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프 [811076]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03-30 22:51:37
조회수 1,219

국어 문학) 소설 어떻게 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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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국어 문학 칼럼으로 돌아왔습니다. 


크게 대단한 건 아니구요. 간단하게 읽어볼 만한 글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조아요좀 부탁해용










여러분들 전부 고전소설을 읽을 때 같은 인물의 호칭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죠?


저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사실 왜 그 호칭 정리를 잘 해야하는지는 누가 알려주질 않더라구요.


그냥 내용 이해해야하니까, 문제 풀어야하니까, 헷갈리니까


이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저도 수업준비를 하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했어요.


사실 현대소설을 읽을 땐 그렇게 안하잖아요. 


그런데 왜 유독 고전소설에서만 호칭에 집착할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소설이 어렵다고 느낄 땐 왜 어렵다고 느낄까 이것도 간단히 얘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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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소설을 뭐라고 하시는 지 아나요?


현대문학원론을 배울때 저는 이 소설을


'자아와 세계 간의 대결'이라고 배웠습니다.


이건 현대소설이든 고전소설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는 일반적으로 주인공이고, 세계는 주로 다른 인물들입니다. 자신의 내면 세계일 수도 있겠지요.



이 얘기를 왜하냐?


일단 소설에서 갈등이 핵심이 되는 이유는 사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그 스토리는 사건의 진행을 수반합니다.


인물 사건 배경할 때 그 사건이요.


그런데 고전소설에서는 이 사건이 주로 '외적 갈등'으로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홍길동전을 읽을 때 우리는 홍길동이 고난을 극복하고 율도국을 세우는 데에 집중하나요? 


아니면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그 심리에 집중하나요?


당연히 전자입니다.


홍길동전 외에 여러분이 아는 고전소설 몇작품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아마 대부분이 외적 갈등에 주목할겁니다.


맨날 주인공이랑 누구랑 싸우고 누가 주인공 괴롭히고 전쟁하고...


이런 내용들이죠?


결국 고전 소설의 사건은 '외적 갈등'입니다.


즉 인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인물 관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이 맥락에서 나온 게 


'호칭 정리를 잘해라!' 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이렇게 가르쳐요.


별건 없습니다. 결국 호칭 정리 잘하면서 읽으라는 결론은 그대로니까요.


대신 왜 이걸 잘 정리하면서 읽어야할지 알고 보면 좋잖아요?


그리고 인물 관계 호칭 정리에만 신경쓸게 아니고 그와 관련된 사건에도 주목해주면 더 좋겠네요 ㅎㅎ


외적 갈등이 중요한 걸 알았으니까요!





그럼 조금 넘어가서 현대소설을 한 번 살펴봅시다.



많은 분들이 현대소설을 읽을 때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라고 합니다.


이거는 왜그럴까요?



대충 눈치 채셨나요? 


네 고전소설에 비해서 인물의 내적 갈등에 주목하는 작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작품들은 대부분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문들일 거예요.


대표적인 게 최인훈의 '광장'이라는 작품입니다. 실제 기출이기도 하구요.


그럼 이런 건 왜 어려울까요?


사실 내적갈등은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자기가 고민만 해도 내적갈등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치킨도 먹고싶고 피자도 먹고싶어요.


이걸 소설로 표현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나는 배고프다. 치킨이 먹고싶다. 피자도 먹고싶다. 뭘 먹아야할지 고민이 된다."


하면 독자 입장에서 어때요? 재밌나요?


재미없죠.


그럼 이걸 재밌게 하려면 어떻게 하겠어요?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고 예술적인 언어로 표현할 겁니다.


그렇다보니 우리 입장에서는 난해하다고 느껴지고 문제가 어렵게 다가오는 거죠.


다시 예시를 한 번 들어볼게요.


"나는 지금 배고프다:


"나는 찢어질듯 고픈 뱃가죽을 부여잡고 천근같은 시곗바늘이 조금이라도 빠르게 달려가길 간절히 바랐다"


어떤게 읽기에 조금이라도 재밌나요?


후자겠죠? 이런 맥락입니다.


이렇게 하면 현대소설에서도 우리가 왜 인물의 심리에 주목해야하는지 조금 더 납득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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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엄청 신기한 내용을 다룬 칼럼은 아닙니다만, 여러분들이 공부할 때 왜 그렇게 작품을 읽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썼습니다.



요약


1. 고전소설은 인물 사이에 일어나는 외적 갈등이 중요해서 호칭 정리를 잘 해야한다.


2. 현대소설은 인물의 내적 갈등이 중요한데 이 표현을 알아듣기 어려워서 작품을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인물의 심리에 주목하면서 읽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입니다.



다음에는 영상 안정화 기술 해설로 돌아올게용


ㅃㅃ





조아요안눌렸다고요?





rare-제2 연평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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