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law [425479] · MS 2012 · 쪽지

2014-11-18 15:02:52
조회수 1,038

생명과학II 및 영어 복수정답에 관한 생각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075303

우선 지난번 세계지리 문제에서 평가원은 대법원 판결을 끌어들여 왔습니다.

"……평균 수준의 수험생은 정답항으로 상미의 설명이 포함된 ③번 답항을 충분히 선택할 수 있어, 이 사건 문제 중 상미의 설명에 대한 다의적 해석 가능성이 평균수준의 수험생으로 하여금 문항이나 답항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거나 정답항의 선택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를 근거로 정답률이 50%대였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 평균수준의 수험생은 답을 고를 수 있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죠. 그러다가, 서울고등법원에서 10월 16일 철퇴를 맞았구요.

" 비록 정상적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친 평균 수준의 수험생들이 출제의도에 의하여 정답으로 예정된 답안을 선택할 수 있고 그렇게 선택하는 데 별다른 장애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학생들로 하여금 진리를 탐구하도록 하는 교육의 목적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이수에 의한 대학수학능력의 존부를 측정하는 수능시험의 특성 및 문항 자체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답항을 정답으로 선택할 것을 요구하는 점들을 고려할 때 출제의도에 의하여 정답으로 예정되었지만 진실에는 부합하지 않는 답항뿐만 아니라 객관적 사실 즉 진실이 기재된 답항도 함께 정답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객관적 사실 즉 진실이 답항으로 구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출제의도에 의하여 정답으로 예정된 답항만을 정답으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즉, 평균적인 수험생들이 맞추어도 진리와 다르면 그것을 정답으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그렇다면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영어과 생명과학 복수정답 인정 시나리오를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1. 대법원 판결을 게속 고수하여 "평균 수준의 수험생들이 맞출 수 있었다면 문제가 없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경우
 
 1) 생명과학 II 8번 문항
 생명과학 II 8번 문항은 메가스터디, 이투스 EBS 등에서 가채점 정답률이 10%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복수정답의 대상이 되는 2번 선택률이 70%를 넘죠.
그렇다면, 이렇게 오답률이 정답률보다 5~6배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평균적인 수험생들이 답을 고르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할 수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생명과학 II 8번 문항은 복수정답 인정이 되어야 합니다.
 
 2) 영어 25번 문항
 영어 25번 문항은 메가스터디, 이투스, EBS 등에서 5번 선택지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약 5%도 안 됩니다. 이 경우 평균적인 수험생들이 답을 고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할 것이고 복수정답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이 가능합니다.

2.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수용하여 "평균 수준의 수험생들이 답을 고를 수 있었다 하더라도, 진리에 부합하는 것을 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경우

 1) 생명과학 II 8번 문항
 생명과학 II 8번 문항은 현재 학회 두 곳(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생화학분자생물학회)에 문항 검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한 교수는 "대학에서 일반생물학을 가르칠 때도 RNA 중합효소가 프로모터에 붙는다고 가르친다." "젖당 오페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프로모터가 구조유전자 쪽으로 발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기 때문에 평가원이 제시한 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세포생물학회의 한 교수는 "단백질의 전사는 어디에든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런 전제하에서는 크게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문장이 제시하는 조건에 의해 다르게 해설될 여지가 있으나
논란이 될 것은 없어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학회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결론을 잘 예상할 수 없겠으나, 학회들의 회신이 진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일 경우 8번 문항은 복수정답 인정, 부합한다는 결론일 경우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2) 영어 25번 문항
 5번 선택률이 5%가 안 되고 4번 선택률이 90%가 넘어 평균 수준의 수험생들이 정답을 고르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답이 진리에 부합하여야 하므로
5번 선택지도 정답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즉, 요약하면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생명과학II 8번이나 영어 25번 둘 중 하나는 복수정답이 인정됩니다.
평균적인 수험생 논리를 펼치면 생명과학 II을 무조건 인정해야 하고
교육의 목표인 진리를 추구하려면 영어 (또는 생명과학 II) 문항을 복수정답으로 인정하여야 합니다.
어떤 것은 평균적인 수험생이 맞췄으니 상관없고(영어) 어떤 것은 평균적인 수험생이 못 맞췄어도 복수정답 안 된다.(생명과학 II) 이런 것은 없습니다. 자기모순이거든요.

일단, 생명과학 II 문항이 혹시 복수정답 인정되지 않는다하더라도 재판까지 가면 대법원 판결에 의해 평균적인 수험생들이 답을 고르지 못했기에 복수정답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혹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진리 추구를 위해서 인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평가원 자체에서는 어느 과목별로 다른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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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aTe(피아테) · 467201 · 14/11/18 15:04 · MS 2013

    설마 세지사태 리플레이 하는 건 아니겠죠

  • hellolaw · 425479 · 14/11/18 15:06 · MS 2012

    생명과학 II 8번 문항을 24일에 복수정답 발표하지 않을 경우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소송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의대가 걸려있고 오답자가 너무 많거든요.

  • PiaTe(피아테) · 467201 · 14/11/18 15:08 · MS 2013

    그리고 지법에서 기각당하고 내년 이맘때쯤에 다시 세지처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hellolaw · 425479 · 14/11/18 15:12 · MS 2012

    진짜 그런일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ㅠ

  • SHJeong96 · 531077 · 14/11/18 15:25 · MS 2014

    생2 8번 맞아도 표점이나 백분위는 큰 차이 없을듯.. 다른사람들도 똑같이 맞는거니까

  • 각설이 · 463916 · 14/11/18 15:26 · MS 2013

    작년 평균 수험생 드립치다가 올해는 또 그 논리로 난감해지게 생겼네요
    자충수 두고 시간차공격당했내! ㅎㅎ

  • wjdtprl123 · 493882 · 14/11/18 16:12 · MS 2014

    근데 평균 수험생 주장은 말이안되는게 수학 30번 정답률 10퍼 뜬다고 해서 우리가.소송거는거 아니잖아요? 전 8번 14번 틀렸지만 둘다 딱히 오류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hellolaw · 425479 · 14/11/18 16:35 · MS 2012

    정답률이 낮다고 무조건 오류가 아니구요
    대법원 판결에서처럼 평균수준의 수험생으로 하여금 문항이나 답항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거나 정답항의 선택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게 할 정도에 이를 경우 오류가 인정되는 것입니다.
    또한, 평균 수준의 수험생들이 정답을 고르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하더라도 진리와 다를 경우 오류가 인정되는 것이구요.

    전문가들도 중의적 해석이라든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넘는다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정답을 고르는 데 지장이 있었다는 의견도 충분히 받아들일만 한 것 같습니다.

  • 15설대건공 · 492277 · 14/11/18 17:29

    생2 8번이나 영어25번이 받아들여진다면 표점 변동이 생기나요? 생2 8번 틀리고 영어는 맞았는데ㅠ 이런 고민하는 내가 싫고 평가원이 밉네요.. 정말

  • 닉바꿨다ㅋㅋ · 452877 · 14/11/18 17:49 · MS 2013

    생2 8번은 정답인정안되고
    영어만 될 확룰이 다분히 높습니다

  • Esolett · 487072 · 14/11/18 18:14

    근데, 생2 8번이 오류가 아니라면 조절유전자에 RNA중합효소가 결합한다.
    라는 선지가 맞다고본다는 거잖아요?
    그런 논리면 RNA중합효소는 구조유전자에 결합한다.
    라는 선지도 맞다는 얘기인데
    아무리봐도 이상하지 않나요?
    결합하는건 유전자 앞 프로모터에 하는것이지
    상식적으로 표현할때 누가 구조유전자에 결합한다고 하나요ㄷㄷ

  • Eschara · 533186 · 14/11/19 13:27 · MS 2014

    이제 여기서 논쟁해도 의미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