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들은 화학을 잘해 [97736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3-31 0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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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자세)수학 100은 어떤 자세를 요구하는가? 분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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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100이라...쉽지 않지요. 분명 엄청난 대치동 어둠의 스킬이 필요해보이는 타이틀입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지방에서도 수능 만점자들은 자주 나옵니다. 인강 시장 활성화 전에도 자주 그래왔습니다. 이게 '노력'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될까요? 분명 대치동이 컨텐츠나 강사의 수준은 더 높을 텐데...


물론 인강도 필요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30%의 보조 도우미 개념일 뿐, 절대 본인의 공부량보다 앞서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2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인강의 도움이 있었으나, 제 생각에 제 수학 실력에 인강이 미친 영향은 최대 15%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사이트들의 해설강의들 정도입니다. 공부하는 자세와 엉덩이는 혼자 기릅시다. 나태해지는 본인을 부끄러워 할 줄 안다면 수학 독학 100도 저세상 꿈은 아닙니다.


인강이 도움이 된다면 100%의 빨아먹기 실력을 발휘해 쪽쪽 빠셔서 단물 안 남을 때까지 그 강사의 수업을 음미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 강사들의 스킬들마저 대부분은 혼자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고등수학의 1문제를 접근하는 제 방식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모든 논리를 '혼자' 매듭 풀듯이 풀어내는 제 방법을 써 본 것. 제 옆에는 2년 전 수능 30번(답 64, 좀 쉬웠지만...)을 30초만에 암산 때려 풀어낸 '미적분의 석탄', 그야말로 수능계 화석이 1명 있습니다. 저는 이 친구와 풀이 방식과 공부법이 완전히 동일하니, 나름 제 방식이 외딴섬 얘기는 아니리라 확신합니다. 이 글을 읽고 본인의 수학 실력이 '대충'과 '해설지, 그리고 '100분 말고 300분'에 쌓인 사상누각이지는 않은가 충분히 고민해보시고 올바른 '자세'를 습관으로 들이시길 바랍니다.


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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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 1. 분석 시, 킬러 문제를 한자한자 백지 노트에 필사한다. 


문제를 천천히 음미하세요. 미적이든 기하든 확통이든 수2든 수1이든 중학수학이든 뭐든 다 필요없고 고등수학 내의 <수학>은 문제 안에 답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채 수능날 문제는 건성건성 읽은 채 바로 풀이에 들어가니까 꼭 조건 하나를 빠뜨려서


"미지수가 안 사라져요, 전 수학 벌레인가 봐요 ㅠㅠ"

"왜 안 풀리지, 개념 회독 한 번 더해야지."

"내가 듣는 인강 강사의 잘못이야, 갈아타자. 낼부터 시작!"


이 ㅈㄹ 떠는 종자들 덕에 수능 수학 인강계 강사들이 돈을 더 잘 법니다.


수학 실력의 핵은 당신 내부에 있으니 절대 외연에 탓을 돌리지 말아요.


PHASE 2. 암묵지를 형식지로 끌어내자!


1번에서의 문제 음미의 시간을 충분히 즐겨도 5분도 안 지나갑니다. 킬러 풀 때 30분씩 들이는 그 기회비용을 줄인다고 생각 ㅎㅎ.


음미가 끝났다면 이제 문제에서의 힌트들이 당신의 암묵지에 새겨졌을 것입니다. 그 암묵지를 형식지로 끌어내세요. 본인이 가장 잘 보이는 방식으로 힌트들을 조합해 간단하게 재정리하기?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 30번의 (가), (나) 조건과 괄호 조건 이후 툭툭 던져지는 상수 힌트들을 조합해 형식에 맞게 정리하라는 뜻.


ex. 인수 정리로 3가지 변수 힌트들 4줄 안에 정리하고, 하나의 공식으로 조합하기(171130)


171130의 1페이지 풀이인데,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풀이의 앞 3줄은 변수 힌트들을 '형식지 끌어내기'한 것이며, 이를 4번째 줄에서 인수 정리를 활용해 하나의 식으로 조합했습니다. 뒤에 서술하겠지만, 이런 능력은 철저히 '개념'에 있으니, 명심하십시다.





PHASE 3. '개념 완강'하셨나요? 평가원 88이 순조롭게 안 나오신다면 개념 완강 못하신 겁니다. 빈틈! 다시 개념하십시오.


딴 얘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고등 수학 문제가 '좋은 수학 문제'인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필자는 풀이를 써내려갈 때 논리가(본인의 표현으로는 PHASE가) 몇 개나 조합되어 있는지를 가장 먼저 살핍니다. '산수'라는 논리 하나로 30번 문제 하나를 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킬러급 문항(수II와 미적분, 기하)에서 출제자들이 보는 중요한 논리들은 다행스럽게도 정해져 있는 편이고(수능 수학 자체가 한정되어 있어서 그렇다, 대학수학부터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 오해하지 말자.) 이 논리들은 다름아닌 '쉬운 개념'의 복잡한 점철로 숨겨져 있습니다. 출제자가 숨겨놓은 이 논리를 먼저 파고드는 자가 적절한 산수와 패턴 조합을 통해 승리의 깃발을 거머쥘 수 있는데....


위의 PDF 풀이를 다시 보시죠. 5번 줄과 6번 줄은 기출 회독하시면 누구나 아는 접점에서의 식 정리입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저걸 본다는 건 이미 탈수험생이죠. 그러나 여전히 풀어낸 300여 명이 있습니다. 그 300여 명은 다름아닌 꽉 찬 개념으로 승부를 봤을 것입니다. 하물며 그 외 문제들은? 무조건 개념이 완강이라면 시간 제한 없을 때 혼자 풀 수 있어야죠. 도저히 못 풀겠다? 개념이 1도 안 되어 있는데 킬러에 덤벼드는 건 순서가 잘못된 것이니 스스로를 다시 평가하십시오.


앞 문단에서 30번급 난도의 문제가 개념들의 조합으로 풀어내는 논리 싸움임을 보여드렸으니, 그외 비킬러 문제들도 당연히 개념 싸움임을 눈치채셨기를 바랍니다. 



작년 수학 수능 나형 20번의 경우를 보면 중요한 논리는 개형 추론을 통한 유일성 함수 추론. 또는. 간단한 적분 이후의 한 변수 정리. 그리고 간단한 산수. 이 3가지뿐이었습니다. 이보다 복잡하게 풀이를 늘어놓는 강사는 아마도 없을 테고, 그럴 필요도 없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작년 나형에서 소위 '킬러'로 분류되고 있는 건 작년 나형 수험생들이 논리 없이 덤벼들다가 시간만 날리고 NGD해대신 거죠. 고작 20번 객관식 주제에 약 35만 문과생들의 정답률이 21%에 수렴한다면 제대로 푼 사람은 4300명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건데, 그만큼 수학 공부한 '척'한 문과생들이 많았다는 것으로 저는 판단하겠습니다. 이런 문제가 고맙게 객관식이면 정답률이 30%는 나와야지... 


조건의 수식화 이후 개념 공부를 통한 논리 끌어내기가 수능 수학의 본질임을 강조했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6월까지는 오르비 퀄 높은 자작 문제, 아니면 퀄 낮은 킬러 모방 문제들은 거들떠보지 마세요. 요즘 N제 뭐 풀까요하는 글들 많은데, 저는 N제 사지도 않았습니다. 옆의 이 친구랑 6월 끝나고 반디앤루니스 가서 살 겁니다. 본인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면 개념을 익히고 또 익히며 준킬러까지의 난이도 문제만 계속 푸세요. 작수 기준으로 미적 킬러 2문제, 확통 2문제 정도, 기하라면 공간벡터가 사라진 지금 그 이외 1문제 제외하고 풀어놓으라는 의미. 대신 ㅈㄴ 빡세게. 


본인이 수학 실력 필자랑 필자 친구보다 좋다고 느끼는 현역 허수들은 그 방식 그대로 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하스스톤 애자인 이 친구는 수학 현역 올타임 만점이고, 저는 수능날 확통 29번 제외 모두 만점입니다. 인강 스킬만 파면 된다? 저보다 스킬 많이 알고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PS. 수학 1등급이나 만점을 꿈꾸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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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킬러 외의 문제를 풀고 기본 개념들을 암기하며 암묵지와 형식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능력을 만드는 순간 킬러는 옆 친구들보다 훨씬 쉽게 풀리는 문제로 바뀌어 있을 테니 나를 믿어라. 한 번만.


PHASE 4. 산수 실수는 절대 해서는 안 된 다.


이제 당신은 개념도 완벽하니 수능날 4문제 빼고는 다 맞출 수 있습니다. 개념이 완벽하면 작수 기준 20,21,29,30 제외하고는 실수 ㄴㄴ. 


하 지 만


산수 실수는 치명적. 필자의 수능 수학 만점과 96을 가른 변수. 계산 실수가 많다면 그건 그것대로 스스로 단련해야죠. 실수도 실력이니까. 계산 실수가 많다면 계산용 문제 뽑아 푸셔야 합니다. 2점 3점 틀리는 거, 그거 농담조로 틀린다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습관이거든요.


PHASE 5. 이제야 인강 강사들의 도움을 받을 때가 왔네. 


논리가 잘 구축되어 있기만 해도 킬러나 비킬러나 상관없이 독학으로 승부 가능합니다. 


그 러 나


스킬을 스스로 연구하고 자신의 방법론대로 푸는 방식이 버거운 사람들이 있을 테지요. 수학이 체질인 사람들도 더 쉬운 방법을 놓치고 있을 수 있으니, 이젠 인강 강사의 수업을 듣고 부족한 킬러 풀이법을 다스려주면 됩니다. 이건 당연히 좋은 공부법이죠. 좋은 풀이가 있으면 아이템 모으듯이 모두 체화하는 겁니다.


FINAL PHASE 6. 나머지는 운이다. ex. 문제 푸는 순서, 시험 전 본 그래프 개형.


'운'. 이거 아무에게나 오는 게 아닙니다. 필자의 다른 글들도 정독한 오르비언들이라면 알 것입니다. '운'은 준비된 자의 몫이지, 징징대는 랜덤 다수의 몫이 절대 아니니, 노력합시다.


절 대 로 다수의 몫이 아닙니다.


틀릴 수 있습니다. 3월부터 해서 3,4,6,7,9,10,11 7번의 현역 모의와 그외 다수 사설 및 오르비 모의들을 다 맞는 게 19,20의 나이로 어렵긴 합니다. 쉽다고 얘기한 적 없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항상 한 가지만은 여전히 외칠 수 있습니다.


수학 88까지는 자력으로 충 분 히 가능하다고. (물론 화학1 50과 화학2 47도 독학 자력 가능하다고 생각함. 근데 이건 아무도 공감을 안 해줌 흐흑 ㅠㅠ...쓹...)


화요일 12시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팔로우 안 누르셨다면 팔로우 눌러주시고, 수학 만점 받으시길 기원하는 믿지 이만 물러갑니다. 있지 사랑해 ㅠㅠ!!!



다시 올려보는 투표, 수학 독학 92 가능하다.

최대 1개 선택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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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500

  2.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