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녁이 [954487] · MS 2020 · 쪽지

2022-11-14 13: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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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일전 고효율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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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주를 맞이한 너희에게

안녕? 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중인 이찬혁이야. 나는 건대를 합격해놓고 반수를 했어. 재수하면서 수능 직전에 이런게 되게 도움됐던 것같다고 생각한 것들을 알려주고싶어서 글을 써.  이걸 읽는 너가 나보다 나이가 많을수도 있지만 글로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더 깊게 전하고싶어서 반말로 쓸게. 수능 4일전, 그니까 일요일에 나는 아파서 쓰러졌었어. 절망했지 많이 절망했지. 내가 1년동안 투자한게 얼만데. 좀 괜찮다는 인서울 대학 붙여놓고도 나는 고대에 가야겠다며 엄마한테 재수 선언을 했던때가 생각이 나더라. 아파서 누워있었지만 잠이 오지않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엄청나게했어. 이럴 시간이 있을까? 아파도 앉아서 공부를 해야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어. 1년동안 내가 해온걸 믿는다. 1년동안 공들여 쌓은탑이 겨우 하루 누워있다고 쓰러질까? 하지만 누워있는건 오늘 하루 뿐이어야한다. 컨디션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 복귀를 위해 푹 쉬자. 그 생각을 하고나서부터 왜인지 걱정은 커녕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더라. 내일부턴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수 있게 될거같았어. 수능 4일전에 공부를 아예 하루종일 쉬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니까 오히려 마음을 침착히 먹을 수 있는게 나뿐이지 않을까 생각했어.

아니 그래서 내 얘기말고 너네가 남은 3일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궁금하다고?? 팩트로 말해줄게

3일동안 영화같은 실력 상승이 가능하다고 믿니? 그럴리가. 3일동안 할수 있는일은 그저 감각 유지 정도야. 근데 공부를 안하면 쭉쭉 떨어지기 좋을 시기지. 그치만 또 수능날 컨디션 조절을 위해 막 몇달전처럼 하루종일 빡세게 공부를 하지도 못해. 그래서 공부를 놓지도 불태우지도 못해. 그러면 뭐가 중요할까?

수능은 실력테스트가 아니야. 너가 실력이 최고여도 50점을 받을수도, 너가 50점 받을 실력이어도 운이 미쳐서 80점을 받을 수도 있지. 그럼 남은 3일동안 기도나 해야하냐고?? 

너가 그동안 봐왔던 많고 많은 실모중에서 과목별 제일 최고점들만 모은게 너의 실력이라고 생각하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게 너의 잠재력은 맞다. 실모에서 맞아본 점수만큼 수능장에서 무조건 끌어낼수 있는거다. 그정도 나오면 수능에선 대박이라고 하는거다. (평소보다 훨 잘 보는건 바라지도 마) 그니까 너가 남은 일들동안 해야할 일은 너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행동들을 하는거야. 뭘 해야될지 알려줄게.

대학 입시 = 실력 + 운 - 불행 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은 우리가 1년 혹은 뭐 N년동안 열심히 올려왔잖아. (안 올렸으면 지금 끄고 올리러 가라) 자 그럼 이제 (운 – 불행)을 컨트롤 해보자.

수능장에서 가장 큰 불행이 뭐라고 생각해? 집에 도시락 놓고가는거야 꼭 챙겨라. 장난이고 ㅋㅋㅋ 내 생각엔 했던 실수를 또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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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학에서 많이 해왔던 실수를 수능 1주전까지 하는게 너무 바보같아서 log라는 말만 보이면 바로 문제 위에 크게 "진수 조건 체크해"라고 적었어. 이거 말고도 너가 했던 실수들이 한 두개가 아닐거잖아? 오답노트를 썼다면 너무 자주하는 실수 같은거를 인지해보고 그 실수를 방지할 행동 방안까지 세워둬. 다른 예를 들어주자면 나는 확통 문제를 풀 때 여집합을 구해놓고 1에서 자꾸 안빼는 실수를 해서 내가 확통을 푸는중에 여집합을 사용하면 “1 – 여”라고 엄청 크게 문제 위에다 써놨어. 그리고 영어에선 몰랐던 단어를 또 모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수능 D-10쯤부터 풀었던 모든 영어 모고에 있는 모르는 단어를 죄다 노트에 적었지. 

수능장에서의 운은 뭐라고 생각해? 아는 문제가 나오는거? 맞아 내 생각도 그래. 그렇다면 아는 문제라는건 뭘까? 난 두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첫번째는 말그대로 내가 사설에서 풀어본 문제. 어떻게 그게 되냐고? 되더라고 작년 수학 수능 11번이었나 12번이었나 막 삼각함수 그래프로 장난 치는 문제 그게 장영진 모고에 정확히 똑같이 나왔었어. 내가 정확히 알았던 문제이니만큼 순삭 시키고 넘어갔었지. 그리고 두번째는 어디선가 본거 같은 문제, 기시감이 있는 문제라고 하지. 이거는 너가 얼마나 기출 학습을 잘했는지 따라 달라질거야. 어찌보면 실력의 영역이라 할수있지? EBS학습으로도 기시감을 많이 높일수있지. 생각보다 수학도 EBS가 되게 중요하다? 근데 3일만에 EBS로 수학을 노리기는 또 힘들지… 국어 문학은 진짜 효과 톡톡하니까 꼭해주고! 기출학습보다 EBS가 더 도움이 될수도 있을거같다고 본다. (기출 볼만큼 본 사람들 한정 얘기하는거야 기출 아직 5번도 안본 사람들은 빨리 기출이나 보러가….)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나면 챙겨야할 운 영역이 있다. 나는 사실 고대를 목표로 공부했었고, 고대 경영 최초합이었어. 합격한 순간 정말 행복했었지. 그리고 수능 원서 관련 사이트에서 내 서울대 칸수는 1~2칸이었다. 그래서 나는 고대 합격만으로 만족하고 있었어. 근데 내 뱃지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1~2칸으로 서울대에 합격했다. 이건 실력을 바탕으로 챙길수 있었던 운의 영역이었다. (고대 경영 최초합은 받아야 서울대를 발톱만큼이나 겨우 노려볼수있다.) 

자 여기까지 어떻게 보면 야매로 공부하기를 좋아했던 정시 재수 서울대생의 이야기였어. 너가 지난 1년동안 해왔던걸 믿어라. 국어 45문제 수학 30문제 영어 45문제 4교시 60문제 겨우 180문제다. 너가 그동안 18000문제는 넘게 풀었을거잖아. (이것도 안풀었으면… 역시 끄고 공부하러가라…) 너를 믿어. 어차피 수능장에 들어가면 너 혼자 너와 마주해야한다. 

작년에 들었던 말중 제일 인상깊었던 말로 마무리할게

“ 살아 숨쉬고 있는 너와, 죽어있는 종이. 승자는 이미 정해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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