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뿌시기 [1069029] · MS 2021 · 쪽지

2021-10-11 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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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답답한 상위권 정시러만 들어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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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해온 분들만 이 글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하는 아이에게 마음을 졸이며 고백해 본적이 있나요. 어느정도 썸을 탔다면 확신이 들어서 질러봤을 겁니다. 그래도 걱정되고 마음이 떨리는 것이 당연하죠. 왜 긴장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바로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불안함은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마치 여러분이 수능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들과는 다르게 최상위권은 불안하지 않습니다. 왜요? 두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실력을 확실히 압니다. 수능에서 나오는 문제의 경향을 잘 알아서 실수할 일도 별로 없습니다. 여태껏 해온 대로 한다면 수능에서도 실수하지 않을 것이고, 항상 그랬듯 고정 1등급, 백분위 99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수시로 미리 대학에 붙은 친구들을 보세요. 얼마나 편안합니까. 그 친구들이 부럽나요. 부러워하지 마세요. 우리와는 종목 자체가 다른 겁니다. 미적분을 국어선생님한테 배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 그래서 어쩌라고 나 불안하다. 불안해서 이 글을 클릭까지 해버렸다. 상위권이긴 한데, 최상위권은 아니야 확신이 없어. 지금 나 까려고 그러는거냐?



도와주려고 그러는겁니다. 주변에 재수생 삼수생 사수생 육수생까지 있습니다. 다 제 친구들입니다. 몇 년을 봐 왔고 술도 같이먹고 공부도 같이했던 친구들입니다. 다들 올해에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몇년 전, 삼수를 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어느날 제게 묻더군요 수학에서 자기도 모르게 종종 쉬운문제를 실수한다고, 미치겠다고. “나는 이런 방법으로 공부했는데, 2달정도 지난후부터는 실수 안하게 되더라고, 너도해봐” 라고 말해주었어요. 사실은 그 친구에게 작년에도 이야기했던 공부법이었습니다. 두번 이야기하니 듣더라구요.



딱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불안함을 없애고 수능에서 역대 최고의 점수를 받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정말 많이 공부하셨을 겁니다. 한국 최고의 정시러들이 모인곳이 바로 오르비니까요. 꽤나 공부 나름 잘 한다고, 1,2등급 왔다갔다한다고 여태껏 공부한 것들 그냥 머리속에 기억하고 모의고사를 풀잖아요? 수능때 실수합니다. 본인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 확실히 체크하세요. 


이 문제를 알긴 알겠어 근데 왜 또 비슷한 문제를 틀렸지? 틀린이유가 분명히 보일겁니다. 아! 이런 방법이! 하 좀만 더 생각했으면 알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러면서 콩트처럼 넘기지 마세요.


정리해서 매주 복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안하잖아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구멍을 공부량으로 채우고 있던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보고 남는 지식이 뭐가 있습니까. 수능공부라고 다를 것 같나요. 여러분들 진짜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해온거 압니다. 남이 정리한거 학원에서, 인강에서 준 프린트 보면 된다고요? 


직접 정리하세요. 문제푸는데 필요한 도구가 머리속에서 좌르륵 펼쳐질만큼 완벽히 이해하고 응용하세요. 7x3을 23이라고 생각해서 틀렸어요? 적어두고 일요일 점심먹기 전에 한번씩 보세요. 절대 실수 안합니다. 그냥 “하.. 실수했네 멍청이!” 하고 짜증내잖아요? 거기서부터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겁니다. 개나소나 다 들어본 하이젠베르크의 망각곡선 있잖아요. 왜 스스로를 과신하세요. 정리해 놓고 제때에 다시 보지 않으면 무조건 다시 틀려요. 

첫번째 방법은 실력을 직접 올려서 불안감을 없애는 방법이었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그냥 마음 놓는거에요. 


목표대학을 없애세요. 솔직히 말해요? 인서울이면 대학 안중요합니다. 의대생이 목표에요? 그럼 내신 열심히 했어야죠.. 갑자기 정신차려서 ‘어떻게든 대학이라도 가야겠다…씨불’ 하고 정시준비한거잖아요. 의료계가 목표라면 다른 대학가서 피트준비해서 약대 갈 수도 있어요. 왜 그렇게 힘든 의사하려고 해요? 솔직히 의사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잖아요. 드라마 봐서 그런 로망이 생겼습니까? 의대 미만 잡... 불안해하지마시고 수능 마스터가 되세요. 오늘보다 내일 더 완벽해지세요. 저는 그냥 수능만 잘 보면 뭐든 되겠지 하는 꿈없는 학생이었어요. 처음부터 꿈이 있었다면 내신공부했겠죠. 이 말에 동의하지 않으시면 그냥 뒤로가기 버튼 눌러주시면 됩니다.


대학교는 생각마세요. 어차피 여태껏 공부한거 최대한 활용해서 하나 더 틀릴거 맞춰버리면 대학교 한두단계는 그냥 오릅니다. 서연고는 뭐 있는줄 아십니까? 그냥 대학일 뿐이에요. 지금 재수하시는데 불안하고 죽겠는 분들. 지금 정신이 산만해진 여러분에게 필요한건 동기부여에요. 태블릿에 붙어있는 서연고 스티커 한번 더 보던 자기뺨을 때리던 하는겁니다. 


여러분 실력 있잖아요 여태껏 공부 했잖아요. 그렇게 했는데도 서연고 못가요? 쌉 가능입니다. 스스로의 실력 잘 아실거 아닙니까. 스스로 확신이 없으니까 불안한거 아니십니까.

불안한 마음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내일 할 공부, 앞으로의 컨디션부터 점검하세요.

서연고를 가고싶다는 마음이 앞서시나요, 아니면 재수나 삼수는 절대 안된다는 마음이 앞서시나요? 그게 뭐든 상관없습니다. 오늘 공부는 맘딱 잡고 집중하고 기특해하며 휴식하세요. 


 

스스로를 옥죄고 불안해하는 대신에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게 좋아요. 지금 1년간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못될 수가 없다. 못되는게 이상한거다. 수능때 딱 내 실력 만큼만 점수가 나오면 행복하겠다. 여태껏 고생했고, 남은 시간 더 집중하자. 불안해하지말고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세요. 아니면 부족한 부분을 포기하고 나머지 부분을 확실히 다지세요. 


집중과 선택, 많이 들어봤잖습니까. 이사를 할 때, 집을 싹 다 정리합니다. 오? 이런물건이 있었네!” 하면서 필요한거만 챙기고 필요없는건 싹다 버리잖아요. 그동안 모의고사에 집중하느라 놓치고 있었던 부분들 마음편히 둘러보세요. 


물론 일주일내내 이러는게 아니라 기존 스케줄 유지 하면서 심적관리를 하라는 거, 사실 이런 글 안읽으셔도 잘 하고 계실 거에요. 마냥 모의고사 마구잡이로 풀거나 오르비 볼 시간에 어떻게 해야 수능에서 나올 문제를 맞출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도 있으면 좋구요. 



불안함만 있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냥 학원 선생이 갑자기 열폭해서 글쓰고 간다고 생각하세요… 그럼이만 가겠습니다! 

힘내십쇼 마법사님들 전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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