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 1) ㅂ 불규칙의 통시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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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 불규칙 또는 ㅂ 변칙 활용이라고 불리는 불규칙 활용은 어간의 말음인 ‘ㅂ’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우’로 변하는 활용이다. ‘굽-+-어'가 ‘구워’로, ‘아름답-+-으니’가 ‘아름다우니’로 활용하는 것 따위가 있다.
일단 원인은 순경음의 소실로 추정되며 중세 시절에는 순경음 비읍(ㅸ)이라는 놈이 있었다. 훈민정음 언해에서는 입술가벼운 소리로 풀이하는데 음가가 어땠는지는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정설은 IPA의 양순유성마찰음인 /β/이다. 그러나 초성 17자에 포함되지 못하고 20년이 채 안 되어 금방 폐기된 점을 보아 음운체계상 그 위치가 불안정했던 듯하다.
이 순경음은 모음 사이의 /ㅂ/이 순경음화하며 발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순경음은 금방 사라졌다. 월인석보(1459) 이후 ㅸ이 '우/오'로 쓰이는 표기가 보이기 시작했고 근대에 들어서선 완전히 w로 바뀌게 되었다. 즉 ㅸ이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 넘어오면서 소실되면서 모음 앞에서는 약화되어 반모음 w로 바뀌고 자음 앞에서는 ㅂ으로 바뀌어 현대의 ㅂ 불규칙 활용이 정착한 것이다.
그리고 활용을 할 때 기저형을 무엇으로 보아 어떤 것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된 것인지도 논란이다. ㅂ이 모음어미가 오면 ㅸ으로 바뀐 건지 ㅸ이 자음어미가 오면 ㅂ으로 바뀐 건지 이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전자는 유성음 환경에서 ㅂ이 존재할 수도 있었고 ㅂ의 약화는 언어학적으로도 흔한 현상이라는 점이 그 근거고, 후자는 보편적인 음운 기준을 세울 수 있다는 이유로 지지를 받는다.
또 순경음을 음소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존재했는데 심악 이숭녕 선생과 눈뫼 허웅 선생 등의 국어학자들은 'ㅂ'이 약화되는 과정에서 나온 음소로 보았고, 난정 남광우 선생과 우운 박병채 선생 등의 국어학자들은 1) ㅂ의 절충적 표기로서 음소로 볼 수 없다고 보거나 또는 2) 독립적인 음운으로 보기 어려운 ㅂ의 변이음으로 보았다. 뭐 근데 주류 의견은 음소로 보는 것 같긴 하다. 이런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적어도 순경음이 어떠한 성질을 갖고 있었고 음운론적 층위가 어땠는지 파악을 해야 통시적인 변화를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 글은 고1 따리가 쓰는 것이니 국국원의 견해를 따라 그냥 'ㅂ[p]>ㅸ>w'로 보기로 하였다.
순경음 ㅂ이 후행하는 모음에 원순성을 더해 주기도 하고(수ㅸㅣ 니겨) 동국정운식 표기를 할 때 쓰이기도 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실되었다는 점에서 유성 마찰음이 국어에서 문법적인 변별 기능이 없었고 중요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나타났고 자음이 약화하며 /w/로 변한 것이다. '덥다'로 쓰이던 놈이 모음어미가 오면 ㅸ으로 교체되어 '더ㅸㅓ'처럼 쓰이다 약화를 거쳐 '더워'로 변한 거고 /w/로 변하지 않은 동남 방언에서는 '아이 더버라'나 '추버라'와 같은 예가 남아 있는 것이다. 역사적인 변천이 화석화되어 현재의 불규칙활용이 되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참고 문헌
음운변화와 어휘부의 재구조화-한영균
불규칙활용-배주채
최적성이론에 의한 ㅸ의 통시적 변화 연구-조성문
순경음-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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