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낭인 [918643]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12-29 17:18:33
조회수 15,376

8년만의 수험생활을 마치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4456857

안녕하세요.

13학년도 수능을 치고 졸업하고 회사 다니며 올해 수능을 응시한 늙은이 입니다.

출퇴근 할때 그리고 짬날때 오르비에 6개월간 들어온 습관때문에 합격한 지금도 심심할때 들어오게 되네요.

먼저 저는 13학년도에 언수외물1화2지1 순으로 98 100 91 50 44 50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생물을 안좋아하기도 했고 유망한 물리학자가 되고자 하는 꿈에 의대는 생각도 안하고 오로지 물리학쪽 과만 선택해서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포항공대 물리학, 서울대 물천 특기자 전형 불합격하고 연대 공대에 수리논술로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서울대만 바라보고 일본어 기술가정 한문 등 과목까지 챙길 정도로 서울대에 가고 싶었고 정시로도 갈 성적이었지만 연대 논술이 수능전에 치러진 탓에 납치??로 연대에 입학 한 터라 당시에는 서울대를 목표로 반수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송도에서 동기들과 재밌게 생활을보내며 등록금이 아깝기도하고 그냥 다니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2학년까지 마치고 군입대를 했습니다.

군에서 앞으로의 진로에 관해서 고민을 많이했고 그때 당시에도 잠깐 의대를 갈까 생각했지만 고3때 성적으로도 하위 지사의를 갈 수 있었는데 지금 다시 의대를 가면 내 인생에서 4년의 시간을 허비한 것이라 느껴졌고 24살에 입학하는 것이 상당히 늦은 것 같이 느껴져서 기술고시나 변리사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전역 후 저는 3점이 안되던 학점을 졸업할때는 3.7의 성적으로 마무리하며 흔히 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 중 하나에 입사했습니다.


그러나 대학 다닐때도 느꼈지만 전공이 저와 맞지 않았고 다행히 회사나 팀원분들은 정말 좋은 분이었지만 내가 이일을 30년이상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인생의 도전은 여기까지인가 이런 류의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던 차에 친구중 한명이 약대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저는 친구가 도전하는 것이 멋져보였고 친구를 만나

 어차피 약대갈거면 2년 더 투자한다치고 의대가는게 낫지 않냐라고 말을 했는데 그 친구는 그게 쉬우면 니가 해보라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말을 들은 저는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고민하면 할 수록 너무 늦은것이 아닐까? 회사를 그만두고 할 수는 없는데 너무 힘들진 않을까?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들었고 이 고민은 수험생활 내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고민 끝에 저는 정말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안하면 평생 그때 해볼걸 이란 생각이 들 것 같고 실패하더라도 시도를 해보고 실패하면 미련을 떨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으로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현역때도 영어가 부족했던 터라 매일 영어에 대부분의 공부시간을 쏟았고 전업수험생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강박증 비슷하게 모든 가용한 시간을 공부했습니다.

출퇴근 버스에서 영어듣기나 탐구문제 등을 보거나 수학 문제를 고민해보기도 했고 항상 자투리 시간마다 영어단어를 외우는 등 쉼없이 공부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목표를 이룰 수 있었고 그 뒤 많은 걱정이있긴 하지만 목표를 이룬 지금은 정말 행복하네요.


오르비를 하며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 삼수 등 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못해서 속상한 글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 많은 고민이 듦이 이해는 되지만 그런 글을  볼 때마다 저는 미련이 남는다면 하는 것이 맞고 지금 1년 2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다만 1년 2년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허무하게 의미없게 보내라는 말은 아닙니다. 인생에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20대 초반의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후회가 남지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 여러분이 고민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내일이나 모레쯤 제가 했던 과목별 공부방법 및 실패담 등을 한번 쓰고 오르비는 안하거나 가끔 눈팅만 할 것 같네요 관심있으시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