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Roman. [69422] · MS 2004 · 쪽지

2014-10-29 15:46:06
조회수 1,276

내가 만약 대학에 다시 들어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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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내가 할 생각도 못 했던 것들이었는데 대학(학부)에 다시 들어간다면 해봤을 것들

1. 라틴어 배우기 

라틴어는 영어, 프랑스 이전에 서양 문명을 지배한 'lingua franca'였다. 어지간한 고전 문학, 철학, 과학 서적은 전부 라틴어로 되어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언어이고 지금도 철학, 법, 의학, 생물학 분야에서도 많이 쓰인다. 또 라틴어는 말하기와 듣기는 거의 사문화됐기에 읽고 쓸줄만 알면 된다. 권위 혹은 폼을 잡기 위해서도 잘 쓰이는데 오르비에서도 많이 쓰인다. (orbi도 라틴어)

2. 멘즈헬스 모델 신청하기 (or 비슷한 수준 만큼 몸 만들기)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생각건대 정말 체지방률 5%이하의 헬스모델 수준의 몸은 만들어본 일은 없는 것 같다. 이거 학생 때 못하면 직장다니거나 대학원에서는 더 하기 힘들다. 그리고 중요한 건, 뭐든 해본 놈이 잘 하기 때문에 이 때 몸을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일하면서 추락해도 다시 빨리 회복할 수 있다. 이걸 '회복탄력성'이라 한다. 자신없으면 모델 컨테스트 따위를 신청해 타인에게 자신에 대한 채찍을 맡기는 것도 괜찮은 수단이다.

3. 1주일 1권 책 읽기

학점 4점 넘는 사람은 많아도 1주일에 책 한 권 읽는 대학생은 내 생애 본 일이 없다. 그 정도로 힘들다. 사실 나도 군대에 가서야 1주일에 책을 2~3권씩 읽을 수 있었는데 내가 갖고 있는 교양과 지식 편린의 80%는 그 때 완성한 듯 하다. 세상 넓다고 유럽 돌아다니는 학생보다 책에서 자신이 보지 못한 세상을 발견하는 학생의 인생이 단언컨대 훨씬 더 풍요로울 것이라 단언한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도 알게 되고, 속독도 되며, 심지어 여행 하나를 하더라도 정말 나에게 필요한 여행지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당신들은 대학생 아닌가. 어느 대학에든, 여러분이 읽을 수 있는 권수의 수천 수만배의 책을 갖고 있다. 그 때로 돌아간다면 주저없이 도서관에 가서 습관을 들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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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7 · 56107 · 14/10/29 16:07 · MS 2004

    1.에서 저라면 영어 공부 좀 더할듯

  • 물량공급 · 311238 · 14/10/29 16:27 · MS 2009

    오르비 끊기

  • 전량회수 · 448741 · 14/10/29 17:54 · MS 2013

    연애ㅠㅠ

  • 메소테스 · 464284 · 14/10/29 18:03 · MS 2013

    독서는 양극화가 심한 편이죠 생각보단 책 좋아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아무래도 책 좋아하는 이에겐 그들이 많이 보일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애초에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주변에 드물겠죠.

    제가 필자분보다 약간 밑 학번일텐데 2000년대 중반 학번까지는 대학생들 많이 읽더군요. 저도 대학 1년 신입생 시절에만 읽고 기록한 권수만 370권 정도 됩니다. 이십대 기간 2000권 넘게 정독했는데 제가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저보다 책을 좋아하고 그 이상 많이 읽는 또래분들도 꽤나있더군요. 물론 독서 인구 대비 1프로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면 1일1독은 아니지만 1주일 1독 이상은 적지 않게 있습니다. 단지 남들 앞에 책 얘기를 많이 안 할 뿐이죠. 저야 독서토론 동아리나 독서카페서 활동을 해서 그런지 각자 마주친 표본이 다른 것 같습니다.

  • 메소테스 · 464284 · 14/10/29 18:10 · MS 2013

    다른 이야기지만, 결국 책은 그동안 읽어온 권수보다는 지금 읽어나가는 책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독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겪는 경험의 총체는 현재진행중인 일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걸로 보입니다.

  • aaa12312 · 445333 · 14/10/29 19:09 · MS 2013

    1주일 1권 책 읽기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