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20살 과외뛰던 SSUL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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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9년 전, 20살 재수를 시작하였다.
3월까지 띵가띵가 놀다가 더이상 뭘 하고 놀아야 할 지 모르겠더라.
수험생활중에는 세상 낙엽 흔들리는 것도 재밌드만,
수능 요이 땅! 끝나자마자 무한도전이고 영화고 여행이고 뭐고 그냥 싹다 지루하더라.
아무래도 수능은 마약이 틀림없다.
- 그렇게 수능을 시작하고 맨 처음 시작한 것은 수만휘가 아닌 오르비였다.
이래뵈도 목표가 서울대 경영학과인데 (3월 목표 서울대 / 6모 후 목표 연세대는 국롤 아님?)
수만휘는 볼 것이 못된다 최소 오르비는 봐야지
그런데 망할... 오르비에서 처음 배운게 과외선생님 고르는 방법이라니
게다가 뒤늦게 알았지만 그 게시글은 과외선생님을 광고하는, 요즘시대 언어로 뒷광고하는 게시글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아주머니가 쓴 네이버 블로그같은 게시글인데 그떄는 혹~ 하더라.
아니 수능이 2달이면 1등급찍고 - 또 2달이면 100점 고정이라니?
언제부터 수능이 내신이었지? ㅅㅂ
그떄부터 과외 썜 비교놀이에 취했다.
그리고는 곧 나는 고속버스 냄시에 깊~게 취했다.
1주일에 3번, 하루 4시간반(왕복 9시간 구라아님) 거리의 통학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과외비보다 버스비가 2배는 더 나왔겠다.
이걸 이제 알아버린 내 인생
- 사실 과외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수학 / 영어 과외를 했는데
수학은 그 16번인가? 빈칸을 맞추는 방식으로 보여주며 OT를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수능에서는 16번 문제에 1~5번 선지에 가/나/다에 각각 숫자가 대놓고 나왔었다.
그 빈칸 지문을 처음부터 쫙~ 읽는게 아니라 선지에 있는 가/나/다 숫자를 빈칸에 집어넣어서 거꾸로 푸는거다.
이 빈칸 샵꼼수에 취해서 이 과외쌤은 수능평가원장 아들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하여 덮석 물어버렸다.
OT받는 내내 머리 뒤에서 광채가 쏟아지고 그랬었는데
문제는 이 기술을 푸는 방식이 아니다.
다음 과외 첫 수업내내 이 빈칸문제만 한 40개 풀더라.
그리고 그 주 과외 숙제는 빈칸문제 풀기 + 사칙연산이었다.
한 400개 풀었지 아마
그리고 다음날도 ㅅㅂ 빈칸문제만 수업시간 내내 40개 풀었다.
그렇게 나는 매주 2번 9시간 버스타고 와리가리하며 빈칸문제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해 이 문제 안나옴)
- 영어 과외는 뭐... 별 기억이 없으리만큼 무난한 수업이었다.
뭐 수능문제 펴놓고 쫙~ 읊어가며 문제푸는 스킬?이라기보단 본인이 푸는 방식 보여주고
내가 뭘 모르고, 왜 틀렸는지 알려주고...
그런데 내가 이 사람에게 과외를 받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서울대 뽕에 취했었다.
심지어 과외를 하던 장소도 고시촌이었는데
어린 마음이었을까? 흔하디흔한 고시촌의 전봇대마저도 내게는 아름다워보였다.
그리고 이 양반 참 사람을 잘 다뤘던게
자~꾸 과외중에 헛소리를 하는데 그 헛소리가 나에게는 꿀소리처럼 들렸거든
뭐 중간에 전화가 오는데 교수님교수님 거리고, 무슨 창업 동아리 친구가 오는데 같이 보겠냐고 물어보고ㅋㅋㅋ
아니 이러니 서울대 뽕에 안 취할 수가 있나
그렇게 서울대 뽕이 취해버린 나는 그 해 수능이 끝나고 삼수를 고시촌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꺠달았다. 고시촌은 그냥 2호선라인중에 집값 가장 싼 서울의 보금자리일 뿐이라는거
서울대생이라고 신의 가호를 받는 광채가 쏟아지는 위대한 인물들이 아니라
고등학생때 공부 열심히 했던 평범한 사람이라는거
피시방 졸라리 좋아하고, 2천원짜리 컵볶이 잘 먹고, 3천원짜리 맥주먹고 흥분하면 소리도 지른다는거
- 국어, 사탐(경제였나?) 과외도 OT만 받고 끝끝내 과외는 받지 않았다.
아 이떄 경제쌤 진짴ㅋㅋㅋㅋ 세상 그런 재밌는 사람은 처음봤는데
잘 살아있으려나 모르겠네
5수생인데 본인 성적 많이 올랐다는걸로 수험생 신분으로 과외뛰었다.
속이거나 한건 아니라서 문제는 되지않는데
멀리 시골에서 올라 온 나에게 밖에서 보면 돈드니까 본인 집에서 보자고 하였다.
자취하는 줄 알고 흔쾌히 그러자고 했지만...
집에 가니까 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여동생까지 총 여섯 식구가 살고있었다.
방두칸 거실한칸있는 평범하다기보단 조금은 좁지않나 싶은 일상의 식구였다.
(아니... 나 밖에서 봐도... 되는데... 내가 살게...)
그리고 더 식겁했던 것은, 나한테 친근감이 느껴진다고 밤에 버스타고 가면 위험하니까 자고 가라는 것이다.
.... 그래 고맙긴한데 여동생이랑 같은 방 쓰고 같이 자면서 나한테 같이 자자고 하면...
그렇게 1박했다. 아프리카 소수민족 홈스테이 하는 기분으로다가...
사탐썜 인간적인 면모가 더 재밌는 사람이라 할 말이 넘 많은
완전히 잊고있었던 기억들인데 막상 하나둘 꺼내보니까 재밌는 기억들이 너무 많네요.
적다보니 귀여웠던 시절 풋풋한 기분도들고...
호응좋으면 하나둘 더 적어볼게요~
사탐썜은 어떻게 잘 살아있나 진짜 궁금하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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