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vcki [817813] · MS 2018 · 쪽지

2022-01-29 21:14:45
조회수 2,606

칼럼)수능 국어 1등급은 비문학을 어떻게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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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입시 끝난 후로는 오랜만에 오네요 최근에 아빠가 국어 기출 문제집을 출간하셨는데 아빠 책 홍보 일 도와드리느라 블로그에 입시 관련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열심히 썼는데 블로그에만 올리면 보는 분이 너무 적을 것 같아서 오르비에도 올려도 되겠죠...? 책 홍보 내용은 없습니다! 칼럼 처음 쓴 거라 서투르고 저보다 더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지만 도움되면 좋겠습니다! 피드백 환영입니다:)


블로그 원문


저는 19수능 국어 백분위 96이었고 20수능 국어 백분위 97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봤던 대부분의 모의고사에서 국어는 거의 항상 1등급이었습니다.

우선 수능 국어는 항상 시간에 쫓기며, 조마조마한 상태에서 문제를 풀게 됩니다. 이때는 인강에서 봤던 방법론이든 뭐든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정말 '습관대로' 글을 읽게 됩니다. 자신만의 읽기 습관이 없다면 모의고사는 잘 봐도 수능에서 무너지기 정말 쉽습니다. 제 주변을 봐도 다른 과목에 비해 유독 수능에서 많이 무너지는 과목이 국어였습니다. 그래서 비문학 지문을 읽는 습관을 소개할까 합니다.


1. 시험 시간 내에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수능 국어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생소한 주제의 지문을 한 번 읽고 짧은 시간 안에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힘듭니다. 당연히 글을 읽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생기겠죠. 이때 다시 돌아가서 확실히 이해를 하고 넘어갈 것인지, 몰라도 그냥 넘어갈 것인지 고민이 생깁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우 그냥 넘어가는 편입니다. 어차피 지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돌아가서 이해한다면 시간이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수능에는 이해를 해야만 풀리는 문제도 나오지만 이해를 못해도 내용 일치만으로 풀리는 문제도 많습니다. 일단 넘긴 후에 문제에서 확실히 필요할 때 다시 이해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개념들은 확실히 이해해야 합니다. 지문 앞부분에 언급된 후에 지문에서 계속 쓰이는 개념들이 그렇습니다. 이 경우 그 개념은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9월에 출제된 '점유소유' 지문을 보면 2문단에서 공시의 개념을 알려줍니다.

이때 공시 개념을 확실히 잡지 않고 넘어간다면 그 뒤에서 공시가 언급될 때마다 문장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밑의 내용은 공시 개념을 알려준 문단 바로 뒤의 문단입니다.

바로 다음 문단을 읽을 때 공시 뜻을 모른다면 문단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겠죠. 지문 내용을 세세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큰 틀은 잡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정도까지는 이해해야 한다'는 어느 정도일까요?


2. 지문의 흐름을 파악하며 읽는다.

저는 최소한 지문의 흐름 파악이 될 정도로는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문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글의 거시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지문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앞에 나온 내용과 지금 읽는 내용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지문은 대립되는 두 이론을 소개하고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글의 거시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글의 구조를 파악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지문이 항상 구조를 알기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에 예시로 들었던 점유소유 지문을 보면, 3문단에서 동산의 소유권 양도 공시 방법(점유인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양수인이 간접점유를 하여 소유권 양도가 공시되는 방법(점유개정, 반환청구권 양도)이 나옵니다. 이 문단을 읽을 때 점유개정과 반환청구권 양도의 정확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산은 점유를 통해 소유권을 알 수 있으니까, 소유권을 넘기려면 점유를 넘겨줘야 하는구나. 점유를 넘기는 방법에는 점유개정과 반환청구권 양도가 있구나.' 이정도까지는 이해하고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앞에서 제가 이해가 안 돼도 대부분 그냥 넘어간다고 한 이유는 그 부분들을 이해 안 하고 넘어가도 뒤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 뒤의 내용이 계속 이해가 안 된다면 시간을 들이더라도 앞으로 돌아가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3. 위치를 표시한다.

지문을 읽고 문제로 들어갈 때 지문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고 문제를 풀 것입니다. 그럼 문제를 풀 때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서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할것이고 그때 빨리 위치를 찾기 위해 위치를 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방의 소유권이 유효한 계약으로 이전되려면 점유인도가 있어야 한다.'라는 선지가 있습니다. 이때 선지에서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할 것 같은 특이한 단어(유효한 계약, 점유인도)를 포착하고 지문에서 그 단어를 찾는 방식으로요. 

그럼 문제에 나올 만한 것들의 위치를 표시해야 하는데 문제에 뭐가 나올지 어떻게 알까요? 뻔하지만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가원은 필요 없는 문장은 쓰지 않기 때문에 지문에 나온 모든 내용이 문제에 출제됩니다. 특히 제가 앞에서 예로 들었던 점유소유 지문의 경우 반복해서 알려주는 내용이 적어서  시험장에서 예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내용에 표시를 하면서 읽었습니다. 저는 선지에서 눈에 띌 만한 낯선 개념들에 동그라미 치고 다른 정보들에는 밑줄 치는 정도로 표시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제가 읽은 지문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자기만의 방식을 찾으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4. 끊어읽기

끊어읽기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익숙해지면 조금 더 편안하고 빠르게 글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딱히 기준을 두고 끊어읽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문장이 길어서 불편하다 싶으면 끊어 읽습니다. 보통 '-는데', '-하여', '-하자' 등 연결하는 부분이 나오면 한번 끊어줍니다. 시험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서 끊지 않으면 긴 문장을 한 흐름에 읽게 되는데 그럼 문장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장을 끊어읽는 습관을 들이면 끊을 때 앞 내용을 이해한 것이 맞나 생각해볼 틈이 생겨서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능 비문학 지문을 읽는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서 이 글에서 얻어갈 것만 얻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쯤 시도해 보시고 잘 맞으시면 써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겨울방학이 반 정도 지났는데 후회 없는 겨울방학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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