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48)커피 한 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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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에 걸린 직후엔 커피를 잘 마시지 않게 됐다. 카페인으로 인한 심장 두근거림이 곧바로 공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가 신체화 증상이 더 악화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신과 의사도 그랬다.
-씨, 커피 당분간 줄여야 돼요.
음, 가벼운 커피도 마시지 못할 만큼의 몸 덩어리. 이제껏 그걸 키운 죄는 아무리 봐도 씻을 수는 없어 보이고. 답은, 커피 대신에 따뜻한 물. 아픔을 씻겨주렴, 내 속으로 따스히 들어가.
이후엔 운동도, 사람 만나는 것도, 약 복용도 착실히 해주어서 그런지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고, 커피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공황의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고, 뇌의 신경계가 참 안정적으로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커피와 쿠키. 때로는 마카롱. 그것들을 즐긴 후엔, 산책을 나선다. 사실은, 몇 개의 과제와 독서를 하기 위해 독서실을 향하는 길이지만, 그 길에서 길고양이에게 사료도 주고, 나무와 인사를 할 수 있으니, 지금의 이 출근길은 산책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개빡세게 사는 중이라고 스스로 다짐했지만, 출근길에 놓인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나무의 인사소리, 그네들의 고유한 녹색을 볼 때에는, 굳이 이렇게 전투적으로 살아야할까란 생각도 간간히 든다.
뭐 어찌되었든, 그대의 삶에서도 커피와 산책 정도의 여유는 있었으면 좋겠다. 공황장애에 걸린 나도, 때론 무엇에 강력히 씌인듯이 심장이 두근거려 생을 포기해버릴 것만 같은 무서움이 다가오는 나도, 이 여유를 통해 나의 죄를 씻고 있다.
무엇보다 급해야하는 것이 우리 젊음이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누구보다 느긋해도 되는 것이 우리네 젊음이 아닌가. 때론, 그대의 삶에 커피가 있기를 강력히 소원한다. 그대의 입맛을 조금 더 달랠 수 있는 그런 달달함이 있기를. 푸르른 녹색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그 모습들이 결국 우리 젊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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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에 있던 건강vs이번 수능 생각하시는 분이 보시고 위안을 얻으셨음 좋겠어요
저도 공감합니다 행복이 우선이예요
대학 일찍 가거나 늦게 가는게 뭔 소용이에요. 건강이 없으면 명예도 지위도 그에 맞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요.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봐요.
우리가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죠. 우리가 건강하지 않으면요, 사회는 100% 무너지게 될 겁니다. 건강해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