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17 교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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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6학년을 졸업시키기 직전에 쓴 이후로 처음 쓰는 교직일기이다.
먼저 작년 6학년에 대한 얘기를 마무리하자면, 마지막 2주가 정말 힘들었다.
기존에 겨울방학 직전과는 달리 정말 심하게 말을 안듣고, 사춘기까지 와서인지 대놓고 선생님과 맞서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직전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야 될 사안까지 발생했으나 졸업이 1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 흐지부지 넘어갔고 마지막 며칠만 버티자는 마인드로 버텼다.
거기에다 졸업업무도 한트럭이라 6학년 1년을 통틀어서 마지막 2주는 정말 힘들었다.
결국 작년 6학년은 몇몇 납쪽이들이 막판에 화려한 임팩트를 남겨 그 아이들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분명 성실한 아이들도 많았지만 납쪽이들의 임팩트는 그거의 수백 수천배에 달한다.)
6학년을 모두가 기피하는 이유를 잘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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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 주말이 지나고 새로운 학년 편성을 하는 날이었다.
3월 입대 예정이라 담임을 설마 주겠어 했지만 진짜로 담임을 받아버렸다.
5학년 담임에 업무도 은근 기피업무 중 하나를 받아 3월에 담임업무도 많은데 학교업무까지 하느라 너무나도 바빴다.
월급은 휴직자라 일할계산 돼서 100만원대 밖에 안나오는데 일은 그거의 몇 배는 하고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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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직전에 졸업이 며칠 안 남은 6학년들을 보다가
막 4학년에서 올라온 애들을 봐서인지 너무나 착해 보였다.
사실 고학년이다보니 발톱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차이는 굉장하게 느껴졌다.
6학년 2학기쯤 되면 수업시간에 뭐 해라 하면 "안 하면 안 돼요?" "하기 싫은데요"가 기본이다. 그럼 그때마다 했던 말 또하면서 잔소리 해야되고 그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다.
하지만 이제 막 4학년에서 올라온 아이들은 군말없이 따라줘서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게 당연한거다..)
작년에 비하면 학생들은 너무나도 괜찮아서 괜히 군휴직을 너무 빨리했나 하고 아쉬웠다.
1년간 본 6학년 졸업시킬 때보다 어제 보름정도 본 아이들과 작별하는게 아쉬움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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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있는 법,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극성이었다.
담임 거치지 않고 바로 교무실로 전화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학부모도 있고 학생 간 다툼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문제를 키우는 학부모도 있었다.
올해 모든 게 다 괜찮다고 생각하던 중 최종 출근 이틀을 남겨두고 사건이 두 가지나 발생했다.
아쉬워하지 말고 맘편히 떠나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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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직전 열흘 남짓동안 학교 선생님들과의 대화주제는 pd수첩이었다.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교사 사례는 거의 한다리 건너서 무조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빈도수가 높은게 느껴졌다.
주변에 젊은 선생님들 보니 거의다 이직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학교에 붙어있기가 너무나 무섭다고..
군휴직 기간동안 뭐라도 준비해봐야지 하는 생각은 드는데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업무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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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년간 근무하면서 스트레스 탓에 건강도 많이 안좋아졌고 체력저하도 꽤 심각한 것 같다.
기훈단 수료까지만이라도 무사히 버텨봐야지,,,
헬특기 헬자대 걸리면 그때가서 드러눕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자.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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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아니 초임한테 6학년이요…?
원래 초임은 1/6같이 내공쌓여야 수월한 곳은 잘 안주고 3/4학년처럼 비교적 완만한 애들 맡기는거 아니었나요 ㅜㅜ
1년차부터 고생많으셨어요…
놀랍게도 쌩신규때 6 줍니다... 교직문화가 별로 좋지 않은 지역이라 ㅜㅜ
반에 vip도 둘이나 있어가지고 쉽지 않았네요,,
![](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03.gif)
갸아악슈-퍼 하드모드;;
덩치좋은 남선생님들한테도 대드나요 ㄷㄷ
고학년쯤 되면 선생님이 자기를 어떻게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쓰고 대듭니다 ㅋㅋㅋㅋ 오히려 지 기분에 거슬리면 "교육청에 신고할거야!!" 이러면서 더 짜증나게 도발(?)해요
그 조그만한 애들부터 갑질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게 끔찍하네요. 초임에 6학년이라니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다시 구자경 선생님과 함께 하러 갑니다.ㅋㅋㅋ
엄마들이 자기반 담임선생님 대하는거 보고 옆에서 배우는거죠 ㅋㅋㅋ 임고 화이팅하시고 초수에 합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