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팽이 역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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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의 그 인생관을 집어 넣어 가지고 다니는 가방은 캡을 쓴 여관 심부름꾼 녀석이 들고 벌써 「플랫폼」에 들어서서 저쪽 기차가 올 쪽을 열심으로 바라보고 섰는지라 시간은 좀 남았는데 혹 그 「갸꾸비끼」 녀석이 그 가방 속에 든 인생관을 건드리지나 않을까 겁이 나서 얼른 그 가방을 이리 빼앗으려고 얼른 우리도 개찰을 통과하여서 「플랫폼」으로 가는데 여관 「뽀오이」가 「갸꾸비끼」나 호텔 자동차 운전수들은 일년간 입장권을 한꺼번에 샀는지는 모르지만 함부로 드나드는데 다른 사람은 전송을 하려 「플랫폼」에 들어가자면 입장권을 사야된다고 역부가 강경하게 막는지라 그럼 입장권 값은 얼마냐고 그랬드니 십전이라고 그것 참 비싸다고 그랬드니 역부가 힐끗 십전이 무엇이 호되어서 그리느냐는 눈으로 그 사람을 보니까 그 사람은 그만 십전이 아까워서 그 사람의 친한 사람의 전송을 「플랫폼」에서 하는 것만은 중지하는 모양입니다.
장난감 같은 「씨그낼」이 떨어지더니 갸륵한 기관차가 연기를 제법 펄석펄석 뿜으면서 기적도 슥 한번 울려보면서 들어옵니다.
금테를 둘이나 둘는 월급을 많이 타는 높은 역장과 금테를 하나밖에 아니 둘는 월급을 좀 적게 타는 조역이 나와 섰다가 그 의례히 주고 받고 하는 굴렁쇠를 이 얌전하게 생긴 기차도 역시 주고 받는지라 하도 어줍지 않아서 S와 나와는 그래도 이 기차를 타기는 타야 하겠지만도 원체 겁도 나고 가엾기도 하여서 몸뚱이가 조곰 해지는 것 같아서 간즐리우는 것처럼 남 보기에 좀 쳐다 보일만치 웃었습니다.
종이 울리고 호르라기가 불리고 하는 체는 다 하느라고 기적이 쓱 한번 울리고 기관차에서 픽- 소리가 났읍니다.
기차가 떠납니다. 십전이 아까와서 「플랫폼」에 들어오지 아니한 맥모자를 쓴 사람이 누구를 향하여 그리는지 쭈굴쭈굴한 정하지도 못한 손수건을 흔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칙칙푹팍 칙칙푹팍 그리면서 징검다리로도 넉넉한 개천에 놓인 철교를 건너갈 때 같은데는 제법 흡사하게 기차는 소리를 내일줄 아는 것이 아닙니까.
그 불쌍한 기차가 객차를 세 개나 끌고 왔읍니다. S와의 우리 두 사람이 탄 객차는 맨 꼴지 객차인데 그 객차의 안에 멤버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정말 기차처럼 「뻑스」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니까 똑 전차처럼 가로 기이다랗게 나란히 앉는 것입니다. 위선 내외가 두 쌍인데 썩 젊은 사람이 썩 젊은 부인을 거느리고 부인은 새빨간 「핸드빽」을 들었는데 바깥양반은 구두가 좀 해어졌습니다. 또 하나는 꽤 늙수구레한 사람이 썩 젊은 부인을 데리고 부인은 뿔로 만든 값이 많아보이는 부채 하나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그 「튜렁크」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도무지 알수 없읍니다. 그 바깥 어른은 실례지만 좀 미련하게 생겼는데다가 무테안경을 넙적한 코에 걸쳐놓고 신문을 참 자미있게 보고 있는 곁에 부인은 깨끗하고 살갈은 희고 또 눈썹은 검고 많고 머리 밑으로 솜털이 퍽 많고 팔에 까만 솜털이 나시르르하고 입술은 얇고 푸르고 눈에는 쌍가풀이 지고 머리에서는 젓나무 내음새가 나고 옷에서는 우유 내음새가 나는 미인입니다. 눈알은 사금파리로 만든 것처럼 번적하고 차디찬 것 같고 아무말도 없이 부채도 곁에 놓고 이 거러지 같은 기차 들창 바깥 경치 어디를 그렇게 보는지 눈이 깜작이는 일이 없읍니다. 또 다른 한쌍의 비둘기로 말하면 바깥 양반은 앉았는데 부인은 섰읍니다.
부인 저고리는 얇다란 항라 홋껍데기가 되어서 대패질한 소나무에 「니스」칠한 것 같은 조발적인 살갈이 환하게 들여다 보이고 내어다 보이는데 구두는 여러조각을 누덕누덕 찍어매인 「크림」빛깔나는 복스 새구두에 마점산씨 수염같은 구두끈이 늘어져 있고 바깥양반은 별안간 양복 웃옷을 활활 벗길래 더워서 그리나보다 그랬더니 꾸기꾸기 뭉쳐서 조고맣게 만들더니 다리를 쭉 뻗고 저고리를 베게삼아 기다랗게 들어누니까 부인이 한참 바깥양반 얼굴에다 대이고 부채질을 하여주니까 바깥양반은 바람은 안나고 코로 먼지가 들어간다는 의미의 표정을 부인에게 한 번 하여 보이니까 부인은 그만둡니다.
그 외에는 조끼에 금시계줄을 늘어뜨린 특색밖에는 아무런 특색도 없는 젊은 신사 한 사람 또 진흙투성이가 된 흰 구두를 신은 신사 한 사람 단 것 장사 같은 늙수구레한 마나님이 하나 가방을 잔뜩 끼고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는 S「꾸르몽」인 「시모오느」 같은 부인의 「푸로필」만 구경하고 앉아있는 말라빠진 나 이상과 같습니다.
마루창 한본복판 꽤 큰 구멍이 하나 뚫려서 기차가 다라나는 대로 철로 바탕이 들여다 보이는 것이 이상스러워서 S더러 이것이 무슨 구녕이겠느냐고 의논하여 보았더니 S는 그게 무슨 구녕일까 그리기만 하길래 나는 이것이 아마 이렇게 철로 바탕을 나려다 보라고 만든 구녕인것같기는 같은데 그런 장난구녕을 만들어 놓을리는 없으니까 내 생각 같아서는 기차 바퀴에 기름넣는 구녕일 것에 틀림없다 그랬더니 S는 아아 이것을 참 깜빡 잊어버렸었구나. 이것은 춤을 배앝으라는 구녕이라고 그리면서 춤을 한번 배앝아 보라고 그러길래 나는 그 「모나리사」 앞에서 춤을 배앝기는 좀 마음에 께림직하여서 나는 그만 두겠다고 그리면서 참 아가리가 여실히 타구같이 생겼구나 그랬읍니다.
상자깨비로 만든 것 같은 정거장에서 고무장화를 신은 역장이 굴렁쇠를 들고 나오더니 기차가 정거를 하고 기관수와 역장이 무엇이라고 커다란 목소리로 서너 마디 이야기를 하더니 기적이 울리고 동리 어린 아이들이 대여섯 기차 떠나는 것을 보고 박수갈채를 하는 소리가 성대하게 들리고 나면 또 위험한 전진입니다. 어느 틈에 내곁에 갓쓴 해태처럼 생긴 영감님 하나가 내 즐거운 백통색 시야를 가려놓고 앉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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