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묘 [969233] · MS 2020 · 쪽지

2020-09-11 22: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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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노무현은 민심을 잃었지만 문재인은 민심을 잃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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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겨울, 노무현 전 장관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당 내에서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이 경선 단 몇달 하는동안 1%에서 수십퍼센트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노사모)까지 생길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돌풍'이라 부를 만 했다.


2008년 봄,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의 비난을 받으며 청와대에서 짐을 싸서 나왔다.

여자한테 차이든, 길에서 넘어지든, 자다가 모기를 물리든, 국민들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연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이 이 나라 경제를 살리고 환경을 보전할거라고 굳게 믿었다.


노무현은 이렇듯 당선 때부터 퇴임 때까지 꾸준히 민심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면 04년 총선 이후부터.)

그런데 왜 노무현의 후광으로 당선된 문재인은 레임덕도 없고, 총선도 낙승하고, 지지율은 자그마치 50%에 육박하는걸까? 차이가 뭐지??


내 생각에

노무현은 엄청 나댔고, 문재인은 엄청 사린다.

(나댄다는 표현이 불편한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고인을 비하하고자 쓴 말이 아니니 얘기를 좀 더 들어보기 바랍니다.)


노무현의 장점은 솔직함, 진솔함이었다. 소탈하고 꾸밈없는 모습은 서민들, 젊은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고 이것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지도자는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지 틈만 나면 TV에 출연했다. 노무현 전으로도 후로도 그렇게 TV출연이 잦은 대통령이 없었다. TV프로가 이정도면 언론 인터뷰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했겠나. 그때마다 정국의 이슈들에 대한 자기 생각을 거리낌없이 말했다. 뿐만 아니라 어디 공식행사 같은데 가서도 연설 중에 갑자기 흥분하면서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내는 경우 역시 적지 않았다. (여러분도 그 유명한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연설을 한번쯤은 보셨을겁니다. 민주평통 연설에서 갑자기 당시 이슈였던 전작권 회수를 주장하다가 흥분하면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계속 솔직하면 언론이 그냥 가만히 둘까? 절대 그러지 않았다. 매일같이 노무현이 어제오늘 무슨 말을 했는지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1면탑에 걸리고, KBS, MBC, SBS 뉴스 헤드라인으로 나가니 노무현한테 거부감 드는 중도층들은 점점 늘어났다. 인터넷 기사 댓글, 카페 등에서도 反노무현 세력이 득세했다. 집값 폭등과 같이 자기네 정부가 잘못한거에는 입을 다물고 있고, 잘한거는 엄청 떠들면서 자화자찬 해야되는데 노무현은 자기 정책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반대파 의견을 반박하고, 자기 소신만 밀어붙이니 지지율은 곤두박질을 쳤다.


지금 문재인은 어떻게 하고 있지? TV에서 국민들과의 소통? 토론? 절대 안하지. 언론 인터뷰?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 딱 그거 하나 했다.

문재인은 논란 만들지 않는 법을 알아. 원칙도 줏대도 소신도 없고 그냥 깜냥 안되는 사람이 탄핵 정국때 몸 사려서 대통령 됐고, 지금은 몸 사리면서 지지율 유지하고 있다. 편가르기도 이 맥락이야. 선거를 앞두고, 혹은 자기가 위기에 몰린다 싶을때쯤 반반씩 편이 나뉘는 떡밥을 하나 던져. 그리고 국민들은 그거가지고 쪼개져서 싸워. 문재인은 국민 통합, 협치 이딴거에 관심없어. 어차피 자기는 지지율 50%만 건지면 되거든. 몸 사리면서 지지율 50% 유지하는 비결을 소름끼치게 잘 안다.


지금 대통령이 너무 괘씸해서 내가 참 인간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전직 대통령과 한번 비교해봤다. 일개 고등학교 학생 주제에 저 대단하신 대통령님께 실례를 했다. 제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인 '척'이라도 좀 해주라. 부탁한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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