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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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貞操)
이런 경우 ― 즉 ‘남편만 없었던들.’, ‘남편이 용서만 한다면.’ 하면서 지켜진 아내의 정조란 이미
간음이다. 정조는 금제(禁制)가 아니요, 양심(良心)이다. 이 경우의 양심이란 도덕성(道德性)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가리키지 않고 ‘절대(絶對)의 애정’ 그것이다. 만일 내게 아내가 있고 그 아내가 실로 요만 정도의 간음을 범한 때 내가 무슨 어려운 방법으로 곧 그것을 알 때, 나는 ‘간음한 아내’라는
뚜렷한 죄명(罪名) 아래 아내를 내쫓으리라. 내가 이 세기(世紀)에 용납되지 않는 최후의 한꺼풀 막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간음한 아내는 내쫓으라.’는 철칙(鐵則)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는 내 곰팡내 나는 도덕성이다.
비밀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할 뿐만 아니라, 더 불쌍하다. 정치세계(政治世界)의 비밀 ― 내가 남에게 간음한 비밀, 남을 내게 간음시킨 비밀, 즉 불의(不義)의 양면(兩面) ― 이것을 나는
만금(萬金)과 오히려 바꾸리라. 주머니에 푼전이 없을망정 나는 천하를 놀려먹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진 큰 부자(富者)일 수 있다.
이유
나는 내 아내를 버렸다. 아내는 ‘저를 용서할 수는 없었습니까." 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용서‘라는 것을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왜? ‘간음한 계집은 버리라.’는 철칙에 의혹을 가지는 내가 아니다. 간음한 계집이면 나는 언제든지 곧 버린다. 다만 내가 한참 망설여가며 생각한 것은 아내의 한 짓이 간음인가 아닌가, 그것을 판정하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결론은 늘 ‘간음이다.’였다. 나는 곧 아내를 버렸다.
그러나 내가 아내를 몹시 사랑하는 동안 나는 우습게도 아내를 변호하기까지 하였다. “될 수 있으면, 그것이 간음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도록‘ 나는 나 자신의 준엄(峻嚴) 앞에 애걸하기까지 하였다.
악덕(惡德)
용서한다는 것은 최대의 악적이다. 간음한 계집을 용서하여 보아라. 한 번 간음에 맛을 들인 게집은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간음하리라. 왜? 불의(不義)라는 것은 재물보다도 매력적인 것이기 때문에 ―
계집은 두 번째 간음이 발각되었을 때 실로 첫 번 때 보지 못하던 귀곡적(鬼哭的) 기법(技法)으로
용서를 빌리라. 번번이 이 귀곡적(鬼哭的) 기법(技法)은 그 묘를 극하여 가리라. 그것은 여자라는 동물 전체를 천혜(天惠)의 재질(才質)이다. 어리석은 남편은 그때마다 새로운 감상(感傷)으로 간음한 아내를 용서하겠지 ― 이리하여 실로 남편의 일생이란 ‘이놈의 계집이 또 간음하지나 않을까.’ 하고
전전긍긍하다가 그만두는, 가엾이 허무한 탕진이리라.
내게서 버림받은 계집이 매춘부가 되었을 때, 나는 차라리 그 계집에게 은화(銀貨)를 지불하고 다시
매춘(賣春)할망정, 간음한 계집을 용서하지도, 버리지도 않는 잔인(殘忍)한 악덕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나 자신에게 타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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