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단약기21)삶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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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은 외력과 내력의 서사로 요약해볼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할 것 없고, 심지어는 너무 과분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집안에서 태어난 운 좋은 나란 놈도, 남 못지않은 아픔과 고통이 오더라.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외력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일이다. 나를 종식시키려는 압박감과 강박이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그렇지만, 무서워보이는 외력도, 그를 버틸 수 있는 내력이 있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공황에 걸려 오돌도돌 떨던 날이 지나고, 이제는 약에 의지하지 않아도 행복을 자부할 수 있는 섬광이나를 비추고 있다.
무너지는 나를 막기 위해, 약을 삼킨 그 때부터, 나의 내력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력을 무찌르기 위해서. 공황이란 외력을 이겨내니, 내력이 더 굳건해지더라. 결국 삶이란, 다가오는 외력을 끝없이 이겨내면서, 나 자신의 굳건함을 다져나가는 여행이 아닐지. 그래서 외력은 겉보기엔 참으로 불합리한 것 같아보이고, 위험한 것 같아보여도, 우리 생에 꼭 필요한 힘이 되는 것.
실패를 한 청춘들에게. 어떤 외력에 그대가 버티고 있을 지는 몰라도, 단단한 내력이 있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외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 외력을 감추고, 부정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내력을 키우는 것이 합리적인 방편이다. 젊음이란 나 자신의 힘을 극대화해나가는 시기. 이 시기에 퍽 강한 외력을 만난다는 것은 그러기에 축복이자, 정상적인 절차라고 하겠다.
값싼 위로일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분명 이 실패 속에서 그대의 내력은 커지기 시작했을 거라고. 난 그것을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상에서 그대가 조금은 더 떳떳하게 살아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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