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 쪽지

2020-12-03 20:20:03
조회수 170

다들 좀 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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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이 있다면 푹 쉬고 논술을 준비하시고, 없으시다면, 당분간은 코로나와 수능의 종결로 핑계 삼아 좀 쉽시다.

너무 고생했잖아요. 결과가 어찌 되었든, 당신이 그 때 그 당시에 책상에 있었던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굳건함이 언젠가는 생에 반드시 축복으로 돌아올 테니까, 너무 염려마세요.


부끄럽지 않은 노력이었다면 괜찮습니다. 이미 젊음을 충분히 잘 살아내셨는 걸요. 다시 하든, 대학을 가든, 일단 좀 쉬고서 고민해요 우리.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세상 사람들의 빛깔에 맞추느라고, 세상의 흐름에 몸을 싣느라고, 상처가 덧나는 줄도 몰랐지요. 충분히 아파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나아가고, 정진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너무 고생했어요. 많이 힘들었지요. 지금은 세상이 다 무너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할 거고, 경우에 따라선 술에 의지하지 않고선 생을 이어가기가 힘든 수준에 치닫기도 할 테지요.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계속 일으켜 세우고, 극복해간다면, 이 시간들은 분명 색 다른 의미로 당신 곁에 머물 겁니다.


난 실패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나는 성공한 기억이 없거든요. 음, 그래요. 무언가를 이뤄본 적은 있죠. 

근데, 그건 잘 기억이 안 나요.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잖아요. 사람은 그런 동물 아닌가요? 대학 합격증을 받았을 때를 기억한다는 사람이 있지만, 정말로 묻고 싶어요. 평소에 나 자신의 존립을 문제시 할 때, 그 합격증이라는 것이 얼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


젊음으로서 나아가고, 아파하는 과정에서 결과는 몹시 중요하겠지만, 그게 다가 아닌 것 같아요. 

힘냅시다. 고생했어요. 편 들어 줄게요. 큰 힘은 못 되겠지만. 


지금은 과정을 사랑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인 것 같아요. 정말 고생했어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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