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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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햇살이 모든 거리를 빨갛게 적시는 어느 날, 당신은 회색을 보았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세계의 저 뒤편에서 바다를 즐겼다고 하지만, 당신은 죽음을 즐겼습니다.
잿빛의 도시. 걷는 사람들은 미이라. 그들을 보는 당신은 다만, 붉은 장미.
시건방지게 웃고 떠들던 어린 날.
그런 시절은 그저 환상에 불과한 조각 기억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어두운 회색.
어쩔 수 없이, 당신의 시선은 내면에 꽁꽁 숨겨둔, 하나의 빛으로 향해있었음을 이해합니다.
혈혈단신으로, 그 누구도 찾아주지 않던 안의 감옥. 그것이 당신에겐 더할 나위 없는 출소였음을 이해합니다.
고독이 곧 자유였고, 그 무한함 속에서 조화를 찾아내고픈 어리석음을 분출한 당신을 나는, 이해합니다.
세상은 바뀌지 않을 듯, 당신을 둘러싼 어른들이 그 빛과 장미를 모욕했을 때,
시퍼렇게 질린 채 펑펑 울었던 당신을, 사랑합니다. 보랏빛 하늘에서, 밝은 빛을 찾아 쏘 다니고, 푸른빛 하늘에서 밝은 어두움을 보곤 했던 당신의 슬픈 일생을, 나는 기억합니다.
그렇게 해서 값지게 얻어 낸 지금의 실존.
오늘 또한, 그것을 잘 이끌고 가며 살아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당신의 어두움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굳게 믿는 까닭입니다.
빗속에서 느껴지는 생기. 세상은, 늘 어두운 빗속이어도, 그 안에서 생기를 느낄 수 있음을
깨달았던 당신이, 어쩌면 그러기에 퍽 무모했을 당신이, 아직까지도 내 곁에 머무르길 소원합니다.
2019년 7월의 여름, 대치동 생활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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