸가지 없게 하긴 하지만
그 글의 내용도 그 사람의 생각이고 신념일 뿐
평행선을 달리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는게 맞음
정치를 하고 싶다면 알거 아님?
내 말에 토 달지 마라는 공허하다는거
사실 제가 정계진출할 생각은 없긴 한데
맞는 말씀이에요
내용은 어느정도는 맞말임
근데 문제는 남까내리면서 자기 신념을 밝힌다는거
제 친구중에도 그런놈 있었는데
정작 나보다 공부도 못하던게
수능도 꼴아박고 아직도 버릇 못고쳐서
주변 친구들한테 따당하고 기숙에 박혀삶
그새낀 설의가도 ㅈ도 안부러울듯
저분도 마찬가지임
저 저격글 쓰신 분이 먼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신념’을 비판한 상황에서, 이분이 대답하지
않기를 기대할 수는 없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먼저 욕을 먹은 입장에서 이분도 충분히 이런 글을 쓸 수는 있잖아요?
비판도 아니에요
비난입니다
글 쓰기 자유 키배도 자유
나의 생각: '나의 신념을 건들지 마라'는 공허하고
설득할 것 아니면 무시하는게 낫다
너무 수준 낮은 발언엔 굳이 반응할 필요 없긴하죠 주장도 근거도 불분명한 "너 공부 못하잖아" 식의 인신공격은 술주정보다 나을 게 없으니
정시로 의대 두곳 버리고 지방살이가 너무 싫어서 한의대 선택해서 졸업까지 하고 전문의 과정입니다. 인서울 라이프, 대학라이프 아주 만족했고 한의학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지만 필드에서 보니 확실히 비주류의 한계(우리나라는 특히)로 가끔 의대 버린거 후회합니다. 반드시 의대 성공하시길.... 그리고 대학선발을 무슨 단순 암기나 실수테스트로 한다는건지 이건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 인적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아주 나라망조가 될 위험한 발상인듯
한의학 선배님이셨군요…!! 이런 곳에서 한의학 싫다는 글 써서 죄송합니다 ㅜㅜ
ㅎㅎ 별말씀을... 다 취향차이죠.
저도 예과때는 현타왔었죠. 본과가서 나아졌지만
언매1컷 92
화작 97이 딱 사교육 막을 레벨인거같아요
딱 변별력도 있구요
맞춤법 문법 문학
고전시가+고어 해석에 좀더 힘을주구유
독서는 간단숙으로...
잘 읽히는 제제루다가
우아지게에
그러면 최저충족률 우수수 올라갈 것 같긴함
이미 올랐음
국어 사교육은 딱히 안크기 때문에..
?고전시가랑 고어 해석에 힘을 주고 비문학을 약화시키는 게 현 추세에 맞는 시험인가.....?
저분 고전시가무새임 걍 무시 ㄱㄱ
아까 글 모음 잠깐 봤는데 어지러워서 그냥 나왔습니다ㅋㅋ
안녕하세요. “올바르지 않은 일에 분노하는 것엔 조건이나 자격 따위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명언이네요 자격과 자질은 아리러니한 단어의 모음이기도 하죠
무슨 일이든 항상 무탈하게 해결하시고 앞으로 나아가시도록 기원하겠습니다.
긴글이었지만 너무나 유익하고 앞방향성을 잡는데 도움 받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
응원합니다 괜한 글에 상처받지 마세요 앞장서서 총대 메시는 거 보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했을 거예요
정보) 화가 많은 베짱이햄은 무려 코기토햄도 저격했었다
비갤에서 보니까 메디컬 사수박은 정병이라던데 좀좀이었음.. 상처받지 말고 무시ㄱㄱ
어허 ㅋㅋ
응원합니다. 선생님
다 맞는 말이십니다.
"수능과 정시를 동경한 것도 사실입니다.
내신의 얼탱이 없는 문제들을 풀며, 그리고 생기부에 온갖 위선과 기만을 넣으며,
수능 공부만 1년 잡고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딱 제 생각이네요. 저도 수시로 나름 목표를 이룬 입장이지만, 이따위 적폐 제도는 학생들 인성만 버리므로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는게 지금까지의 제 생각이거든요..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