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t [103386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3-12 23:15:43
조회수 1,291

독서가 문제였던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재수생의 느낀점 (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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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질적인 느낌임


그나마 수학이 개념은 꽤나 간단-> 문제로 익힌다 의 구조라서

구조적인 유사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수학도 문제에서 배워가는 게 많다는 점에서 좀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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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쯤 되었을 때 국어가 막히기 시작했는데


(아마 02년생들은 알거다. 전국에 만점이 한자리수 밖에 없었던 전설의 모의고사?)


모의고사를 치고 사상 처음 보는 점수인 70점대를 받아보고 놀랐다.


"오 내가 이렇게까지 못했구나"


그때 당시도 평가원 기출은 조금씩 봤지만 


안본 지문도 있었고, 기출분석의 중요성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국어는 다른 과목들에 치여서 그대로 내 약점이 되었다.


국어의 첫걸음은 사실 "눈뜨고 읽기" 인데, 그걸 난 고2때도 못했던거다. ㅋㅋㅋ


그래서 "오 읽으면 되는건가?" ㅇㅈㄹ 하면서 고3 3모를 보았다.


그러나 내 고3때의 3모는 그냥 집모의였기에, 엄마를 단순히 속이면 되는 일이었다.


80대 초? 점수가 나왔는데 92인가 93으로 포장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시험장 가서 (빡시게) 읽으면 어케든 풀리는거 아닌가 뭐 문제는 없겠지"


그래서 그렇게 의미없는 기출분석이 지나가다 김상훈 t의 독서론을 듣고


"오 독서는 양립이 나오는구나"


이거 하나 딱 잡고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물론 그 당시의 나에겐 도움이 되었다.


내가 진짜 바보같은 이유는,


"양립"과 "일관성", "차이와 공통점"


와 같은 항목들은 


그냥 "구조독해"의 허상인줄 알았다는 것.


물론 수능장에서 작동하는 읽기 방법은 말그대로의 독서,


즉 "그읽그풀"이다.


그런데


1등급 이상의 독해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내가,


(모호하다면 이렇게 보자. 자기 ㅈ대로 읽어도 점유소유 지문이 뚜렷하게 들어오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글을 쓰는데 당연히 쓰일 수 밖에 없는, "일관성"과 "차이 및 공통점"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이건 정말 문제였다.


흔히 말하는 "구조독해" 충이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평가원의 "좋은" 글, 즉 엄청나게 잘 짜여진 글이 갖출 수 밖에 없는 저런 항목들을,


그냥 무시하고 본인의 "독해력"을 근본부터 끌어올리겠다고?


이건 내가 거만했다, 혹은 안일했다 라는 말밖에 못하겠다.


그래서 재수생이 된 지금은 


좋은 글의 여러 특징들을 공부하며 (물론 다들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정말 잘 읽는 사람들은,

굳이 저런 방법론이 필요없다. 사실,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이미 저런 질서가 몸을 지배하고 있는것이라 생각한다.)


철저히 흐름을 파악하며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느낀 것은,


독서는 다른 과목들처럼


"개념+ 익히기"


의 끝이 아닌,


"수능장에선 어떻게 읽을까"


에 대한 고민들이 쌓여 실력이 되는 과목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아직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어가 약점인 많은 학생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다.


구조독해, 미시독해, 그읽그풀은 너무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수험생이라면 우리 모두 배워갈 것이 있는 도구들이니,


도구를 너무 기피하지 말면서도


도구에 치우치지도 말고


적절히 도구를 써보고 늘었다는 것에 기쁨을,


막히면 도구에 너무 매몰된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지문을 읽는 우리 현역이들이 된다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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