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2문제 틀리고 의대안간친구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823911
대1때 모교 고등학교 가서 멘토링 했었는데, 되게 당돌한 고1친구가 왔었음.
나름 sky 중복 합쳐서 70명 넘던 학교로 내신따기 빡센 학교였음.
서울대 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길래 전전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수능식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전체적인 학교 생활과 하면 좋은 경험들 등 말해줬었음. 너무 당당하게 설전전을 목표하길래 꿈이 큰 친구인줄만 알았는데, 묘하게 자기 확신이 강해보여서 특이한 친구다 싶었음.
첫 중간고사를 보고 나서 잘봤다길래 얼마나 잘봤는지 물어봤는데 전과목에서 1개 틀렸다는 말 듣고 천재다 싶었음. 기본적으로 평균이 50~60점이였고 1컷도 80대인 시험이 많았거든. 뭐 그렇게 내신도 엄청 좋고 모의고사도 굉장히 잘봐서 얘는 그냥 될놈이구나 싶었고, 그 이후로 나도 학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음.
그 친구가 수능 볼 나이가 되고, 내 동생도 같은 고교 같은 나이였는데 서로 절친이 되어있어서 나랑도 계속 연락을 이어나갔었음. 그리고 수능에서 아마 2문제 틀렸을거임. 계속 그정도 모의고사 성적이 나왔을테니 분명 의대에 대한 유혹도 있었을텐데 너무 쿨하게 설전전 가길래 물어봤지.
왜 의대 안갔냐?
대답이 좀 멋지더라고. 일단 내가 전전을 좋아한다. 의사도 분명 고귀한 직업은 맞지만 나의 성향과 맞지 않더라. 그리고 20년 뒤에는 의대보다 전전 컴공이 더 들어가기 힘들고, 더 중요한 사회가 올 것이다. 내가 사회에서 기능하고 능력을 발휘할 때는 아마 설의보다 설전전이 더 높은 입결을 유지하지 않을까? 라는 농담섞인 이야기를 했음.
솔직히 미래를 누가 어떻게 아냐. 미래를 알면 그게 신이지 ㅋㅋ
그래도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어쩌면 일반적이지 않은 길을 자신있게 가는 모습은 좀 멋있었음.
지금 원서접수 시즌일텐데 1순위는 자신의 성향, 2순위는 미래에 대한 거시적 예상을 기준으로 잡았으면 함.
기술의 발전이 지수함수적이여서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기에 세상이 중시하는 가치와 중요도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 비이성적인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혹시 몰라? 핵전쟁나서 싹 다 리셋될지도. 주식시장 변화만 봐도 러시아 전쟁할지 누가 예상하고, 천연가스 관 폭파시킬지 대체 어떻게 예상하고, 연준 발표에서 금리 이제 좀 안정적으로 가자는 대본 확인했는데 파월이 우리 계속간다 라이브에서 외칠지 어떻게 예상해.
그럴수록 가장 변하지 않는건 자신이기에 사회가 지금 당장 인정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맞는걸 선택하는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함. 지금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많지만 그래도 지금 열심히 고민할수록 이후에 덜 힘들거라고 느낌. 지금 깊은 고민 없이 그냥 과 선택하면 이 선택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도 크게 없음.
적어도 내가 왜 지금 이 학교 이 학과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나 자신이 납득할 수는 있어야 함. 그래야 나중에 이게 맞았냐 틀렸냐를 판단이라도 할 수 있지 큰 생각 없이 선택하고 나면 배울 점, 개선할 점도 없거든.
추가로 학벌사회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음.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상 50~60대가 앞으로도 최소 10~20년간 가장 많은 인구 비율과 가장 경제활동이 활발한 층일텐데 이 분들이 학벌사회의 혼을 가지고 계시기에 앞으로 적어도 10~20년, 우리가 40대될때까지는 학교 타이틀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임. 물론 이것도 틀릴 수 있다는 점!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진짜 모르니까.
그럼 이만 마칩니다! 다들 후회없는 원서 접수 하시길 바라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초천재 메스가키 미소녀가 아니고선 저럴리가 없음 ㅇㅇ... 매우 기대되는 유망주임
-
아 미칠거같다
-
점저 메뉴 추천좀 가벼운 거
-
교수님수업그만 1
제발요
-
준킬러화 좋은점 0
문제 풀때 엄청 해괴하게 어려운 사고 할 필요가 없음 안좋은점 계속 머리써야 해서 힘듬
-
나 반타작도 못함 ㅜㅜ
-
올해푼것중top5
-
시험 시간 전 쉬는 시간에 예열이나 읽을 것들 들고 가잖아요 그럼 언제 다시...
-
씨발응회암 6
-
국어 문풀 순서 2
다들 어케 푸시나요 항상 화작-독서론-문학-비문학 순으로 풀었는데 요즘 기조로는...
-
한지질문 0
에이랑 비 구별법좀여
-
담주에 갈때 근처에서 먹을거 추천좀 어제 갔는데 주변에 커피숍밖에 없더라구요
-
아 시간 ㅈㄴ 아깝다 14
왜 바보같은 짓을 해서 ㅅㅂ..
-
문제 ㅈㄴ조은거같다 원래 4규2 풀려했는데 이거 푸는게 낫겠다
-
도파민 팍팍나옴
-
한과목풀고 바로 채점 vs 다 끝나고 한번에 채점
-
6,9평 확통 1컷 서바이감모고80-88 왔다갔다합니다 지금은...
-
바로 풀어야지
-
불후의명강이랑 엠스킬 들었고 9모는 2등급 오늘 시즌프리 적중예감 5회 풀었는데...
-
공부시간 1
7월부터 반수시작해서 큰일인데 현재 국수영과탐 4 : 6 : 1 : 1.5 :...
-
천만덕 가쥬아
-
15번 도형 해석 다 했는데 안풀리넹 15 28 30틀
-
죽을게요
-
공부가 하기 싫다 아니 공부가 하기 싫다기 보단 재밌는걸 하고 싶다 그냥 폰질하고...
-
수학쌤한테 여쭤봤는데 x는y에대한 변수고 t는 y에대한 변수가 아니라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
뻘글 5
집 앞 교차로에 애니메이션 전문 미술 학원이 있는데 픽시브풍 일러스트를 커다랗게...
-
수1, 물1, 지1을 지금 시작하는데 하루 10~11시간씩 공부하고 있고 만약 내년...
-
기존에 다니던 스터디카페가 오늘 오전 9시에 만료되어서 오늘 4주치를 추가로...
-
2학기 복학할수 있을까요??
-
여러모로 재밌네요 (좋은 의미로)
-
수면 시간 1
평일이랑 주말이랑 똑같은 시간을 주무시나요?? 아니면 주말에는 조금 더 주무시나요??
-
연계를 위한 교육청, 실력을 위한 기출, 최악을 상정한 LEET 현대소설까지...
-
최첨단테크놀로지 MZ해보임 삼성페이 쓸수있으니깐 조음
-
크기 무게는 상관없음
-
2028 수능 통합사회, 통합과학도 현 탐구처럼 20문제 50점 만점 30분인가요?...
-
김기현 컬렉션 0
아오 2회차는 공통이 어렵고 선택이 쉽네... 선택 캐리로 간신히 3등급 안착...
-
언매 확통 생윤 사문 100 96 영어 1 94 88 이면 못붙음?? 백분위임
-
Make Anime profile Great Again!
-
.
-
진짜 죄송한데 소신발언 36
100명이 해부실습하던 카데바 100명이 오스키 실습하던 실습실 100명이 강의...
-
교최문표 지로함수 이거만 나오면 머리가 터엉 딱 9모 14번까지만 가능한데.....
-
응분의 보복과 응분의 자격이 정확히 뭔가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법 질믄이요 0
국제법은 국가의 주권을 제한하지 않나요??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4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
답 있으신분 있을까요ㅠㅠ 빠답만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치킨 깊콘 드릴게요!!!
-
이거 빨리 푸는 법 개발해야겠다
-
안나오죠? 도표통계는 저출산고령화랑 계층이동이랑 복지제도만 공부해도 되겠죠?...
-
생화학반응에서 엔탈피계산 맛있겠네 아니면 쉬운문제인데 억지로 연결만들수도있음...
-
열역학이 틀린이유 50
광자를 거울이나 렌즈로 한곳에 집중시킬수 있음 이는 광자들의 엔트로피가 낮아진...
똑똑하시디
혹시 지방 일반고인가요?
경기권입니다~
넵!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