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ngee [314134] · MS 2009 · 쪽지

2013-11-15 0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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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입시세대에 애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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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능 치른지 그새 일주일이 넘었군요. 저는 긴 수험생활을 작년 수능을 끝으로 마친 대학생입니다.
일주일간 만감이 교차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울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웃었겠죠.
그리고 논술에서 인생 대역전극을 만드실 분들도 일부 계실것이고, 면접이나 본고사를 남겨둔 학생들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피말리는 정시 헬게이트에서 길면 2달동안 고통받으실 거구요.
수능직후부터 지인들 때문에 여기에 다시 들락날락거리는데, 현 입시세대에서 수혜를 누린 일부 친구들도 있겠지만 여기에 있는 대부분의 정시러들에게는 올해도 힘든 입시가 될 것입니다.
제가 간간히 수시비중에 대해 논란을 일으킨 글을 썼었지만, 자극적으로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정시의 문이 너무나 좁아지면서 수능이라는 지나치게 '획일적'인 잣대로 대학을 결정짓는 시험에서 약간의 미끄러짐이 특히나 문과에서는 허용되지 않게 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수능이라는 시험이 참 잘 맞을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겠죠. 특히나 최상위권일 경우는 솔직한 말로 '컨디션'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약점을 덜 잡았으면 저런 소리를 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컨디션이 꽤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험이지요. 
결국 따지고 보면 언수외에서 도합 5개~6개 정도 틀린 학생들이 즐비한데, 대학문은 한없이 높기만 하죠...수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논술은, 논술을 어느정도 이상 잘 쓰면 괜찮지만 일선 학교에서 논술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논술의 원리를 꿴다고 해도 붙는다는 보장이 잘 없을정도로 경쟁률이 높죠.
어찌됐든 수시는 떨어질 가능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경쟁률이 정시와는 비교가 안되므로) 정시까지 가야하는데 정시가 택도 아니고 그 벽이 높아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사회의 인식은 변하지 않으니 재수니 삼수니 하고...청춘의 1년을 앗아가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그 부담감과 슬픔...

누군가는 올해 성공할것이고, 누군가는 실패할 것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노력했다면 남들이 박수치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박수치십시오. 자신이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그게 평생의 후회와 상처로 남는다면, 한 번 더 하실수도 있겠지요. 제가 현 입시세대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자신이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사회가 비정상인것이지, 여러분이 부족하고 보잘것 없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적인 발언을 한 번만 하자면, 기독교에서는 '너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성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지 않고, 너가 어떻든 상관없이 너란 존재 자체가 귀하다'라고 가르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수능잘보게 해달라는 수능기도회 같은 것은 사실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기독교에 거부감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귀한 존재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상처가 되더라도 앞으로 전진해나가세요. 저도 아직 어린놈이지만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으니 입시따위에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마음고생하시더라도 힘내서 다시 일어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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