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단약기13)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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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출생 당시에 붓을 잡고 태어난 사람도 아니지만, 그저 삶을 남들에 비하면 조금은 더 고민하는 젊음으로서. 지겹게 굴러 들어가는 세상의 통로. 그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목표가 우리를 휩싸안아 당길 제, 그 힘으로부터 나를 막을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힘은 "진솔함"으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인 것.
나 자신이 외치는 함성과,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예술의 원료다. 그 함성과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것이 예술이고, 그것을 삶을 살아내는 내내 찾아다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예술가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꼭 가수, 화가, 래퍼, 아이돌만이 예술가라고 할 수만은 없다.
자신만의 목소리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진솔한 대학생도 예술가고, 수능이란 시험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공부하는 수험생도 예술가다. 결국, 예술은 진정성의 문제이다.
한데, 21살의 내가 바라보는 지금의 세상은 온통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나 자신의 길을 찾지 않은, 대부분은 누군가가 미리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간다. 그렇게 내게 거짓말을 치는 것도 모자라서, 종시엔 그 거짓이 바로 진리라는 말을 세상에 전한다. 그렇게 비극적인 실존성은 우리네 세상을 가득 메워 버리고 만다.
발라드를 듣고 눈물을 훔치듯, 아티스트의 랩을 듣고 엉덩이를 들썩이듯(그것이 Hip-Hop의 본래적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네 삶도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숙명을 삶을 살아가다가 만났을 때, 그것이 나의 "숙명"이라고 외칠 수 있는 그 진솔함이야말로, 예술이자, 미학이 아닌가. 그 진리 안에서 랩과 노래는 파생될 뿐이다.
진정한 예술은, Raw, Reality. 이 두 가지 단어로 요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만의 그 무언가, 자신만의 그 진실성. 그것들이 삶을 이루고 있다면 아티스트란 칭호는 부끄럽지 않은 레테르가 아닌가. 그렇게 치면, 우리나라에 아티스트는 많이 없다. 노래와 랩을 아무리 잘해도, 그 글자 속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다면 그는 가수도, 랩퍼도 아니다.
어린 왕자는 아티스트다. 신카이 마코토는 아티스트다. 또 그가 낳은 히나와 호다카, 미야미즈 미츠하와 타치바나 타키 또한 모두, 예술가다. 뿐만이 아니다. 이센스도 아티스트다. 스윙스도 아티스트다. 이소라도 아티스트다. 故박지선님도 아티스트다. 박완서 작가도 아티스트다. 이청준 작가도 아티스트다.
그렇다면, 나는 아티스트인가? 혹은, 당신은 아티스트인가?
많이, 생각해 볼 법한 문제다.
분명한 건, 우리는 뭔가 우리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본의는, 삶이란 도화지에 나란 물감을 칠하는 예술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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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는 아집이 강한 사람이 많답니다
결국, 그 말씀 또한, 자신만의 것이 심장을 둘러싸고 있다는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요 :D
진짜 마음의 울림을 주는글입니다
요즘 알수없는 밀려오는 답답함을 계속 느끼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도 우울증 극복 잘 해내겠습니다
힘내요. 우울이란 병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이겨내다보면 ‘나’ 자신을 분명 찾을 수 있으니까요. 힘겹지만 아름다운 여정에 있는 당신께, 미리 축하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