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ty Lake [870531]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02-09 08:00:14
조회수 1,212

19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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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제1번

1

나의 폐가 맹장염을앓다. 제4병원에입원. 주치의도난――망명의소문나다.
철늦은나비를보다. 간호부인형매입. 

모조맹장을제작하여한장의투명초자(硝子)의저편에대칭점을설치하다. 자택치료의묘(妙)를극하다.
드디어 위병발병하여 안면창백. 빈혈.


2

심장거처불명. 위에있느니 가슴에있느니 이설(二說)분분하여걷잡을수없음.
다량의출혈을보다. 혈액분석의결과 나의피는 무기질의혼합이라판명함.
퇴원. 거대하며샤프한 기념비서다. 백색소년그전면(前面)에서협심증으로고꾸라지다.


3

나의안면에풀이자라났다. 이는불요불굴의미덕을상징한다.
나는내자신을더도없이미워하여 등변형코오스의산보를매일이고계속했다.
아니나다를까, 이는 1932년5월7일(부친의사일(死日))대리석발아사건의전조이었다.
허나그때의나는아직한개의 방정식무기론(方程式無機論)의열렬한신봉자이었다.


4

뇌수교체문제 드디어중대화되다.
나는남몰래 정충(精蟲)의일원론을고지(固持)하여 정충의유기질의분리실험에성공하다.
유기질의무기화문제 남다.
R청년공작(公爵)과해후하여 CREAM LEBRA의비밀을듣다. 그의소개에의하여이양(梨孃)과서로알다.
예(例)의문제에 광명보이다.


5

혼혈아Y 나와의입맞춤에의하여독살되다.
감금되다.


6

재차입원하다. 

나는이렇게도암담한운명에직면하여자살을결의하고 남몰래 한자루의비수(길이3척)를손에넣었다.
야음(夜陰)을타서나는병실에서빠져나왔다. 개가짖었다. 

나는이때다싶어푹하고비수를나의배꼽에찔러넣었다.
불행히도 나를체포하러추격하여온나의어머니가나의등에 나를감싸안은채살해되어있었다. 

나는무사하였다.


7

지구의(地球儀)의위에물구나무 하였다는이유로나는제3인터내셔널당원들 에게뭇매에당했다
그리고 조종사가없는비행기에태워진채공중에쏘아졌다. 혹형을맞았다.
나는 지구의에접근한다. 지구의재정(財政)의뒷면을 이때엄밀자세히검산하는기회를얻었다


8

창부(娼婦)가분만한사아(死兒)의피부일면(一面)에 문신이입혀져있었다. 나는그암호를해제하였다.
그사아의선조는 옛적에기관차를치어서그기관차로하여유혈임리(流血淋漓) 도망하게한일세(一世)의호걸이었다는것이기록되어있었다


9

나는제3개째의다리(脚) 제4개째의다리의설계중. 

혁(爀)으로부터의「다리를자르다」의비보를접하고악연(愕然)함.


10

나의방의시계 돌연 13을치다. 그때호외의방울이울리다. 나의탈옥의기사.
불면증과종안병(腫眼病)과로시달리고있는나는항상좌우의기로에섰다.
나의내부로향하여 도덕의기념비가부수어지면서쓰러졌다. 중상(重傷). 세상은착오를전하다.
13+1=12 이튿날(즉그때)부터나의시곗바늘은3개이었다.


11

삼차각(三次角)의여각(餘角)을발견하다. 

다음으로 삼차각과삼차각의여각과의합은 삼차각과보각(補角)을이룸을발견하다.
인구문제의응급수단 확정되다.


12

거울의굴절반사의법칙은시간방향유임(留任)문제를해결하다. (궤적의광년운산(運算))
나는거울의수량을섬광의속도에의하여계산하였다. 거기에서 로켓트의설계를중단하였다.
별보―이양 R청년공작가전(家傳)의발(簾)에감기어참사하다.
별보―상형문자에의한사도(死都)발굴탐사대 그기관지로써성명서를발표하다.
거울의불황과함께비관설대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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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1 Manuel Neuer · 919199 · 22/02/09 08:12 · MS 2019

    묘하네요
    아버지가 죽고 묘비가 세워진 것을 대리석이 발아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
    기관차가 선조를 치어서 기관사가 사람을 죽인 책임을 지기 싫어 도망한 것이 아니라
    선조가 기관차를 치고 또 심지어 선조가 도망하는것이 아니라 기관차..가 도망하는것도 인상적이었어요

  • Rusty Lake · 870531 · 22/02/09 08:21 · MS 2019

    추상적 비유, 역설을 넘어서 아예 시 자체를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은 구절로 구성하는 것이 이상 시인의 특징 중 하나죠. 매우 진지하고 섬세한 감상 태도를 가지셨네요
  • No.1 Manuel Neuer · 919199 · 22/02/09 08:22 · MS 2019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