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조금이나마 예쁘게 만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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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종달새는 비를 맞으면서 봄꽃을 기다리고 있었다.
Aimer 말대로, 어딘가 울보인 누군가와 많이 닮은 것 같아
그것을 향해 될 수 있는 대로 내 손을 뻗었다.
후두둑, 후두둑.
공감의 손길이 그것에겐 위협이었나 했다. 새와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고, 또 그 새와 나는 일면식도 없는데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나마 지탱해주는 것은 꽤 어렵다는 걸 서서히 깨닫게 된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공감과 연대, 그리고 신뢰가 없다면 나의 손길은 무참히 한 위협으로 변질되고 말 뿐이다. 종달새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주고 싶다는 꿈을 펼치기 전에, 내가 먼저 믿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먼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것이 세상을 서서히 바꾸어가는 첫걸음.
하지만 여전히도 어렵다. 어떻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어떻게 공감을 할 수 있을지. 현실은 책이 아니다. 소설을 향해 진실된 눈시울을 떨어뜨리면 그 인물의 에피소드가 내 가슴 속에 완연히 자리잡을 지는 모르지만, 현실에선 그 눈물이 동정이 되기도,보여주기 식의 어떤 것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결국, 내가 진정으로 가야할 길은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내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 내 마음이 진실되게 행동할 수 있어야신뢰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생각한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이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날아가버린, 가을의 종달새는 울보인 누군가와 여전히 닮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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