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별사이 [18668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1-12-13 00: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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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퇴사자의 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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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름 연봉 최상위권 금융공기업 3년쯤 다니다 퇴사했는데, 승진 엄청 잘 풀려야 10년차 세전 1억, 정년퇴임할 때쯤 1.3억정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인데 공기업 전체 평균으로 따지면 정년 기준으로 1억 찍기도 어려울 겁니다. 금융공기업만 좀 특수하게 높은 거지 시설공단같은 급여 엄청 짠 공기업들도 많습니다. 공기업들 사이에서도 같은 년차 기준으로 급여 차이 1.5배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설령 아무리 연봉 최상위 공기업을 다닌다 하더라도 일반직원이 2억 정도를 찍는 경우는 정말 특수한 경우 말고는 없을 겁니다. 최소 본부장에서 이사급 정도는 찍어야 받을까말까 한 정도입니다. 공기업 입사자의 평균적인 처우는 이와 전혀 다릅니다. 어느 분야든 극상위권만 보면 넘사벽이기 때문에 적절한 참고 기준이 되기 어렵습니다. 가령 한의사 연봉 1등인 신준식 자생이사장이 월 17억 정도를 번다고 합니다만, 어떤 사람도 이를 한의사 수입의 지표로 삼지는 않습니다.


아울러 공기업은 기본적으로 회사이기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더라도 조직생활의 압박을 꾸준히 견뎌내야 합니다. 저는 급여 불만 때문에 퇴사한 것이 아닙니다. 조직으로부터 가해지는 심리적 압박감과 인간관계 스트레스, 위계질서 등이 너무 싫어서 그만두게 된 것입니다. 급여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그게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연봉 3억을 준다 해도 전 회사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곳에서 꾸역꾸역 버티는 것의 스트레스와 절망감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돈과 제 자유, 건강을 교환할 의사가 없습니다. 스스로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직업을 선택하게 되면 불행한 삶을 자초하게 될 공산이 큽니다. 연봉만 가지고 공기업이 어떻다 평가를 내리기 이전에 직업적 현실에 대해서도 충분한 경험과 고민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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