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성 터져 쓰는 글 - 고양이를 보면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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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순수함은 어느 정도 될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게되어 항우울제를 복용한 직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너무도 부끄러웠지. 아, 겉치레를 너무도 중시한 사람이구나. 내가. 음, 깊숙이 파고드는 젊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저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여 주변을 겉도는 바보였던거야.
내 사람을 학벌로, 집안으로 평가하고. 더 나아가 내 자신을 ‘레테르’로 표상하려들고, 나의 실존을 생각하기 보다 당장의 안위를 중요시했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그리는 여인의 모습을애타게 사랑하면서도, 당장의 전자식 피아노를 살 돈이 없음을 비웃었지. 까짓거 순수? 그딴게 뭐가 중요하냐고. 결국은 능력이고, 명예고, 돈이라고. 30대 초에 누군가는 람보르기니를 샀대. 나도 어서 큰 돈, 떼돈을 벌어야지. 급한 조바심이 나를 집어 삼켜버렸어.
그렇게 우울과 공황은 날 찾아왔고. 내 마음의 고통이 어디서 왔을까를 고민하던 도중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찾아왔지.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나한테 달려들더니 내 무릎 위에 앉더라. 황당해서 그 친구의 눈을 보니, 깨끗하고 청량한 하늘을 흠뻑 담고 있었어.
왜 그 친구는 내게 달려왔을까. 먹을 거를 달라고 조르려고? 아니면, 나를 좀 집으로 데려가달라고? 이유인즉,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어떤 계산적인 논리없이 나를 반겼던 거야.
내가 되고픈 자신의 모습도 그것이었는데. 누군가의 능력을, 철학을 바라봄에 있어서, 그 사람의 순수함을 중심으로 두는 것. 그래서 문학을 공부했던 건데.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아프게 된걸까. 결국, 경제와 자본이 낳은 불합리한 경쟁구도 속에서 나는 죽어가고 있던 거구나.
명예? 돈? 존나 좋지. 근데, 집착하니까 내가 다 망가지더라. 명예, 돈, 집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을 욕하면서도, 그 세상을 이겨내기 위해 역설적으로 명예, 집안, 돈이 필요했으니 오죽그랬을까. 고양이의 순수한 마음과 눈. 그리고, 처음 보는 나를 향해 다가와 나름의 인사를 건네는 마음씨.
내가 찾던 나는 저기 있었네.
다시 살아봐야겠다. 우울증과 공황을 이겨낸 후엔, 정말 순수한 마음씨를 연마하는 젊음으로. 영혼이 맑고 깨끗해져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요즘은 말이야.
사랑도, 연애도, 일도, 목표도, 꿈도. 결국은 고양이야. 그저 좋아서 달려들 때, 어떤 경제논리없이, 순수함만이 나의 무기가 될 때 비로소 그것들이 잘 이루어지는 거야.
요즘은 이 친구하고 단짝이 되었어. 나도 이 친구에게 내가 짜낼수 있는 순수함을 선물로 주고 싶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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