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의대오시는 분들에게(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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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다른곳에서 퍼왔습니다.
솔직히 제가 이런 글을 여기에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뭐 의사를 필생의 업으로 생각해 본적 도 없었고 의학에 뜻을 품은것이 최근 2년이요, 서른이 넘도록 의대는 생각해본적 없는 전형적 공대인이었으니까요.
오히려 이런 점이 더 의대로의 전향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공감이 될 수 도 있을 듯 싶긴하네요.
회사 정리하고 다른 시험준비하다가 잘 안되어서 그냥 한번 쳐본 의대편입시험에 철썩붙어버려서
결국 의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의대편입에 쉽게 붙었던건 의대편입공부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제가 본 의대가 편입의대중에서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하게 수학을 봐서 그덕에 붙었다고 봄이 맞을듯합니다.
수학 물리야 평생해오던 것이었으니 수월했고 화학 생물은 전에 준비했던 시험땜에 좀 해놓은게
있어서 따로 편입공부를 해본적은 없었으나 쉽게 붙었지요.
아래 현직 의사분이 서른 넘어 의대 오는건 비추라고 하는 글 저도 봤습니다.
솔직히 저도 어느정도는 공감합니다. 막상 본과생활 2년해보고 또 주변 의학도들을 봐도 정말 의사로가는 길은 길고도 험난하더군요. 돈도 많이 들구요.
경제적인 부분은 정말 신중하셔야할거라고 봐요. 일단 서른넘어 의대오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수업료 뿐 아니라 각종 생활비등을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해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오셔야합니다.
참고로 제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일단 수업료는 연간 900만원이 좀 넘는 수준인데 이것은 정부보증학자금대출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7년거치 7년상환이라 큰 부담은 없습니다. 매달 4-6만원정도의 이자만 내면 되니까요. 원금상환은 뒤로 미룰수 있으니 당장 걱정할껀 아니구요.
그리고 저는 기혼자로서 와이프가 직장을 갖고 있어서 와이프의 고정 수입이 있어서 일단 생활은 큰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고액과외를 2개 내지 3개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과외는 직장생활하면서도 계속적으로 10년 넘게 해오던 거라 나름대로 노우하우도 있고해서 어렵지 않게 하고 있으며 과외수입도 꾸준하게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 사이는 되고 있습니다. (과외는 되도록이면 아이들을 집으로 오게 하는 방법을 쓰면 체력적 시간적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방면으로 줄이 닿아 책을 낼 기회도 있어서 인세수입도 나름대로 있는 편이고 향후 5년동안 대략 2억정도의 재정적 축적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때는 경제적인 문제 다음으로,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과연 학습경쟁력이 있느냐입니다. 요즘 의대 오는 아이들 (의학전문대학원은 모르겠습니다.)의 학습능력이 10여년 그 이전의 서울공대 수준 이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국 모든 의대생들이 수능 0.4%이내의 학업능력을 보유하고 있지요. 솔직히 의대생들의 학습능력도 90년대 이전의 의대생들보다 월등하게 높아져 있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의대졸업생의 공급이 확증한 바람에 아이들의 위기의식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져 공부 경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 입니다. 매일 새벽 2-3시까지 거의 전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공부하지요. 또한 블럭렉쳐 형식이라 2주에 한번꼴로 시험을 보는데 결국 숨돌릴틈없이 한 학기를 보내야합니다. 문제는 재시와 유급제도인데 이렇게 열심히해도 워낙에 애들이 열심히 하니까 중간가기도 쉽지가 않고 .. 하위 15%이내는 재시와 유급의 공포에 시달려야한다는 점입니다. 늦게 시작해서 1년이라도 미끄러지면 그 경제적,시간적,정신적 손실과 박탈감은 이루말할 수 없는것이 됩니다. 의대공부라는 것이 깊이와 사고를 추구하는 공부라기보다 단순 암기와 정리와 순발력을 요하는 공부라 분명 20대 초반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30대들은 뒤쳐지지 마련입니다. 결국 이런 공부 스트레스를 4년 이상 견뎌내야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닌가 합니다. (정확히 말해 의대 내신공부는 2년입니다. 본3부터 4학년 1학기까지는 임상실습을 도니까 본과1,2학년으로 사실상 공부경쟁은 끝이 납니다. 4학년 2학기부터는 국가고시 준비하지요)
결국 늦은나이게 의대 공부를 한다는건 요모저모로 어려운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더군요.
허나 분명한건.. 의대공부가 솔직히 어려운 공부는 아니란 겁니다. 그저 양이 많고 체력을 요하며 내부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어려운 것이지 이공계학문에 비하면 의대공부는 지극히 단순한 공부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어린 동료들에 비해 더 불리해지는 것이기도 하구요.
아무튼 경제적 고충과 공부의 스트레스를 이겨낼 자신이 있으신 분이라면 의대공부 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현역으로 혹은 재수해서 의대오신 정상적인 현직 의사들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의료계가 대한민국에서 얻고 있는 프리미엄이란 것이 결코 다른 업종에 비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의료인은 공대출신들의 고용불안은 평생 겪지 않고 살아갑니다. 고용의 불안은 결국 존재의 불안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지는 겪어본 사람많이 압니다. 그것보다 더 암울한것은 결국 평생 피고용인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절망감.... 이것은 그 어떤것도 비교될 수 없는 고통입니다.그것을 겪어오신 이공계인이라면 의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15년간 돈을 못벌어서 해볼만 하지 않다?
대학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들어가서 회사생활하면서 온갖 눈치밥먹어가며 박봉의 월급에 시달리며
불투명한 미래에 괴로워하는 엔지니어들의 고충을 의사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엔지니어의 업무는 의사들의 업무보다 결코 쉬운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체제하에 엔지니어는 어디까지나 시스템의 일개 부품에 지나지 않는 운명으로 살아가야합니다. 그 비극을 의대인들을 알지 못합니다.
의대공부가 어렵다구요? 제 경험상 공학이 최소 5배는 어려운 학문입니다. 단지 의대에는 공대생이 경험할수 없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바로 내부 내신 경쟁이지요.
고등학생의 마인드로의 회귀. 이건 정말 쉬운것이 아닙니다. 다만 힘들뿐이지 어려운 것은 또한 아니지요.
돈이 문제가 되어서 용기를 내지 못하십니까? 돈을 생각한다면 솔직히 느즈막히 의대를 생각하시는 이공계출신분들이 쌓아오신 능력이라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 방법을 찾아보십시요.
저는 편입제도로 들어왔지만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제 동기나 친구역시 많고 그들 또한 의대 들어가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뜻이 있으십니까? 그럼 행동하십시요.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법이고 ..
늦게 시작하시는 분들은 핸디캡이 있지만 이를 커버해주는 장점도 있다는것도 고려해야지요.
군대문제의 해결+축적해온 휴먼 네트워크+경제적 노우하우 등의 이른바 Social infra를 가지고
시작하는것이므로 무조건 불리하다고만 볼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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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되기 위한 의학공부가 공학공부보다 쉽다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엔지니어들의 고충을 의사들이 모르듯이 의사들의 고충 또한 엔지니어들은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쓴 분은 아직 학생 신분이니 잘 와닿지 않겠지만, 의사가 된 후에 자신의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진단이 달라지고 그 정확성 여부에 따라 환자의 건강상태 또는 생사가 왔다갔다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진단을 내린 의사 본인에게 지워지는 경우를 몇 번 겪게 되면 그 고충이 무엇인지 알게 되겠죠. 그 때도 과연 의사들은 엔지니어들의 고충을 모르니 엔지니어들을 이해하지 못 한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언급하신건 다른 문제의 어려움이지요. 엔지니어처럼 개무시 받으면서 박봉으로 사는 어려움은 모를것 같은데요?
삼수나이라 불리하지않나등등 생각했던 저가 부끄러워지너요 열심히 살겠습니다
글쓴이분 윗글 출처좀 알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