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기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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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화물
그예 찾아내고 말았다.
나는 안을 들여다보았다. 풀칠한 현관 유리창에 거무데데한 내 얼굴의 하이라이트가 비칠 뿐이다. 물론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내 바로 옆에서 한 말리의 개가 흙을 파고있다. 드러누웠다. 혀를 내민다. 혀가 깃발같이 굽이치는 게 퍽 고단해 보였다.
온돌방 한 칸과 ‘이첩칸(二疊間)’.
이렇단다. 굳게 못질을 하여 놓았다. 분주하게 드나드는 쥐새끼들은 이 집에 관해서 아무것도 나에게 전하지 않는다.
안면 근육이 별안간 바작바작 오그라드는 것 같다. 살이 내리나보다. 사람은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살이 내리고 오르고 하나보다. 날라와야겠다. 그 오물투성이의 대화물을!
절이나 하는 듯이 ‘대가(大家)’라 써 붙인 목패 옆에 조그마한 명함 한 장이 꽂혀 있다. ‘한○○, 전등료(電燈料)는 ○○정 ○○번지로 받으러 오시오.’ (거짓말 말어라) 이 한○○란 사나이도 오물투성이의 대화물을 질질 끌고 이리저리 방황했을 것이어늘…… ○○정이 어디쯤인가!
(거짓말 말어라)
왜 사람들은 이삿짐이란 대화물을 운반해야 할 구차 기구한 책임을 가졌나.
나는 집 뒤로 돌아가 보려 했다. 그러나 길은 곧장 온돌방까지 뚫린 모양이다. 반 칸도 못 되는 컴컴한 부엌이 변소와 마주 붙었다. 나는 기가 막혔다. 거기도 못이 굳게 박혀 있다. 나는 기가 막혔다.
성격 파산, 무엇 때문에? 나의 교양은 나의 생애와 다름없이 되었다. 헌 누더기 수염도 길렀다. 거리. 땅.
한 번도 아내가 나를 사랑 않는 줄 생각해 본 일조차 없다. 나는 어느 틈에 고상한 국화 모양으로 금시에 수세미가 되고 말았다. 아내는 나를 버렸다. 아내를 찾을 길이 없다.
나는 아내의 구두 속을 들여다본다. 공복…… 절망적 공허가 나를 조롱하는 것 같다. 숨이 가빴다.
그 다음에 무엇이 왔나.
적빈…… 중요한 오물들은 집안 사람들이 하나 둘 집어냈다. 특히 더러운 상품 가치 없는 오물만이 병균같이 남아 있었다.
하룻날, 탕아는 이 처참한 현상을 내 집이라 생각하고 돌아와 보았다. 뜰앞에 화초만이 향기롭게 피어 있다. 붉은 열매가 열린 것도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지없이 변형되고 말았고, 기성을 발하여 욕지거리다.
종시 나는 암말 없었다.
이미 만사가 끝났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서 손바닥만한 마당에 내려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내 손때가 안 묻은 물건은 하나도 없다.
나는 책을 태워 버렸다. 산적했던 서신을 태워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나의 기념을 태워 버렸다.
가족들은 나의 아내에 관해서 나에게 질문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나도 말하지 않는다.
밤이면 나는 유령과 같이 흥분하여 거리를 뚫었다. 나는 목표를 갖지 않았다. 공복만이 나를 지휘할 수 있었다. 성격의 파편 ─ 그런 것을 나는 꿈에도 돌아보려 않는다. 공허에서 공허로 말과 같이 나는 광분하였다. 술이 시작되었다. 술은 내 몸 속에서 향수같이 빛났다.
바른팔이 왼팔을, 왼팔이 바른팔을 가혹하게 매질했다. 날개가 부러지고 파랗게 멍든 흔적이 남았다.
몹시 피곤하다. 아방궁을 준대도 움직이기 싫다. 이 집으로 정해버려야겠다.
빨리 운반해야 한다. 그 악취가 가득한 육신들을 피를 토하는 내가 헌 구루마 위에 걸레짝같이 실어 가지고 운반해야 한다.
노동이다. 나에게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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