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계열 진학을 앞둔 분들께 드리는 간단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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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전에 국가고시를 치고, 이제 졸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 졸업까지 앞둔 마당이라 여기서 의치한약수 붙었다고 좋아하시는 분들 보면 옛날의 제가 생각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드네요.
지금의 기쁜 마음을 계속 간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분명 간직하지 못하실 순간이 올 것이니, 지금의 기쁜 마음을 충분히 누리셨으면 합니다. 원래 합격 직후가 가장 행복한 법이거든요.
메디컬계열 진학을 앞둔 분들 모두 지금 기대가 가장 클 것이고, 한편으로는 많은 공부량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과연 졸업이 쉬울까 하는 일말의 걱정을 안고 사실 것입니다. 네 저도 1학년때 졸업 앞둔 12학번들 보면 인생 진짜 까마득해 보였는데 벌써 졸업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싶지만 막상 그 과정이 그렇게 행복하고 재밌었냐 하면 대답을 못하겠네요.
만약 제가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의 저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얘기를 할까 생각하다 보니 이 글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의대를 다녔다 보니, 타 메디컬 계열에 대해서 엄청 자세하게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해당 계열에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그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종합한 내용이니 나중에 혹시라도 더 궁금하신 것이 생긴다면 친한 선배한테 물어보시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1. 대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는 좀 접는게 낫다.
저는 옛날부터 의대는 대학교가 아니라 6년제 고등학교나 6년제 면허학원에 가깝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메디컬 계열의 과들이 다른 과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맨날 봤던 사람을 강제로 또 봐야 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고등학교인데, 6년제고, 반이 바뀌지가 않아요.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는, 학점을 절대평가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졸업생 중에서 몇등했냐를 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생길 수 밖에 없고요.
그래서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으실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꼴보기 싫은 사람이라도 피할 도리가 없으니까요.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있는 캠퍼스 생활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과때는 놀아라는 말도 이제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과 1학년 성적까지 매기는 병원도 있고, 대부분의 학교들이 본과1학년에 시작해야 할 과정들을 예과2학년 과정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예과가 더 이상 예과가 아니라는 얘기죠.
물론 그렇다고 대학교 생활을 아예 못하냐? 이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이 성적까지 원하실 경우 분명 이 부분은 어느정도 포기를 하고 가셔야 합니다.
2. 내가 못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전국에서 머리 좋다는 애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누군가는 1등을 하겠지만, 그 1등이 있기 위해서 누군가는 꼴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메디컬 계열 진학생 대부분은, 이런 꼴찌하는 경험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지금까지 유급된 경우들을 보면, 아예 안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많았지만, 의외로 평소에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와서 던져버린 친구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해도 해도 성적이 잘 안나오니까 더 노력하다가 결국에는 정신력이 한계치에 도달해 버린 것이죠.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본인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3. 내 정체성을 공부로 한정짓지 말자
위의 2번하고도 연관된 말인데, 보통 전교 1등을 하던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공부 잘하는 친구'라는 이미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중고등학교때는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교 이후죠. 누군가는 거기서 '공부 못하는 친구'혹은 '평범한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로서 받았던 호의나 이득들이 사라지는 것을 생각해 놓지 않으셨다면, 분명 이게 나중에 본인에게 큰 방황의 요소로 작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내 가능성을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한정짓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 누군가는 평범해져야 하고, 누군가는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이 '공부 잘한다'에 한정되어 있다면 이 경우 올 스트레스와 후폭풍이 감당 가능하신가요?
공부는 좀 못하지만, 사업에 재능이 있다/노래를 잘 한다/잘 논다/사람이 좋다 이런 이미지라고 나쁜건 아니잖아요.
4. 내신은 챙기는게 좋다/빠른 졸업이 답이다
제가 졸업할 때가 되고, 동기들이 과 선택을 하는 것을 보니까 이 두가지가 와닿게 됩니다. 학점은 높으면 높을수록 내 선택권이 넓어집니다.
그리고 왜 빠른 졸업이 답이냐. 휴학이든 유급이든 1년정도 꿇으면 내가 사회 나갈 시기가 늦춰진다. 이것도 당연히 맞는 얘기고요, 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학교에서 하는 교육과정 개편이 학생에게 좋은 경우를 거의 못봤어요. 저도 제 후배들 교육과정 보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들어온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학점을 잘 따야 한다고 집착하시거나, 무조건 스트레이트로 졸업하겠다고 강박을 느끼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만 학점과 빠른 졸업이라는 저 이점을 버리려면, 본인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내신이 썩 좋지 않은 대신 제가 하고 싶은 일들 하고 다녔던 것에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경험을 쌓고 싶어서 휴학한 친구들중에 후회하는 경우는 잘 못봤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뭔가 본인에게 뜻이 있거나, 앞으로도 후회 안할 자신이 있는게 아니라면, 학점은 챙기고 졸업은 최대한 빨리 하는게 좋습니다.
5. 저공비행은 신중하게
유급만 당하지 않을 정도로 간당간당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을 저공비행한다고 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만만하게 보시면 안돼요.
저공비행 하던 사람 중에 매 학기말 교수님께 이번에는 어떤 참신한 반성문을 써야 하나 고민 안한 사람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담대하지 않으면 이짓 못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학습자료가 충분히 제공되거나, 나를 도와줄 친구들이 있는게 아니면 저공비행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정말 친한 친구들이 있다면 유급 위기가 왔을 때 떠먹여 줘서라도 멱살잡고 캐리해 줍니다. 저공비행러들은 대부분 이런 조력자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친구가 없다 이런 경우는 저공비행이 아니라 다큐9분 사고사례가 됩니다. 매년 그랬어요. 새 학기 시작하면 별로 존재감 없던 친구가 하나씩 사라져 있습니다.
내 학교가 야마(족보)나 학습자료가 불충분하다+나는 친구가 없다=저공비행하다 큰일나는 확실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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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네요.. 그래도 기대는 된다!!
3번 은근 공감되네요
참 좋은글인데 너무들 안보시네 헐
신의대리인!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떨리네요...
감사합니다
저공비행은 수시를 버리는 행위와 같다
친구들이 참 중요한거같아요... 그 친구들이랑 평생가니까요 같이 공부한 친구들
2,3번 연계가 ㄹㅇ...
캬 명심하겠습니다 행님
3번 지리네
예1학점도 보는곳이 있다구요???
성의가 아마..? 울의도 본다던가
삼성서울봅니다. 세브란스도 본다고 들었고요
답은 가톨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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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아산이..?삼성서울 가서 확인해보니까 예과 반영 안 하던데요.. 세브란스도 보니까 본과4년이라 써있는데..
타학교 의예과는 예과 성적을 어디에도 반영하지 않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인턴을 모집할 때 예과 성적을 반영한다.
https://medichin.co.kr/mentor/?idx=5781137&bmode=view
이건 인턴..
SMC의 경우 본과 성적만 보는 것이 원칙인데, 다른 학교의 경우 본과 성적만 성적증명서가 나와서 본과 성적만 반영되는게 맞는데 저희 학교는 행정실에 문의해보니 공식적으로 예과, 본과 구분없이 M1~M6으로 학년을 나누고 17학번부터 기초의학을 예과로 앞당겨 배워서 졸업성적증명서에 예과 학점 반영되는게 맞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반영되어 왔습니다. 다만 예과학점은 크지 않고 다들 비슷하기 때문에 선배 말씀대로 너무 걱정말고 적당히 챙기면? 될듯합니다.라고 나와있고
https://www.skkumed.ac.kr/community_qna_v.asp?bcode=appl&number=17385&keyword=
세브란스는 어디 따로 나와있는게 없긴하고 지금 탈퇴하시긴했는데 연의본과생이 쓰신글에나와있는걸로는 20학번부터 예과반영이라고합니다
https://orbi.kr/00038818736
그럼 성의만 해당되는 얘기라는건데... 앞으로는 잘 풀어서 설명해주세요
아 제가 세브란스도 링크달아놨습니다!
저거도 연의 본교만 해당이지 타교는 상관 없는거죠?
네 타교자체는 상관없죠
일단 붙여만 주시면...
4번 공감합니다
나도 공감하고싶다
그렇다면 의대만을 위해 긴n수를 하시는 븐들을 보면 어떤 생각 드시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왜 의대인지 이걸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 보이네요. 면접관 앞에서나 줄줄 읊을 가식적인 지원동기 말고 진짜 자신 내면에 있는 지원동기요. 사람을 살리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 가오가 살아나고 싶다 등등
그런데 이런 목적은 사실 굳이 의대여야 할 필요는 없거든요. 이 단계에서 본인도 본인 욕망을, 갈망을 모르니까 어버버하는 경우가 많고요. 왜 의대냐? 다른 직업도 님이 원하는거 할 수 있는데? 이러면 대답 못하고 우기는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무한 N수 박는 것은 일년이라는 코인을 넣고 슬롯머신 111뜨기를 기도하는 것과 같다고 예전 글에도 적었던 바 있습니다.

오랜 도전 끝에 메디컬 입학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네 알겠습니다!
아..
일단 붙여달라고 아ㅋㅋ
예비유급생임다 ㅠ
qol 잘 챙기는 점수대는 저공비행 위를 날아디니는거인것 같습니다ㅎㅎ 7~8등급라인
메디스탶 갔다가 국가고시에서도 등급얘기하고 절절매는 걸 보니... 이게 고딩인가 대딩인가..
ㄹㅇ 입시 자체를 싫어하는 성격이면 의사 되고도 힘들듯... 진짜 10년제 고등학교
진짜 좋은 글...
사람이 48시간을 안자면 어떻게 될까요? 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가 걸린 그 짧은 몇초 동안 잠을 잡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때 차는 반대편에 대기중이던 차와 이미 랑데뷰 되어있습니다. 아니 잠깐 졸았다고 몇초만에 어찌 이런일이? 라고 생각했으나 실은 한참동안 기절한 거였고 발에서 힘이 풀리자 기어가 D에 놓여있던 차는 앞으로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아버님이 **관재인이셨던 Y대 모 인턴의 10년도 넘은 얘기..
예과 방학때는 터치하는 사람없으니까 꼭 해외여행을 가서 스트레스 날리고 오자.
1등 들이 입학해서 꼴찌 하는건 일반 상위권 대학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정신줄만 안놓으면 꼴찌하기도힘듬.
대형의대를 가면 몇개 반으로 나뉘고 연차올라갈때 바뀌기 때문에 사람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이거 너무너무 공감되고 좋은 글이네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좀 옵니다
글고 3번같은 생각은 진짜 발전도 없고 되게 안좋은 생각거리 맞는 것 같습니다.
2번이랑 3번은 특목 자사고 간 사람은 이미 어느 부분 겪어봤죠 ㅠㅠ
의대 오래 다녀보면 구구절절 맞는말인데
예과생친구들은 아직 모를듯요
ㄹㅇㅋㅋ 은근 9~10등급은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듯
이게 진짜 참 조언이고 전문직이 오르비 와서 할 소리지.
누구처럼 자기학과 억지로 포장해서 입결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이미지 작업할게 아니라...
좀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줘야지.
오르비에서 간만에 유익한 글 봤네요.. 이게 오르비지
이거 보고 복학 하기로
간만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지나가는 예비 레지던트가 5번에 대해 한마디 말을 걸쳐보자면..
요즘 시국에 저공비행해서 학교성적 등수 등급이 안좋게 나온다면 내과,비뇨기과,신경외과같이, 과거 5년 전만해도 손만들면 갔던 과들중 ‘가성비는 꽤 안좋지만 그래도 가봄직은 했던 과들’도 경쟁이 많이 붙어버렸기에 이젠 이런 곳들도 못갈수 있습니다. 이 경향은 작년 레지던트 진급입시때도 그랬는데 올핸 더 심해졌네요.
그렇기에 이 추세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전제 하에, 지금 들어가는 신입생들이라면 편하게 학업을 수행한다고 하시더라도, 그럼에도 학점 관리를 어느정도는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가보자고
보통 전교 1등을 하던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공부 잘하는 친구'라는 이미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중고등학교때는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교 이후죠. 누군가는 거기서 '공부 못하는 친구'혹은 '평범한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로서 받았던 호의나 이득들이 사라지는 것을 생각해 놓지 않으셨다면, 분명 이게 나중에 본인에게 큰 방황의 요소로 작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부분 ㄹㅇ 명문 의대뿐 아니라 모든 상위권 대학 진학하는 학생들이 새겨야 할 말인 것 같네요
그냥 6년제 직업전문학교라고 보는게 맞겠네요.
연고 가톨릭 한양 경희 중앙 등 인서울 의대는 거의 다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보면 되나요? 족보는 동아리별이 아니라 학년별로 학생회가 다 배분해서 공유하고....
그냥 의대자체가 본과, 빠르면 예2부터 커리큘럼상 자유와로운 분위기완 거리가 다소 있습니다
타과 장학금 받겠다고 빡빡하게 신청하는 학점이 19-20학점 정도인데, 의대는 예과부터 기본 25학점이라서요..
이런 거 상관 없으니까 일단 보내줘요ㅠㅠ
존재감 없는애들이 유급 당하는거 ㄹㅇ
교대도 4년제 고등학교다 이런말 많이 하는데
메디컬도 그렇군요…
인구감소로.. 다른 분야도 마친가지이지만 의료계는 점점 더 어려워질것입니다 공부라도 억지로 하지 마시고 즐겨하시길 (지나가던 에펨의)
의대에서 유급 당하시는 학생분들도 지역 내 혹은 학교에서 천재나 영재소리 들으셨던 분들 아닌가요.... 와... 진짜 상상이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