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ㅇ4676 [1047580] · MS 2021 · 쪽지

2021-11-08 18: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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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발 수능 현대시 찌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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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달이 뜨면 슬프게 노래 부를래

동이 트면 아스팔트 위 구를래

목돈을 만들어 시장 바닥을 뜰래

찢겨진 가슴을 달래주는 두견새

광대 짓거리도 지긋지긋해

찰가닥 거리는 가위질도 비슷비슷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엿 팔러 다니지

쪽 팔러 다니지 저 춤 추는 계집애가

바로 내 딸이지 부둣가를 따라

즐비하게 들어선 횟집 동네

코를 찌르는 짠내

물결은 바람을 좇네

흔들리는 불빛 아래 붉게 물들은

얼굴로 게슴츠레 풀린 눈으로

날 보는 어부 아저씨들의 부탁에

한 곡조를 뽑자 숟가락

하나를 집어 술 병에 꽂자

늴리리야 날 다려가소



(나)

못생긴 여자가 여권(女權)운동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여자가 남자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남자가 윤리, 도덕 부르짖으며

퇴폐문화 척결운동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남자가 성(性) 자체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여자들과 못생긴 남자들을 한데 모아

자기네들끼리 남녀평등하고 도덕재무장하고

고상한 정신적 사랑만 하고 퇴폐문화 없애고

야한 여자 야한 남자에 대해 실컷 성토하게 하면

 

그것 참 가관일 거야

그것 참 재미있을 거야

그것 참 슬픈 풍경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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