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 쪽지

2020-09-18 23: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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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라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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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는 가을의, 춥지만 푸른 비를 맞으며 어디론가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추워지고 쌀쌀한 늦가을, 작년에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어디론가는 날아갈 거라면서.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어디로 나아간걸까. 사실, 아직 젊기 때문에 그 답은 잘 못내리겠다. 아직 가야할 길이 까마득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내가 펼치고 있는 날개는 더 두터워지고 강인해졌다는 것.


사실, 어른들은 날개가 향하고 있는 방향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지만, 요즘 들어 생각해보는 건, 그것만큼이나 우리가 가진 날개의 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향이 없더라도, 그러기에 무섭고 또 불안하더라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날개짓이 힘차다면, 어쨌든 의미는 있는 것이다.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날개짓은 강인해지는 법이니까.


남들에게 자신을 애써 보여주려는 날개짓은 금방 지치고 말아버린다. 그러나, 나를 문제삼는 날개짓은 분명 그 힘을 유지할 수 있다 믿는다. 그것이 인간이란 동물의 미학.


어디로 나아가야 할 진 모르지만, 여전히 나는 나를 보고 있다.

이대로면, 나는 운명의 꿈을 분명히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가을비를 맞으며 나아가는 종달새와 함께 푸른 하늘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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