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아들러 [903721]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1-06-18 14: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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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과외생 6평에서 성적 수직상승시킨 비문학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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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태도


한 문장 한 문장 명확히 이해한다. 문지르고 넘어가는 순간 그 문장이 선지로 나와 반드시 나를 곤란하게 만든다.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읽어야 한다.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일수록 ‘속도’에 집착한다. 속도는 신경 쓰지 않을 때 비로소 잡히는 것이다. 추상적인 문장, 처음 보는 내용일수록 무조건 속도를 늦추고 차분히 읽는다. 이해가 안가는 문장은 2,3번 읽어서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된다면 밑줄 치고 넘어간다. 


요즘에는 이해하지 않으면 아예 선택지에서 비빌 수도 없게 문제를 낸다. 예전에는 지문에 있는 문장이 그대로 선택지에 나왔지만 요즘 모의고사, 수능은 절대 그렇게 내지 않는다. 2022학년도 (가)지문. 6번에 1번 선지를 보면 '바나나와 그 그림자는 서로 다른 시공간적 궤적을 그린다.'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지문에는 그런 문장이 없다. '시공간적 궤적'이라는 단어를 이해하고 있어야만 쉽게 이 선지를 지울 수 있었다. 이제 서치의 시대는 끝난 것이다. 강사들이 한 때 지문에 여러 기호들을 표시하면서 서치하면 된다고 가르쳤지만 이제 그 시대는 막을 내렸다. 


우리가 비문학을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정보가 너무 많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데,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정보가 많다는 착각 속에서 글을 읽기에, 글이 어려운 것이다. 문장을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글을 읽어야 하는데, 우리는 ‘기억’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만약 이러한 생각으로 글을 읽으면 한 지문만 해도 10개 이상의 문장을 기억해야 하는데, 이것은 컴퓨터가 아닌 이상 불가능이다. 이해하면 저절로 기억된다는 것을 믿고 강박을 내려놓아라. 



구체적인 태도


위 내용들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좀 더 세부적으로 태도를 교정해야 한다. 


단도진입적으로 말해서 가장 큰 틀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2개. ‘축자적 의미’와 ‘정의된 개념’이다. 


먼저 ‘축자적 의미’라는 것은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사실주의 미학은 형이상학적 이원론에 근거하여 존재와 진리의 참모습을 모방하는 것을 예술의 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재현의 미학이었다. “ 축자적 의미를 동원하면 이 긴 문장을 외우지 않아도 된다. 사실/주의 라는 단어 안에 저 의미를 집어넣는 것이다. ‘존재와 진리의 참모습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재현의 미학’이라는 점에서 ‘사실’주의라고 말한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적으로 모방하고, 재현하는 사상이니까 사실주의라고 이름 붙였나 보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라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정의된 개념은 글 안에서 글쓴이가 정의해주는 개념을 말한다. 글을 읽을 때 정의된 개념이 나오면 반드시 머리속에 각인 될 정도로 섬세하게 읽어야 한다. 정의된 개념은 특정 형식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항상 “성문법이란 ~~” 이런 식으로 정의된 개념을 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문장을 같이 보자.


“이때 진리연산은 요소명제들로부터 진리함수가 만들어져 나오는 방법이며, 진리연산의 결과는 복합명제가 참이 되거나 거짓이 되는 조건을 말해 주는 진리조건이 된다.” 이 문장에서 00란 ~~이다. 형식의 문장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정의된 개념이 2개나 등장했다. 진리연산의 정의된 개념, 진리 조건의 정의된 개념. 이렇게 정의된 개념은 다양한 문장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다음으로 말할 좀 더 세부적인 개념은 ‘대화하며 읽기’, ‘부연설명 만들어 내기’, ‘문장의 재구성’, ‘이미지화’, ‘특수한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 ‘비슷한 단어들이 주는 혼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뇌절 상황’, ‘이해한 척하려는 인간의 본성’ 이다. 전혀 어렵지 않고, 사실 우리가 당연히 이렇게 읽어야 하는 것들이고, 1등급들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개념인데 내가 정리해서 이름 붙인 것에 불과하다. 이 개념들을 지문을 읽으며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경지에 다다랐을 때 하산해도 된다. 


대화하며 읽기

‘대화하며 읽기’라는 개념은 축자적 의미를 동원해보면 그 뜻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글을 읽으면서 계속 필자에게 말을 걸라는 의미이다. 글을 쓰는 사람도 글을 읽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이게 궁금해지겠지?’라고 생각하고 글을 쓴다. 근데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냥 막 읽는다. 공감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고 그냥 계속 정보를 달라고 말하며 달린다. 


왜 대화하는 태도로 글을 읽어야 하냐면, 그렇게 읽어야 문장이 머리속에 더 잘 박히기 때문이다. 한 문장을 읽고 “근데 왜 그렇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뒷 문장에서 ‘그 이유는’, ‘왜냐하면’ 이라고 설명해주면 그냥 글을 읽는 것보다 글이 기억에 더 잘 남는다. 


부연설명 만들어 내기

‘부연설명 만들어 내기’ 라는 개념은 최근 시험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요즘 시험들은 글의 길이를 줄이고 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글이 너무 길어서 시간내에 풀기가 어렵다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가원은 글의 길이를 줄여줬다. 근데 문제는 글의 난이도는 더 올라갔다는 것이다. 글의 길이를 줄이면서 ‘부연설명’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바젤 Ⅲ 협약이 발표되면서 자기자본에서 단기후순위 채무가 제외되었다.” 라는 문장을 써 놓고, 왜 제외되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이유를 생각해내야 하는 문장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글을 읽을 때는 항상 부연설명을 만들어내는, 이유를 생각해내는 연습이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해낸 이유가 맞고, 틀리고는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왜? 나에게는 그냥 저 문장을 납득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단기후순위 채무’가 없어진 이유를 ‘아 단기후순위 채무는 안정적이라고 보기에는 좀 불안해서 자기자본에서 빠졌구나’ 라고 생각하든 ‘단기후순위 채무는 계산하기가 어려워서 자기자본에서 빠졌구나’ 라고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냥 적당히 말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정 안 떠오르면 그냥 밑줄 치고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수능장에서 최대한 이유를 만들어 내기 위해 평소에 이렇게 이유를 붙여서 이해하고 넘어가는 연습을 하자는 것이다. (이유를 만들고 넘어가는게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또 기억하는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장의 재구성

‘문장의 재구성’이란 개념은 문장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내가 선지로 갔을 때 잘 기억이 나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에 크나큰 효과를 끼치는 것은 형벌의 강도가 아니라 지속이다.” 라는 문장을 보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지 말자. “아 그러니까 사람을 불로 태워서 죽이는 화형보다 평생 광산에서 땅 파며 살게 하는 것이 더 인간의 정신에 큰 효과를 끼친다는 말이구나”라고 문장을 재구성하고 넘어가자. 한 번만 해보면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 선지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화

‘이미지화’라는 개념은 과학지문, 기술지문을 읽을 때 매우 효과적인 개념이다. 말 그대로 문장을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바꾸라는 의미이다. 


“진핵세포의 세포질에는 막으로 둘러싸인 여러 종류의 세포 소기관이 있으며, 그중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활동에 필요한 생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


위 문장을 읽었을 때 머릿 속에는

이런 그림이 떠올랐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 정확하게 저런 그림을 떠올리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저 그림과 어느정도 비슷한 이미지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읽어야 지 글이 입체적으로 읽힌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항상 반문이 들어온다. 아니, 세포, 박테리아 이런 건 배경지식 아니냐? 처음보는 내용은 어떻게 떠올리냐? 이과생한테 유리한 거 아니냐? 답해주겠다.


먼저, 평가원은 우리가 역대 기출 문제를 다 풀고 완벽하게 분석했다는 전제 하에 문제를 낸다. 즉, 이전 기출 문제에 나왔던 개념들은 배경지식으로 가지고 있어야 시험을 쉽게 풀 수 있다는 말이다. 교수들은 세포 관련 지문을 기출에 이미 한 번 냈었기 때문에 다음 번 세포 지문을 낼 때 세포와 관련된 세부적인 서술을 생략해버린다. 이 말은 무슨 말인가? 문제를 내는 교수들이 우리에게 기출문제에 나온 개념 정도는 배경지식으로 가지고 있어야 함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세포 지문을 대비하기 위해서 누구나 생1, 생2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출에 나온 세포 관련 개념들은 빠싹하게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처음 보는 내용을 상상하라고 문제로 내는 경우도 있다. 2019 학년도 키트 지문이 그 예이다. 이전에 키트와 관련된 지문은 출제되지 않았었다. 그런데다가 상상하기도 굉장히 어려웠다. 고3이 진단키트를 알고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 가.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것이 모의고사라는 것이다. 수능에서는 상상해야 하는 처음 보는 내용을 낼 때 절대로 키트 같은 어려운 내용을 넣지 않는다. 2021 학년도 수능을 보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쓰이는 모델링, 렌더링 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이전 기출에 나온 적이 없었으며 처음 보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1,2 등급의 독해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나 무리 없이 상상할 수 있도록 글을 썼다. 


그리고 이것은 절대 이과생에게 유리하고 문과생에게 불리하지 않았다. 이미지화 하는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충분히 풀 수 있도록 냈으며 이과생이라고 해서 이해가 더 빨라지는 문장이라던지, 개념이라던지 이런 것은 내지 않았다. (2019 학년도 수능은 이걸 어겨서 평가원장이 대대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었다.)  


이번 2022학년도 6평 pcr 지문도 과한 이미지화를 요구한다. DNA같은 개념은 기출 되었었지만, PCR을 설명하는 과정이 이미지화 하기 너무 어려웠다. 수능은 절대 이렇게 내지 않는다. 명심하자.


자, 그래서 정리하자면 첫번째, 기출에 나온 내용들은 배경지식으로 외워야 한다. 두번째, 기출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이미지화 하는 연습을 해야 수능 장에서 새로운 내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그러니 기출 보면서 이미지화 하자. 그럼 지문도 잘 외워지고, 상상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 


특수한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

우리가 글을 읽을 때 항상 ‘특수한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있다. 하지만 자주 간과한다.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먼저, ‘다만’이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쉽게 지나칠 단어가 아니다. 특수한 상황임을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예외 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 교수들은 예외를 내기 좋아한다. 문제에서 슬쩍 넣어 놓으면 애들이 눈치 못 채고 자주 틀리기 때문이다. 보통 법지문에서 다만은 아주 큰 파괴력을 가지는데, 법은 예외가 중요하고 또 많기 때문이다. 2020학년도 9평에서도 “다만 간접점유에 의한 인도 방법 중 점유개정으로는 선의취득을 하지 못한다.” 이 문장이 가장 어려운 문제를 푸는 핵심이었다. 


‘필수적으로’ 라는 말도 엄청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하니, 조건 같은 것을 물어보는 문제에서 분명히 활용된다.   


‘차례로’ 라는 말은 많이 간과하는 말인데, 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순서를 지정’해주는 말이기 때문에 엄청 중요하다. 랜덤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 일정하게 규칙이 부여되어 있다는 말이다. 캐치하고 넘어가야 한다. 


‘바로’라는 말 중요하다. 곧 바로, 지금 당장 시행한다는 말이니까 문장 속에서 이 단어에 방점을 두고 읽으면 의미 파악이 쉬워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여러’라는 말도 중요하다. 하나인지, 두 개 이상인지 파악하는 것은 정말 기본이다. 


‘모든’이라는 말은 범위를 지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매우 특수한 상황이기도 하다. 


‘항상’이라는 말도 굉장이 중요하다. 언제나 그런 것이니까 어느 경우에도 고려하면서 글을 읽어야 한다. 

‘고유하다’ 정말 중요합니다. 고유하게 그 대상만 가지고 있다는 걸 나타내는 말이니까. 문제에서 활용하기 좋다. 2018학년도 6평 DNS 스푸핑 지문을 보면 ‘고유 IP 주소를 가져야 한다.’라는 문장을 활용해서 오답률 높은 문제를 만들었다. ‘고유하다’라는 말이 나오면 특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관심을 줘야 한다. 


위 단어들 말고도 특수한 상황임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모두 중요하다고 봐줘야 한다. 평가원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내용을 틀어버릴 수가 있다. 또 단어 하나로 부연 설명하는 문장을 빼 버릴 수도 있다. 단어는 그만큼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비슷한 단어들이 주는 혼란

말 그대로이다. 글에서 정의된 개념들이 비슷하게 생겼으면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산’과 ‘지방질’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둘 다 한 글자밖에 다르지 않아서 헷갈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읽는 당시에는 이게 헷갈릴 지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는 지방질이랑 지방산이랑 헷갈릴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새 문제를 풀 때 지방산을 지방질이라 생각하고 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내가 모르는 개념들이 나올 때는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한다. 지방산을 이해하기도 힘든데, 지방질을 또 이해하고 끌고가야 하니 헷갈리기는 더 쉬워진다. 


의식적으로 관심을 줘서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뇌절 상황 

뇌절 : 뇌가 전다. 뇌가 절어버려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 경험은 시간 제한이 없이 공부할 때보다 시간 제한이 있고, 어려운 문장을 빨리 이해해야 하는 상황일 때 자주 발생한다. 1등급 학생이라고 해서 뇌절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등급은 뇌절할 만큼 어려운 문장을 만나도 결국 문제를 맞춘다는 점에서 다른 등급의 친구들과 다르다. 


우리가 수능장에 가서 비문학을 읽을 때 모든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베스트인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국어 100점을 맞는 친구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매우 긴장되기도 하고, 내용 자체도 어렵기 때문이다. 나 또한 2021 학년도 수능 법지문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문장들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전부 맞췄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 까? 


일단 뇌절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간단히 말해서 ‘도대체 뭔 말이야?’하는 상황을 말한다. 


다만 간접점유에 의한 인도 방법 중 점유개정으로는 선의취득을 하지 못한다.”


위 문장을 읽고 단번에 “아 당연하지” 라고 말할 수 있는 수험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3,4,5 등급은 그냥 눈으로 쓱 훑고 지나가고 1,2 등급은 시간을 들여서 2,3번 더 읽어본다. 하지만 위 문장은 왜 그런지를 이해하려면 상당히 배경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1,2 등급 친구들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우리는 이해를 못해도 문제를 맞춰야 한다. 가장 베스트인 상황은 수능 날 마주칠 지문에서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하나도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기출분석을 한 친구라도 반드시 2,3 문장 정도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가를 말해주겠단 것이다. 


일단 원칙은 ‘이해 못하면 외우기라도 한다.’이다. 근데 이해 안가는 문장을 지문 다 읽는 동안 끝까지 외우고 있는 것이 쉬운가? 수능장에서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스킬이 필요하다. 


일단 이해 못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말 그대로 내가 지금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인지’하고 넘어가란 것이다. 그렇게 읽고 문제로 가면 내가 이해 못한 내용이 나왔을 때 “어? 이거 아까 내가 고민했던 내용인데?” 하면서 눈이 자연스럽게 바로 지문에 있는 내가 이해하지 못한 문장으로 가게 된다. 이렇게 기억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더 정확하고 빠르게 기억하기 위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한 문장에 밑줄을 그어둔다. 문장이 길다면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만 밑줄을 그어도 상관없다. 그렇게 밑줄을 그어두면 나중에 문제에서 관련 내용을 물어볼 때 쉽고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 이렇게 수능 날 이해되지 않는 문장에 대처한다. 


여기서 착각하면 안되는게 “아 그래 수능장에서 모르는 문장 나오면 밑줄 긋고 넘어가면 되겠네”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수능장에서 이해 안 되는 문장이 하나도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한 지문에서 밑줄 쳐야 하는 문장이 2개를 넘어가면 사실 그 지문은 다 맞추기 힘들다고 봐야한다. 


이해한 척 하려는 인간의 본성

인간은 오랜 기간 부족 사회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 부족에서의 퇴출은 죽음을 의미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부족에서 무시를 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순간 나에게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인간은 무리 속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 하고, 똑똑하고, 힘이 세보이는 것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의 본성이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시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려운 말을 쏟아부어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듯이 행동하고, 어려운 글을 읽거나 영상을 볼 때도 계속 ‘이해한 척’하려고 한다. 


독해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러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내가 지금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해한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정말 예민하게 경계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가장 똑똑하다”라고. 우리도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BIS 비율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자본 비율을 설정하여 궁극적으로 예금자와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바젤위원회에서 도입한 것이다. “


라는 문장을 읽고 이해한 척하기를 멈추라는 것이다. ‘BIS 비율’이 뭔지, ‘재무 건전성’이 뭔지 ‘자기자본’이 뭔지, ‘예금자’가 뭔지 ‘금융 시스템’이 뭔지 이해하지 못했으면 고개를 끄덕이지 말라는 말이다. 함부로 납득해주지 말아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철저하게 궁금해하고 납득하기를 미뤄라. 


+TIP


국어에서 어휘의 중요성

국어에서 어휘력은 독해력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어휘력이라는 것은 ‘단어의 쓰임을 아는 능력’이다. 이 단어가 어떤 문장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근데 우리는 어휘력이 부족해도 단어의 뜻을 찾지 않는다.

그 이유는 위에서 소개했던 개념 중 하나인 ‘이해한 척하려는 인간의 본성’ 과 ‘귀찮음’이 있다.

사실 모르는 단어는 많은데 그 단어를 일일이 다 네이버에 검색해서 찾아본다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하다 보면 단어 검색을 하다가 유튜브를 볼 수도 있고 노래를 듣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검색하기를 꺼린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공책을 한 권 사고, 그 공책에 공부하다가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모두 적어 둔다. 그리고 공부가 마무리될 시점에 휴대폰으로 각 단어의 의미를 검색해서 공책에다가 적어 둔다. 이렇게 어휘력도 신경 쓰면서 공부를 해야 성적이 빠르게 오른다. 안 그러면 무조건 나오는 2점짜리 어휘 문제에서 계속 틀리는 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과외생에게 해주던 말들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반말로 글을 썼습니다. 혹여나 말투에 불편함을 느끼실 분들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그저 ‘내용’에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긴 칼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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