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45)나는 누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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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이 그저 좋은 사람이다. 나를 지나쳐 간 모든 이들이, 가능하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근데, 이게 또 천성은 아닌 것 같은 게, 고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이런 기질은 나에게 없었다. 대학만 가고, 남들이 선망하는직업을 얻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마인드 뿐이었다.
근데 그랬던 내가 바뀌게 된 건, 아마도 문학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안에서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바꾸었다. 돈보다, 명예보다, 물질적 가치보다 이 세상엔 더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있음을 내게 외쳤던 사람들. 누구보다도 아파보이지만, 그 아픔에 굴하지 않고, 되려 그 속에서 자신만의 순수를 찾았던 사람들.
그들의 그런 용기가 나의 무식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렇게 나는 점차 따뜻함을 소중히 여기는 청년으로 자라게 되었다. 길을 걷다 마주친 이름 모를 새싹에서도 삶의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연속성을 볼 수 있고, 문학 책 속에서 나를 향해 손짓하는 그네들의 제스처를 조금은 더 진하게 알아볼 수 있는 젊음으로 살게 되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여러 물질적 가치들을 되려 경계하는 습관이 생겨 때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바보같은 이상주의자란 힐난을 받기도 한다. 근데, 나는 적어도 지금의 내가 좋다. 물질적 가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때문에 남들보다 배고프고, 조금은 못 살고, 또 사회로 진출하는 시기가늦어지더라도, 언젠가 이 믿음은 내게 분명 큰 성과를 안겨주리란 걸 알아서.
문학과 철학을 아주 얕게나마 공부하면서, 내가 느끼게 되는 건
나는 감정을 남들보다는 섬세히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하나의 장점이자, 세계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후천적인 재능으로 이제 이 세상을 어떻게 비출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침착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여전히 세상을 사랑하고, 내 따뜻함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려 노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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