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학생에게 있고 문과 학생에게 없는 독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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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과 학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개념, 공간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인 공간 추론능력이 대체로 문과 학생보다 낫습니다. 비유적으로 문과 학생은 색을 겹쳐 칠하여 완성하는 회화와 같이 언어가 연상시키는 개념들을 서로 합하고 구분하는 능력이 나은 반면, 이과 학생은 서로 겹칠 수 없지만 쌓을 수 있는 레고블록으로 어떤 형태를 만들어 내기에 능한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네 개의 레고블록 A, B, C, D를 AB, CD로 붙인 다음 B와 C를 붙이면 맨 위의 것은 A이고 맨 아래 것은 D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이해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 B형 26~27번(홀수형)에 출제된 지문을 문과 학생들이 읽을 때 (비록 틀리지 않았을지라도) 제대로 지문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과라도 이과식 읽기 또는 이과 영역의 글도 잘 읽어야 합니다. 이과, 문과의 구별과 한쪽에 치우친 능력은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읽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조금 더 설명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늘 너무 글이 길다고 하셔서, 다음 글에서 수능 지문을 예로 들어 다시 한 번 설명하겠습니다.
상황모델(situation model)
상황모델은 학문적 독해(이전 글 참조)에 도달한 사람이 글을 이해한 결과 마음에 떠올리는 상입니다. 공간적 추론을 통해 상황모델을 그려낸다면 그것은 마치 어떤 장소에 가는 길을 전화로 들으면서 마음속에 경로를 그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아래 문장을 하나씩 읽으면서(한꺼번에x) 네 사람의 위치를 마음속에 그려보세요.
1. 명수는 재석 뒤에 있다
2. 명수는 홍철의 왼쪽에 있다
3. 형돈은 홍철의 오른쪽에 있다
위의 문장들을 하나씩 일어가면서 네 사람의 위치를 점차적으로 마음속에 구성하는 상이 상황모델입니다. 1~3은 독자가 네 사람이 공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관한 상황모델을 그리도록 유도합니다.
재석, 명수, 홍철, 형돈의 위치는 모두 네 사람이 상대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말하는 ‘상대적 지식’입니다. 상대적 지식은 또 다른 상대적 지식을 낳습니다(추론).
명수는 재석 뒤에 있다 ↔ 재석은 명수 앞에 있다
명수는 홍철의 왼쪽에 있다 ↔ 홍철은 명수 오른쪽에 있다
⇒ 재석의 뒤의 오른쪽에 홍철이 있다 ⇒ 재석의 뒤의 오른쪽에 홍철이 있다
만약 사람의 위치를 x, y 좌표 선상에 둔다면 어떨까요? 좌표도 위치의 상대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한 사람의 위치를 언급할 때 다른 사람을 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좌표에 익숙하고 추론하는 습관?(추론 능력이 좋은 or 즉각적으로 추론하는) 사람만이 추론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명수의 위치는 (2, 2)이다
재석의 위치는 (1, 2)이다
홍철의 위치는 (2, 3)이다
위의 좌표를 보고 세 사람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어떤가를 추론할 수 있나요?
올해 수능 B형 26~27번은 이와 같은 읽기-이해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실제 글 읽기에서는 공간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정치적 입장이 다른 몇 사람의 주장, 이론상 관점이 다른 학설 사이의 관계나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도가 다른 제품들의 위상 등을 다루는 글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위의 예에서 공간적 위치와 같이 상반된 개념이나 개념들의 차이를 나타내는 구조의 상황모델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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