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탈출기)어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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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른은, 정해진 규율을 잘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내가 고등학교 다닌 시절에 체육 선생이 하던 말이다. 그가 어느날, 체육 시간에 슬쩍 다가와 내게 했던 말.
-음, 너는 사회성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아마, 그런 말을 듣게 된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내가 학교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거부했었기 때문이 아닐는지.
개학 때가 되어도, 염색을 풀지 않았었고, 남들은 다 하던 보충 수업과 야간자습을 하지 않았었고, 항상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입고 다녔던 사람이라서.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체육 선생의 입에는 ‘사회성’이라는 단어가 담겨지기 시작했을 게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를 다닐 적에는 항상 무언가 기가 죽어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학교라는 시스템이 존나 병신 같은데, 오히려 내가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병자인건가.
‘학생이 학생다워야지’라는 말을 학교 사람들에게 많이 들었다.
12년 동안. 근데, 그 때마다 나는 애매했다. 학생이 학생답다라?
음, 화장품 시장에서는 10대 향수, 립, 파운데이션, 글루터가 많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시대일진대, 단정함보다는 주관적인 개성과 매력을 머금은 사람이 학생다운 것 아닌가?
왜 화장을 하면 안 되지? 학생이라서? 그럼 교사는? 왜 교사는 염색해도 되는 건데? 아니, 더 나아가서 교사도 교복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학생이 학생다워야 한다는 말이 ‘단정함’으로 해석된다면, 교사도 교사다워야 한다는 말 또한 ‘단정함’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단정함에 그들은 없었다. 편한 사복을 입고,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리고.
그런 와중에 왜 나는 염색을 하면 안 되는 것인가. 왜 나는 교복을 입어야 하는 것인가. 너무나도 겉치레 같았다. 그래서 학교 시스템이라는 것이 진짜 악랄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고등학교라는 섬광의 빛이 나리고, 어느덧 20의 젊음이 되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진짜 어른이란, ‘정체성’이 확고하며,그러기에 또 다른 정체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 아닐까한다. 내가 가진 선천적인 재능과 색깔, 그리고 그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사상과 이념들. 그것들을 잘 머금으면서 세상을 고유한 시야로 인식해나가는 사람.
그것이 진짜 어른이 아닐까.
남들에 종속되지 않고, 내가 나를 온전히 조종하고 움직일 수 있게하는 힘. 나는 그것을 ‘어른스럽다’고 말하련다. 20대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성인을 만나왔지만, 수많은 어른을 만나보진 못했던 성싶다.
어쩌면 말이다. 사회성이 결여해있다고 욕 먹은 그 17살짜리 소년이 그 체육 선생보다도 더 어른스럽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그 체육 선생은 아직도 단정한 학생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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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게 가장 좋은거같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