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하니까 생각난 예전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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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에 있던 글
국립국어원이 된소리를 적지 않기에 원칙적으로 '자장면'을 표기로 정했는데 하도 언중들이 지랄하니까 복수표준어로 만든 것임.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하자는 사람들은 짬뽕을 예로 들었는데 애초에 짬뽕은 일본어고 자장면은 중국어라 언어학적으로 볼 때 둘이 같은 선상에 놓으면 안 된다. 그냥 걔네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건 중국집에서 팔아서 그런 것. 짬뽕은 일본 음식이고, 일본어 고유어가 국어에 들어와서 굳어져버린 것이라서 표준이었다. 실제로 관용적으로 짬뽕으로 들어오고 그렇게 썼으니 그대로 표기를 정했다. '자장면'은 중국식 한자어인데 원래의 한자가 있어 표기 원칙으로도 '자장'이고 표준국어대사전(1999년) 발간 이전인 1990년대 당시에도 민간 사전이나 언론 매체가 주로 '자장~'이라고 적었기 때문에 표준이 됐다.
짜장면의 경우에는 한자어 표기를 읽었을 때 자장면이고 수많은 각종 매체에서 자장면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장면'을 표준으로 했다. 국국원에서는 식생활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보지 않고 어휘의 쓰임새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건데 발음의 문제지, 표기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게임', '버스'를 [께임], [뻐쓰]라고 발음하는데 이들을 발음대로 적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자장면'이라고 쓰고 [짜장면]이라고 발음하는 것도 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굳이 '짜장면'이라는 표기를 인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즉, 적을 때는 '자장면'으로, 발음할 때는 [짜장면]으로 하면 되지, 굳이 글로 적을 때도 '자장면', '짜장면' 둘 다 허용할 필요가 없다. 사전에 게임이나 버스 등 외래어를 검색하면 발음이 없다. 그냥 발음은 어떻게 하든 상관이 없고 표기만 자장면으로 하면 될 것 같다. 왜 굳이 '짜장면'만 표기와 발음을 일치시키고자 했는지는 모르겠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에 외래어의 발음을 물으면 외래어는 표기만 규정하지 그 발음은 규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외래어는 표준 발음이 없다는 것. 즉 '게임'을 [께임]으로 발음하는 것은 어문 규정을 어기는 것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자장면'이라 쓰고 [짜장면]이라 발음하는 것도 어문 규정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애초에 자장면에 대해 그리 강경한 입장도 아니었고 발음이나 표기를 강제적으로 따르게 한 적이 없는데 너무 국국원만 몰아가는 듯하다.
음운론, 음성학적 측면에선 '자장면'이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뭐 언어는 변하긴 하지만 표준어를 정한다는 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바뀌긴 하지만 앞으로 이런 논란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중 3때 쓴 글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발음에만 치중하고 언중이 실제로 쓸 때도 '자장면'보다 '짜장면'으로 쓴다는 사실을 간과했음. 언중이 실제로 '짜장면'을 많이, 기존의 규정을 무시할 정도로 많이 쓴다는 사실은 외래어표기법의 유연성에 근거하여 복수표준어를 설정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므로 국립국어원의 복수표준어 인정은 합리적이라 생각함. <-- 이걸로 견해 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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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짜장가
해병짜장
악!
새끼, 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