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36)열다섯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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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좀 가져. 진짜 원하는 게 있고, 그게 어거지가 아니라면 천천히 해도 결국 이뤄질 테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부디 너였으면 좋겠어, 뭐 어른들은 혼내켜도 말이야.
보드라운 목소리를 세상에 내고, 예쁜 숨을 쉬며 푸른 하늘과 교감해. 어두워봐야 큰 의미는 없어.
제촉질과 채찍질을 하며 이 세상을 달려내야 한다는 말은 잠깐 집어치워.
진짜는, 항상 시간이 필요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네 의지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세계가 이 곳이라는 걸 얼마 되지않아서
알게되겠지만 뭐, 그것도 이 세상의 매력이야. 네가 이 세상을 바라볼 줄만 알면 돼. 너답게.
이 세상 그 자체는 변수라도, 너는 결코 변하지 않는 상수야.
이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네가 이 세상에 온전히 존립할 것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 확실성에서 너만의 가능성을 펼치어 나가. 공부는 못해도 좋아. 그래도, 1년 뒤에 외고는 떨어지니까 슬플 준비는 미리 해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넌 삼수도 할걸!
다만 걱정하진 않아도 돼. 그 시간들은, 별을, 사랑을, 사람을, 추억을, 기억을, 공기를, 차가움을, 슬픔을, 인내를, 고뇌를 알아갔던 순간으로 머릿 속에 남게 될 테니까. 어두움에서 기쁨을 볼 줄 알고, 밝음에서 슬픔을 볼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는 시간일 테니까.
경쟁과 협력의 조화를 알되, 후자에 더 치중해봐. 강한 자는 이긴 자가 아니야. 슬픔과 부정적인 것을
잘 소화해내어 긍정으로 반추해내는 사람이지. 그 반추를 가능케 하는 데에 공감이란 가치는 항상 큰 역할을 해줄 거야. 젊음은 온통 너의 이념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해. 또, 그 이념에는, 네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부드러운 인식으로 꽉 차 있어야 해.
너는 혼자라고 생각하겠지만, 6년 후에 서 있는 내가 손을 꼭 맞잡고 있어.
더 이상, 그런 말 하게 그저 내버려두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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