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샘 [441190] · MS 2013 · 쪽지

2015-03-26 09: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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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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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 를 사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코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진술이 아닙니다. ‘너도 좋아해너만 좋아해로 오독하게 되면 그 여파는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오독 또한 배경지식이 독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해 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이 된 배경지식의 다른 이름은 선입견입니다.

 

다음 두 개의 진술을 비교해 봅시다.

 

[비트겐슈타인이 명제와 사실 사이에서 주목한 것 역시 그러한 구조적 동일성이다. 명제와 사실 사이에서도 구조적 동일성이 있기 때문에 명제는 사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제들과 사태들은 각각 서로 대응하고 있다. 그림이론에서 명제에 대응하는 사태는 사실이 아니라 사실이 될 수 있는 논리적 가능성을 의미한다.]

 

후자는 2012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유명한 지문의 일부이고 전자는 인터넷수능 비문학에 실린 연계 지문의 일부입니다. 연계 지문을 그대로 기억하게 되면 명제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배경 지식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수능에 갔더니 제시된 지문에 명제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명제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배경 지식을 연계 교재를 통해 공고화한 수험생이 있다고 상당히 당황하게 되지 않을까요?

 

문법 영역은 배경 지식이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문법 영역에서도 배경 지식이 독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년 수능특강에서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교체와 탈락으로 하위분류하는 입장을 취하여 여덟[여덜]’도 음절의 끝소리 규칙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이론적으로 가능한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를 바탕으로 음절의 끝소리 규칙에는 교체와 탈락 현상이 있고 여덟[여덜]’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의 사례에 해당한다는 배경 지식을 과도하게 확립한 수험생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수능에서 만나게 되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음절의 끝소리 규칙은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 받침이 다른 음운으로 교체되어 발음되는 현상이다. ’라는 글을 바탕으로 할 때, 적절한 것은?

여덟[여덜]’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선지 1이 정답이라고 확신하여 다른 선지는 보지도 않고 선지 1을 정답으로 마킹하거나 아니면 엄청 당황하게 되지 않을까요?

 

 

많은 수험서들에서는 피어[피여]’반모음 첨가로 이론 구성하여 음운 변동 중 첨가로 분류합니다. 역시 이 또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문에 이중 모음도 하나의 모음이고 첨가라는 음운 변동이 나타나면 음운의 개수는 증가한다.’라는 진술이 주어졌다면 피어[피여]’를 첨가라고 진술한 선지는 적절하지 않은 선지가 됩니다. 또 많은 교재에서는 비음화를 역행 동화로 이론 구성하여 ,,,앞에서 ,,로 변하는 현상으로 설명하는데 이에 따르면 강릉[강능]’은 비음화가 아닙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론 구성입니다. 그러나 지문에 비음화는 비음이 아닌 음운이 비음에 동화되어 비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라는 진술이 있다면 강릉[강능]’은 비음화의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은 진술이 됩니다.

 

이처럼 배경지식을 독이 될 수도 있기에 입시판에서 활약하는 많은 강사들이 국어 영역에서 주어진 자료에 철저히 근거할 것을 주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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