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Roman. [69422] · MS 2004 · 쪽지

2015-01-08 01: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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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환하게 비춘 크리스마스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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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군시절 이야기다. 때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오후. 행보관이 덜컥 나를 찾았다.


"김상병, 작년에 쓰던 건데 이 트리들 조립해서 본근대 앞에 전시해놓게"
"예씀다"

대답은 시원하게 했지만 처음해보는 거라 막막했다. 그 때 옆에 있던 이일병이 나섰다.

"김일중 상병님, 제가 도와드리지 말입니다"
"오 땡큐"

그렇게 반나절을 작업했다. 저녁을 후딱 먹고 8시 반 야간점호가 가까워오자 제법 트리다운 모양새가 갖춰졌다. 이제 전구만 달면 된다.

그런데 이 일병이 조명 전구 코드를 꽂는 순간 '빠지직' 연기가 나더니 순식간에 합선돼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까 물기로 닦은 후에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망가진 전구를 바라보니 행보관의 화난 모습이 떠올라 눈 앞이 캄캄했다.

그 때 우리를 본 김 하사님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하사님은 말없이 우리를 주차장으로 데려가 차 트렁크를 열더니 조명 전구를 꺼냈다. "우리 아이들이랑 크리스마스트리 꾸미려고 산 건데, 일단 이거 써" "하사님 가족들하고 쓸 건데..." "괜찮아 써.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진짜 크리스마스지"

나는 그 날,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하나의 트리에 정말 많은 이들의 정성과 노력, 사랑이 담겨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사님의 배려처럼, 나 역시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가 되리라.



















































강원도 화천군 소매읍 
제 7기갑여단 2대대 3중대 
일병 김일중







"야! 김일중, 그거 다 올렸냐?"

"예, 국방일보 '미담'란에 투고했고 지금 신문사들에게도 투고하고 있지 말입니다"
"그래 다 올리고 나에게 보고해. 보도되지 않을 수 없게끔 절절히 쓰란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김하사, 저 개x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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