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X [370589] · MS 2017 · 쪽지

2012-11-11 03: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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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터널의 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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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때, 그니까 정말 딱 만 2년 전 이 컴터 앞에서 울던 제 모습이 기억나네요
저 뒤쪽에는 이불 뒤집어쓰고 차라리 숨이 막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침대도 있고
이 방은, 수능 끝나고 들어와서 그대로 며칠 간은 방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던 방이네요

'칠흑같이 어둡고, 길고 긴 터널의 끝에 드디어 도착해서 문을 열었을 때
문 너머에도 같은 칠흑뿐이라면 이런 느낌이겠지' 생각했었어요
두번째 터널이 끝나기까지는 2년이 더 필요할 거라는 걸 그땐 몰랐네요
그냥 난 신이 진짜로 존재한다면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대체 이 거지같은 상황이 나한테 시사하는 바가 뭐냐고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게 나한텐 더 큰 레슨이 아니었겠나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힘들었던 재수와, 그보다 세 배는 힘들었던 것 같은 삼반수도 결국은 끝이 나네요
홀가분하다기보다는 차라리 맘이 놓이네요
'맞아 나도 하면 할 수 있어'
이런 생각은 재수 실패 이후론 믿지 않게 됐었거든요

절대로 끝이 안 보일 것 같았던 길고 긴 터널의 마지막 출구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레슨은
'세상 모든 일이 결국엔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일어난다' 라는 제 만트라인 것 같네요
절대 이번 시험의 결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게 아니구요
삼반수하면서 힘들 때마다 정말 많이 하던 생각이에요
결과가 좋거나 나쁘거나 반드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되게 되어 있어   란 생각으로 버텼어요

모두들 수고 너무너무 많으셨구요
혼신의 힘을 다했다면, 그리고 결과를 바꿀 수 없는 거라면
모든 일이 나에게 최선이 되는 쪽으로 반드시 일어날거란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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