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24)2년 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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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다행이다. 무튼 고마웠어, 아직까지도 보잘 것없는 사람을 기억해주고.. 여러모로 반갑고 오묘한 느낌마저 들더구나. 어쩌면, 내가 연락을 먼저 했어야 했나 생각도 들고. 너무, 고등학교 생활을 게워내고 싶어서, 다가온 인연들을 무시한 것은 아닐는지.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앞으로 펼쳐질 삶의 향연에서 조금은 더 밝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야. 고등학생의 티를 벗어나고 어른이 되니, 결국 중요한 것은 앳된 순수라고 생각되었다. 네가 좋아하는 걸하고, 네가 하고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
부디 사회의 현실감각이란 명분으로 너의 순수함을 스스로 집어삼키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SKY”를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 꿈이란 그럴듯함으로 자기자신을 갈아 마시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네 삶의 섬광에서 나보다는 더 너에게 가까운, 또 너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삶의 지금 이 순간은 불꽃놀이의 클라이맥스와 같다. 너와 나와 같이 젊음의 빛을 내뿜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부대끼면서 너의 삶을 잘 확립하기를 바라.
아직 군대도 안다녀오고, 우울증과 공황이란 삶의 어두운 나이테에 발이 걸려 넘어진 내가, 그럼에도 나를 긍정하는 것은,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무한한 젊음이기 때문이다. 너도 그럴 수 있다고 난 믿어.
어째, 글을 써보니 젊은 꼰대같다. 거친 현실에 저항해보기도 하고, 또 나만의 이상을 확립해보는 과정에서 진중함의 가치를 알게된 후로는, 특정 상황을 제외하면 농담도 잘 못하는 버릇이 생겼어. 그야말로 진지충이지.
앳되고 순수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우리는 잊고, 이제 어른으로서의 관계를 이어나가길 나는 소망하고 있다. 너의 순수를 응원한다. 안되든, 되든 인생은 우리대로 사는 거라고 생각해.
삶에 행복이 가득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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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부족한 독서경험이겠지만 도움이 되실까 하여 조심스레 니체 읽기를 추천드릴게요. 그와 함께 걸으며 사유하시다 보면 젊음과 이상, 자아가 얼마나 숭고하며, 나라는 세계의 창조자로서의 '나'가 얼마나 대단한지, 등등... 복잡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니체라고 해도 워낙 방대해서 읽기가 곤란하시다면,「니체 '자아 동일성' 벗어나 '무한 자유' 얻다」 "http://m.hani.co.kr/arti/culture/book/358933.html"라는 글은 어떠실런지요.
안 그래도 요즘 니체를 읽어볼까 고민했는데, 좋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한 번 뚫어볼까 고민해보고 있어요. 하이데거의 책을 읽어보니 이 철학자가 더 궁금해진 까닭이지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니체는 한번에 니체가 쓴 서적 읽으시는 것보다 니체 전기로 그의 흐름을 좍 훑어보신 뒤에 그의 저서를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그가 너무나도 많은 내용, 너무나도 깊은 내용을 다루는 천재이기 때문에요.
제가 읽은 책은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119871896" 입니다. 이걸 읽으시고 배경지식을 중무장 하신 후에 작성자 님께서 읽고자 하신 니체 저서를 읽으시면 그나마 수월하실 거예요.
*특히 그는 근대에서 신학/철학/사회학/심리학을 넘나드는 편이라... 제 조언대로 행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헐 그렇군요... 엄청 난잡하다고 들었어요. 철학과를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배경지식은 정말 0에 수렴합니다. 말씀대로 원전을 돌파하기 전에, 여러가지 배공지식을 먼저 얻어야 할 성싶어요.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도 잘 읽어볼게요 :-)
저도 직접 전공자는 아니구요. 복수전공 희망자라 지난 4학기 동안 교양수업 통해서 서양철학 좀 공부해봤는데... 본전공인 사회학에까지 굵직하게 니체 이름이 거론되고는 하니(물론 삼대장인 마르크스/베버/뒤르켐만큼은 아니지만요) 그의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그런 만큼 그를 읽으실 때에는 학문적으로 넓고 깊은 시야가 필요해서 전기 먼저 추천드렸어요.
제 댓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니체의 광기... 자아 동일성... 되게 재미있는 생각인 듯 해요. 영원회귀라.. 모든 역사적 인물은, 곧 자신이라니.. 너무 깊은 생각인 것 같아서 전기를 먼저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는 몸은 커가도 우리 내면에 어린이의 모습은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작은 거에도 기뻐하고 궁금해하고 새로운 것도 편견없이 바라볼줄 아는 그 태도가 어린이의 마음이고 순수인거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몸은 크더라도 생각은 유연해야 해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까닭이지요. 항상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대댓이 안돼서…
아닙니다. 저야 뭐 커뮤에서 스친 인연일 뿐인데요. 너무 감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지인 중에 작성자 분과 동일한 증세를 앓고 계시는 분이 있어, 실례가 아니라면 팔로우 해두고 종종 글도 읽고 댓글 남겨도 될런지요.
물론이에요 :D 요즘은 몸이 많이 괜찮아져서 사실 회복기는 그저 복잡한 생각을 쓰는 명분에 불과해졌지만, 아직까지도 단약 과정이 남은 데다, 여러 부작용을 수반하는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서 평소보다도 더 자기 기록이 중요해진 상황인 듯 해요.
항상 많이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우고 나누는 과정에서, 젊음은 더 빛나는 거라고 믿어서요. :-)
그럼요. 그러다 보면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게 빛날테니, 과연 청춘靑春이 아닐 수 없겠군요.
자기기록은 증세완화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여러 이점이 많으니 부디 산 하나를 넘으신 후에도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타 커뮤니티에 신변잡기적 글을 지속해서 올린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누군가 가르친다고 해서 상하관계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고 또 학생이었으면 좋겠네요.

으이! 너무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참 멋진 일이란 생각이 들어용! 안녕히 주무세용 선생님>_<선생님이라니... 감사합니다. 얼떨떨하지만요.
작성자 분께서도 편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