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31)우울증은 내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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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와 삼수를 그나마 굳건히 건뎌낼 수 있던 것은 한 강사 덕분이었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닌 성싶다. 지금도 그 사람은 내게 강사가 아닌 스승으로 남고 있다.
그냥 그런 생각? 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 세계를 이렇게나 넓게 인식은 못했을 것 같은데.
근데 그런 기분이 우울증을 이겨내면서, 공황장애를 이겨내면서
다시 들고 있는 것 같다. 우울증과 공황이 아니었다면 이런 소중한 가치들을 무시하며 살 수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꿈 보다도 더 중요한 건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인데, 그 동안 젊음이란 핑계로 너무 꿈만을 생각한 것 같다. 내 자신이 살아 숨쉬고 있단 사실 그 자체로 나를 사랑해주어도 되는데, 너무 나를 한 편으로 몰아세운 것은 아닐지. 그래서 그 벌로 우울을 받게된 것은 아닐지.
아침에 일어나고, 씻고, 부모랑 대화하고, 산책할 때 고양이랑 친해지려고 은근 그들에게 다가가고, 탁구를 치고, 개인 공부를 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저녁을 먹고, 음악을 듣고..
그런 모든 순간순간에 나에게 오는 감정을 너무 등한시 한 것 같아. 모든 순간을 다 담아두지 못한 것 같아. 삶에 진중하게 임해보겠다면서도 너무 많은 생활과 추억들을 무시했어. 일상 그대로를 앞으로는 사랑해보려고. 내가 숨쉬고 있단 사실을 명확히 인지한 채.
분명 난 이 세상에서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오는 감정들은 한 두개가 아닐 거야. 현실적으로 그 감정들을 모두 기록할수는 없겠지만, 일상에 임하는 매 순간마다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생기를 인식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스쳐가는 감정들을 그냥 보내지 말자. 때론, 그 감정들이 왜 그토록 나를 괴롭혔나를 생각해보자. 그것이 자기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난 믿어. 그것이 일상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난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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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주어서 감사드려용.. 오늘은 불금이지요? 라떼님도 달달한 불금되세요☺️

저는 아직 수험생이라 오늘 공부 끝내고 맛있는거 먹으려구요!
공주님도 금요일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