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andRT [1136077]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3-05-10 0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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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Ⅰ(생1) 수특 이의 제기 실패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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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아이디를 까먹어 버렸) 본문 내용은 제목 그대로랍니다. 여러분에게 알리기라도 해야겠어요. 여러분이 공감해 주시는지로 제 주장의 정당성이 갈릴지도요.


일단 제가 이의 제기를 한 문제의 문제 코드는 [23025-0256](2024학년도 수특 생Ⅰ 169쪽 ‘사람의 유전병’ 단원 3점 수능 테스트 10번 문제). 캡처 해서 올리면 저작권 관련으로 말 나올까 봐, 관심 있으신 생Ⅰ러들은 푸리봇……이었나요? 그것에 검색해 주세요. 아니면 아래에 올린 캡처를 왔다리 갔다리 하셔도 상관은 없지만 아마 귀찮아하실 거예요.


일단 문제의 조건은

사람 P에서

· ㉠~㉢은 0, 1, 2를 순서 없이 나타낸 것이다.

· Ⅰ~Ⅲ 중 하나만이 돌연변이 세포이며, 그 세포는 ⓐ 결실 또는 염색체 비분리가 일어났다.

이죠. 일단 풀이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풀어 보신 분들은 뭐 넘어가셔도 상관없지요.


생Ⅰ 포함 대부분의 과탐 과목은 ‘안 될 때는 무지성 귀류’가 의외로 정석 풀이 방법일 때가 많아요. 전 ㉠에 이를 해 볼게요.


ⅰ) ㉠이 2라면?

ⅰ이 옳다면 돌연변이는 Ⅰ일 수밖에 없죠. DNA 상대량 A: 2, a: 1, B: 2, b: 1로 알파벳끼리 합치면 각각 3이 나오니까요. 즉, Ⅱ와 Ⅲ은 정상 세포. ㉡과 ㉢은 0과 1 중 서로 다른 하나니까, Ⅱ는 핵상이 n. Ⅲ은 A: 2인데 b: 1이므로 핵상이 2n이고 복제 전. 그렇다면 문제가 생기네요. Ⅰ을 보니 P는 A와 a를 모두 가지는데, 그렇다면 Ⅲ 역시 A와 a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만 해요. 하지만 그렇다면 Ⅲ의 A+a는 2를 넘어가는군요. 즉, Ⅲ은 정상 세포여야 하는데 정상 세포일 수가 없는 모순. ㉠은 2가 아니군요. ⅰ은 틀려요.


ⅱ) ㉠이 1이라면?

그러면 Ⅱ가 돌연변이군요. ㉡과 ㉢이 0과 2 중 서로 다른 하나인데, 이는 Ⅱ의 핵상이 n임을 의미해요. 왜냐면 Ⅰ을 보니 P는 A와 a를 전부 가지거든요. 그러면 Ⅱ의 B=1인 게 문제가 돼요. 핵상이 n인 세포는 DNA 상대량이 0이거나, 0이 아닌 것들은 서로 같아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Ⅰ과 Ⅲ이 정상 세포. 그런데 Ⅰ을 보니 핵상이 2n인데, D+d=1이군요. 즉, d는 성염색체에 있고 A, a, B, b는 모두 상염색체에 있으며, P는 남자네요. 이제 Ⅲ을 볼까요? Ⅲ는 정상 세포이니 ㉢이 2일 수 없어요. B+b=3이면 안 되죠. 즉,  (ⅱ가 옳다면) ㉠=1, ㉡=2, ㉢=0이네요. 그러면 ⓐ는 무엇일까요? 지금 문제가 생긴 건 B, b 쪽이니까, 이를 고려해 보죠. ⓐ가 염색체 비분리라면 B+b=0이거나, B와 b가 각각 2로 공존하거나 둘 중 하나가 일어날 거예요. 하지만 B: 1이니 불가능하죠. 따라서 ⓐ는 결실이고(B가 결실됨), 표의 ㉠~㉢에 알아낸 숫자를 대입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정답 후보네요.


ⅲ) ㉠이 0이라면?

Ⅱ가 돌연변이 확정이군요. ㉡과 ㉢이 1과 2 중 서로 다른 하나니까요. 그렇다면 Ⅰ과 Ⅲ가 정상, Ⅰ은 핵상 n이고, D+d=0이므로 D 또는 d는 성염색체에 있고 서로 다른 성염색체를 가지는 P는 남자예요. 바로 문제가 생기네요. Ⅱ는 D와 d를 모두 가지는데, 남자는 그게 불가능하죠. ⅲ 역시 틀려요.


따라서 가정 ⅱ가 확정되고, 〈보기〉 모두 문제 없이 해결이 가능해요. ‘이의 제기’라더니 무슨 소리냐고요? 네, 제가 제기한 이의 제기는 문제의 조건이나 정답이 아닌, 풀이 과정을 지적한 것이었으니까요.


––– 스킵 하신 분들? 여기부턴 읽어 주셔야 해요. –––


다음은 제가 해설지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죠.

‘정상 세포인 Ⅰ 에서 D의 DNA 상대량이 0이고 d의 DNA 상대량이 1이므로 D와 d는 X 염색체에 있으며 P는 남성이다.’

라고 했는데. 제가 한 이의 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신 친절한 분들이라면, 제가 ⅱ와 ⅲ을 설명할 때 전부 D 또는 d를 ‘X 염색체에 있다’라며 언급하지 않고, 그저 ‘성염색체에 있다’로 언급한 것을 기억해 주실지도 몰라요. 네, 제가 제기한 이의 제기는 d가 Y 염색체에 있더라도 문제의 조건에 모순되지 않으니 저 해설은 틀렸다는 것이었어요. 생Ⅰ을 배우신 분들이라면 분명 Y 염색체에도 적지만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은 맞으며, 위 해설에서 d가 Y 염색체에 있다고 가정해도 오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해요. 다음은 제가 이의 제기를 하면서 함께 언급한 EBSi 강사들의 해설이에요. 그대로 인용해 볼게요.



박소현 강사(45강 54:14부터): 이 둘 중에 하나여야 됩니다. X 염색체에 존재하거나 Y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인데 얘(P 또는 Ⅰ)가 하나만 가져야 돼. 근데 우리 답지에서는, (d의 염색체를) X 염색체로 확정하여 답을 언급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 생각엔, 지금 이거 X에 있을 수도 있고 Y에 있을 수도 있어요. 정확한 건 d라는 유전자는 성염색체에 있다는 거지. X인지 Y인지는 모르겠지만.


완벽히 제 주장과 일치하네요. EBS는 이걸 강의로 내보냈고요.



조은희 강사(45강 35:38부터): 얘(d)는 쌍으로 같지 않는 성염색체에 존재하며, 남자에서 이 성염색체, X 또는 Y가 돼야 되는 거죠.


후에 조은희 강사는 d가 X 염색체에 있다고 ‘가정’합니다. 답지에선 ‘X 염색체에 있’다고 확언을 하고 있는데, 그 확언이 정당하다면 ‘가정’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강예람 강사(30강 47:30부터): 지금 D, d 중에 d만 (Ⅰ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 유전자가 성염색체 위에 있는 거다.”라고 우리가 볼 수가 있었죠.


역시 d가 X 염색체 위에 있다고 확정해서 강의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저도 이의를 제기하기 전에 관련 강의를 확인했고, 실제로 강사들 역시 d가 Y 염색체에 존재한다는 가정을 열어 두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습니다. 하지만 한 달의 기다림 끝에 EBS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제가 개탄을 금하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이 답변을 요약해 보면, ‘Y 염색체에 유전자가 존재하는 걸 인정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문항들에서 그걸 다룬 적이 없으므로 교재를 수정하지 않겠다.’라네요.


지금까지 출제한 적이 없는 내용이라면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출제된 적 없는 오개념의 여부나 지엽 개념을 기습적으로 물어 보았던 지금까지의 문제들은 모두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심지어 강사들까지 해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데, 저걸 저 답변으로 모두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심지어 ‘지적하신 바를 반영하여 다음 교재 개발 시에 참고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번 교재에는 반영하지 않겠다면서 다음 교재에는 이것이 반영될 수 있음을 가정하고 있을까요? 절대로 합리적이지 못하다고요. 다행히 ‘답변이 변경될 수 있’음을 열어 둔 것은 마지막 희망이라 여러분에게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이에요. 제 주장과 노력은 수험생들에게, 여러분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과연 EBS의 답변은 일반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설명일까요.


제가 이의 제기 마지막에 쓴 문장이에요. 과연, 저 답변은 수험생들이 만족할 만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해서 글을 올리고, 또 댓글을 통한 이성적인 반론 및 논리적 오류의 지적은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분들 너무나 사랑함을 전하며, 그럼 다음 글에서 뵙길.


추신: 제가 글을 새벽 4시쯤에 올리는데요. 하, 답변 온 거 확인하고 까먹기 전에 바로 쓰는 거라 그래요. 새벽에 올렸다고 묻혀 버리면 어떡하지. 뭐, 제 주장이 옳다면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죠.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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