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11-09 23:43:10
조회수 245

잘자라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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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 따뜻한 눈물에 젖은 하늘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합니다. 벌써 추워지는 겨울, 옥섬돌에 스미는 추위에 흰 이슬이 내리고 누군가 사모하는 정을 그리는 시기. 무엇을 나는 잊고 살았던가. 그걸 생각코 있는 것이지요. 


추위는, 여자와, 생기와, 추억과, 기쁨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가 그것들을 잃어버린 탓이겠지요.


그런데도, 그 추위를 막아서는 자신.

그 자신만큼은 꼭 지켜내야 겠습니다. 잊지않도록, 잃지않도록.

누구보다 가까이있지만, 자칫하면 누구보다 멀어지게 될 수도 있는 존재.


그것을 잘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옥계원(玉階怨) - 이백(李白)

玉階生白露(옥계생백로) - 옥섬돌에는벌써흰이슬이내리고

夜久浸羅襪(야구침라말) - 밤깊어명주버선에추위가스민다.

却下水精簾(각하수정렴) - 방에들어와수정발을내리고서

玲瓏望秋月(영롱망추월) - 곱고환한가을달을바라본다.


제가 참 좋아하는 시 중 하나입니다. 추위에 떨며 누군가를 사모하는 정이, 울보인 누군가와 참 많이도 닮은 것 같아서요.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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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친구는유주원맨팀 · 965621 · 20/11/09 23:43 · MS 2020

    악몽꾸자!

  • ✨공쥬✨ · 979083 · 20/11/09 23:43 · MS 2020

    :(

  • 여자친구는유주원맨팀 · 965621 · 20/11/09 23:45 · MS 2020

    왜요... 악몽 한 번은 꿔도 좋잖아요.. 지금까지 잘 자기만 했으면서.. 흥!

  • ✨공쥬✨ · 979083 · 20/11/09 23:45 · MS 2020

    안돼요! 좋은 꿈만 꿀 거에요!

  • 깡통2 · 905362 · 20/11/09 23:57 · MS 2019 (수정됨)

    따뜻하게... 두껍게 입은 옷 사이로 스며드는 찬 기운이 여름에는 느끼지 못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계절이죠 겨울이란건 그래서 항상 많은 생각이 드는 계절같아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고 오늘 밤, 즐거운 꿈 행복한 꿈 꾸세요 푹 자고 일어난 내일은 기분 좋은 꿈같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네요

    잘자요

  • ✨공쥬✨ · 979083 · 20/11/10 08:56 · MS 2020

    지금 보았습니다. 말씀해주신 생각들에 모두 공감이 많이 되어요. 주로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고, 그려내고, 그리워하고, 그 과정에서 실존을 문제시하고..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 사람인가를 두고 며칠을 투자해서 고민하기도 하고요. 우리네 인생이 이렇게나 추웠던 것일까.

    아니다. 조금은 더 따뜻한 사람으로 따뜻한 세상에서 살아내자.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가진 결핍을 자각하면서, 그것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나'가 숨쉬고 있는 푸른 길이다.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저는 저대로, 깡통님은 깡통님대로, 메말라버린 겨울에서 풍성한 여름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되기를 바라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