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치대 논쟁을 보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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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의대치대 논쟁을 보고”라는 글을 올린 후 의대와 치대에 태그된 글들을 계속 보아왔습니다. 정시 원서철이 다가오니 의견을 묻는 분들도 많고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과 답변 글을 보면 사실에 근거했다고 보기보다는 그냥 감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당히 부정확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몇 가지를 정리해서 올립니다. 학과를 정하실 때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1. 의대는 병원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치대에 비해 직업안정성이 좋다. 즉,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개업을 하지 않고 지내기가 좋다.
->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하지만 정확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병원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사라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급에서나 전체적인 전문과가 개설되지 종합병원, 준 종합병원, 전문병원에서는 중요 과를 제외하고는 많은 과들은 개설되지 않아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즉,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정도가 일반적인 병원에서 개설되어 있는 과들이고 인기가 있는 과들은 기본적으로 개업위주의 과들이기 때문에 300병상 이상의 병원 급에서도 과별로 1-2명 뽑으면 많습니다. 서울시내 병원들 홈페이지 들어가서 진료 과들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것을 봉직이라고 하는데 이런 봉직시장의 상황이 어떤가는 다음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www.chiweon.com/?p=1749
이 링크 문건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링크 홈피의 결론부분을 복사하였습니다.)
위의 자료들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최근 들리는 의료계 현황과 연결시켜보자면 이렇게 생각됩니다.
1. 상급종합 및 종합병원은 신규 고용을 줄이고 있으며 더 많은 의사들이 병원 혹은 의원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병원급의 경우 빠르게 늘어난 요양병원들이 의사들 상당 수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요양병원도 포화가 되어가고 있고, 복지부에서 요양병원 상당수를 정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의사를 고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3. 의원급에서는 공동 개원이나 신규 월급 의사 채용을 통해 상당수의 의사를 받아들였으나 개원 여건이 악화되면 더 이상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개원은 위험하고 대부분 개원을 해야만 하는 치과는 더욱 불리하다.
-> 사실은 틀린 말입니다.
위험(risk)은 감내할 수 있는가 아닌 가로 따져야 됩니다. 오늘날 개업시장이 과연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정도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가 여부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의대 내에서도 인기 있는 과들은 개업하기가 용이한 과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인기 있는 과들은 개업하기도 용이하면서 수익이 높을 수 있는 전공과목들입니다. 앞서 올라온 현직 치과의사의 문답이나 인근 지인들(치과의사)의 이야기로 미루어볼 때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치과개원시장은 아직은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정도에서 개업 가능한 수준인 듯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 2번은 틀린 말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업률, 폐업률은 단순하게 따지면 안됩니다. 실제로 의료계 전문직 시장에서는 정말 파산해서 폐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면 됩니다. 많은 경우들이 이전 개업의 형태가 폐업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금 문제 때문에 정기적으로 개업, 폐업을 하는 과들도 있는 상태라 이반 자영업자들의 통계를 볼 때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개업에 필요한 액수를 구체적으로 3-5억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과에 따라 사정이 다릅니다만 의대출신이 개업할 때도 그 정도 듭니다. 그런데 이 액수에는 보증금, 의료기자재비가 70-80%정도 차지 하는데 이는 만일 장소를 옮기거나 폐업시에 회수가 가능합니다(실제로 완전 폐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이전을 위한 폐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우리는 빚을 낸다라고 하지 않고 “투자”라는 말을 씁니다. 그렇기에 일정 범위내에서는 은행에서 투자금액을 빌려주므로 3-5억을 다 모은 후에 개업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 점에서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신문 보니까 의료계 전문직들이 개업했다가 신용불량자가 되고 자살하고 이런 것은 뭐냐 라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일반적인 개업이 아닌 경우입니다. 최소 2-3명 이상이 일정 규모이상의 병원을 차리거나 혼자서 과도한 규모의 클리닉을 무리하게 연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손실이 발생하면 최소 10억 이상의 순 손실이 나기 때문에 기존에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면 파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위에 기술했듯이 조그만 규모로 적절한 부채를 지고 개원하는 경우 만일 실패한다고 해도 손실은 1억 전후에서 많으면 2억 정도가 되는데 의료전문직은 이 정도의 손실은 아직까지는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원에 대해서는 환상을 가져서도 안되지만 지나친 공포를 가져서는 안됩니다. 의대도 결국 소수를 제외하곤 개원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치대는 졸업 후 개업하기 전 봉직하면 월급이 의대 졸업자보다 훨씬 작아 집이 가난하면 치대를 가서는 안된다.
->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의대와 치대는 졸업 후 과정이 틀린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하면 거의 전문의 과정을 밟는다고 보면 됩니다. 치대는 30% 전후의 졸업생만이 전문의 과정에 진입합니다. 치과의사는 기본적으로 외과의 이기 때문에 시술을 직접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의대도 그렇듯이 치대도 학부과정의 실습만으로는 한 명의 역할을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인턴과정으로 일반 개업 치과 클리닉이나 치과병원에 고용치과의사로 들어가서 일을 시작합니다. 대략 2년 정도 배우면 자기 클리닉을 개업해 나간다고 하더군요. 이때의 급여는 일반 인턴이나 레지던트의 급여와 비슷한데 이 급여를 가지고 월급이 작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실제 교정치과, 소아치과, 구강외과등의 전문의 과정을 마친 치과의사의 경우 제가 아는 경우만 봐도 종합병원에 취직하는 다른 의대출신 전문의에 비해 많았으면 많았지 작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부러운 건 그 친구들은 입원 환자도 거의 없고 응급 콜도 없다는 거죠. 이점이 삶의 질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경험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하지만 치대는 의대에 비해 봉직할 수 있는 병원의 수나 자리가 한정되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안과, 이비인후과 정도의 봉직 시장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4. 의대는 진로가 다양하고 치대는 협소하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의대가 더 좋다.
-> 의대가 진로가 다양하다는 말은 선택할 수 있는 진료과목이 다양하다라는 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점이 어떻게 전망과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소수가 진출하는 법조계, 언론계, 정치계, 기업 등은 치대, 약대출신들도 이미 진출해 있기 때문에 별 비교거리가 되지 않을 듯싶습니다.
올해 2015년도 전공의 모집결과가 나와있는 곳을 링크겁니다.
http://www.dailypharm.com/News/191762
저는 이 표를 보면서 다른 각도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단 전체 모집정원 3301명중 전공과목별 비율은 얼마나 되는 지입니다.
성형외과 2.3%, 피부과 2.4%, 정신건강의학과 4%, 정형외과 6.4%, 영상의학과 4.4%, 재활의학과 3.4%, 안과 3.4%, 소아청소년과 6.5%, 이비인후과 3.5%, 응급의학과 4.8%, 마취통증의학과 6.4%, 산부인과 4.5%, 신경외과 2.9%, 직업환경의학과 1%, 신경과 2.8%, 내과 17.8%, 가정의학과 8.5%, 진단검사의학과 1.3%, 핵의학과 0.7%, 병리과 1.9%, 방사선종양학과 0.76%, 외과 6.3%, 흉부외과 1.5%, 비뇨기과 2.6% 로 정리가 되더군요.
이중에서 정원 초과한 과가 55.8%이고 미달인 과는 44.2%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이중 120% 미만인 과는 결국 선호하는 과가 아닙니다. 그리고 나면 남는 과는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피안성 8.1% + 정재영 11.8% + 정형외과 6.4% 정도만 남습니다. 합해서 26.3% 정도 되는군요.
사실 이들과 중에서는 비보험이 주로 되는 피부과, 성형외과, 정부 정책에 의해서 변화가 온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비보험과 일부 연결되어 있는 검진수요의 증대로 인한 영상의학과, 재료대 포함하는 총매출 1위인 정형외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인기 과 중에서 비보험 계열은 국가경기상황에 크게 좌우되며 전문의/비전문의의 문턱이 현재 낮은 상태입니다. 국가정책으로 인한 과는 역시 국가정책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있습니다. 정형외과는 내과, 가정의학에 이어 3위로 많은 전공의를 뽑고 있으며 재료대와 자동차보험분야에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영상의학과가 전공의 정원 조절에 성공하고 있으나 최근 MRI, CT수가 감소와 향후 초음파의 건강보험화를 통해 조절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의대 졸업자의 진로가 다양한 건 사실이지만 학문의 다양성과 사회에 진출할 때의 전공과목 선호도는 또 다른 문제가 됩니다. 조금 섣부른 결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학문적이 되었든 경제적이 되었든 전공의 합격했을 때 나름 만족하는 경우가 전체 의대 졸업자의 1/4정도로 보이고 그냥 저냥 만족하는 경우를 합쳐도 50%가 될까 말까 하는 상황입니다. 이건 고교생이나 의대 본과 저학년은 모를 테고 졸업 후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는 본과 3,4학년쯤 되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치대도 교정과나 양악 수술하는 구강외과 정도는 의대의 비보험 계열인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가까운 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보험 계열은 수입은 개인 능력 차에 의해 천차만별이므로 비교가 어렵습니다. 일반치과의사가 의대의 저 많은 전공과목의 어디쯤에 해당되는 건가 하는 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인 듯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치과는 마이너 서저리 계열이므로 저 중에서 비교 할만한 것은 이비인후과, 안과, 성형외과, 비뇨기과등과 비교하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성형외과를 제외하고는 보험의 비율이 높으므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습니다. 치과는 하루 10-20명 보면 많이 보는 과입니다. 그러니까 한 건물에 2-3개의 치과가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강남 성형외과가 한 건물에 10개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치과의 전망을 예측하는 건 저의 능력 밖의 일이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의대 쪽의 전망은 다음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서울의대 출신이 자신의 후배에게 해주는 말의 형식으로 되어있는 블로그 글인데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고 각자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chiweon.com/?p=1004
http://www.chiweon.com/?p=1263
굳이 정리한다고 한다면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일을 꼭 하고 싶다거나 특정 장기(눈, 뇌, 귀등)를 다루는 의사가 되고 싶은 경우는 의대를 진학하시면 적성에도 정확하게 맞을 겁니다. 생명을 직접 다루는 전공과목의 모집정원이 42.3%입니다. 저는 다른 어떤 조건보다도 이 42.3%에 해당하는 전공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후배들이 의대에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공대와 이런 저런 비교, 치대와 이런 저런 비교를 통해 쇼핑몰에서 물건 고르듯이 의대를 선택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보듯이 의사들이 비난도 많이 듣기도 하지만 아직도 신뢰도 랭킹 1-2위를 달리는 것은 지금 국민들이 그래도 믿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렇게 믿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반외과의가 적응증이 되기 힘든 상태의 환자에게 위 밴드 시술을 해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은 우리 의료계에 큰 경종이 되고 있습니다. 바이탈을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큰 책임감이 따릅니다. 나한테 조건이 맞나 안 맞나를 따지는 영역이 아닙니다. 상대방(환자)의 조건에 철저히 맞추어야 하는 것이 바이탈을 다루는 의사의 임무임을 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의대에 오면 많이 힘듭니다. 그 점을 꼭 명심하시기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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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전망은 치과의사 수 수급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현재처럼 한해 800명 정도가 나오는 수준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많다고 봅니다.
음....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원격의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원격진료적인 체계는 사회 발전상과 같이 동반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 문제는 의료인도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않고 원격진료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채 자본의 논리로만 접근하기때문에 의료인들이 반대하는 겁니다. 물론 진료수가문제나 접근도 문제등 의료사회에서도 큰 변동이 일어날 부분들이 있기에 여기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되겠지요.
원격의료 명분은 의료접근성 향상인데
우리나라 면적 당 의료인 수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고
공보의 제도가 있어서 대부분의 섬에서도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나라가 아닙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정부가 밀여붙이는 것은 자본의 논리 때문이 크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