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9-17 07: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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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 떨어지다.

사유도, 추억도 없는 녀석도 향할 곳이 있나.

바닥의 물그림자는 나를 웃는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끝없이 나를 향해 질주하는 널 보고 묻는다.

아직도 너는 갈 데가 있느냐고.


추억과 깊은 사유를 두고,

그것은 천사의 장난감일 뿐이라고, 이 세상이 말했단다.

그런 세상에서, 너는 아직도 쏟아 붓는구나. 


나뭇잎을 물들이고, 풀에 먹이를 주었구나.

무거운 구름이 몰래 널 떨어뜨려도, 만물을 어루만졌다.

부딪치지 않으면 다치는 세상, 너는 그를 위로했구나.


수수, 떨어지다. 

사유와 추억이 있는 내가 향할 곳은 어딘가.

바닥의 물그림자는 나를 웃으며,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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