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8-18 17:25:45
조회수 198

공황장애 회복기2)여러가지 잔상, 하나의 섬광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1641503

과도기적 단계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듯도 하다. 남들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시기와, 나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기가 서로 한데 모인 이 과정을.


나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항상 끝을 생각하곤 한다. 내가 궁극에 행복할 수 있을지, 내가 궁극에 잘해낼 수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어떤 일에 착수하건, 어떤 목표를 설정하건, 항상 전제는 행복과 내 재능의 합치여부다. 그게 주체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데, 아직까지는 이 주체성을 온전히 되살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생을 살아가는 내내, 나는 이 과도기라는 시점에 영영 갇힐 지도 모른다. 


1.

그만큼 현실은 이상이라는 것을 이룩하기가 쉽지 않은 땅이고, 또 이상을 가진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른들의 말을 진리라 여기고, 그들의 말과 표정대로 자신을 맞춘다. 그것이 곧, 일상적 현존재의 존재양식 ‘퇴락’이다. 대부분의 현존재는 퇴락적 존재들이다. 자신의 의미와 이해를 기준으로 이 세계를 개시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말, 이해, 해석을 기준으로 이 세계를 개시한다.  


나또한 그렇지 않다 장담할 수 없다. 나 역시도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어느 순간 그 굴레에 갇혀버릴 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남들보다는 순수하고 싶다. 공부하고 싶을 때는 공부하고, 놀고 싶을 때는 놀고, 감정을 탐구하고 싶을 때는 감정을 탐구하고, 글을 쓰고 싶을 때는 글을 쓰고 싶다. 내 삶의 타이밍을 남들에게 맞추고 싶지 않다. 내 삶의 타이밍은 내 호흡이 결정한다.


2.

돈을 번다는 행위 그 자체도, 내 사람들과 나에게 더 좋은 것들을 베푸는 수단으로만 삼고 싶다. 돈 때문에 되려 목적을 파괴하고 일상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고 싶지않다.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생각과 이상을 기준으로 나의 인생을 계획해보고 싶다. 결과가 성공일지, 실패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렇게 된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라는 것. 그래서 그 끝은 아름다울 거다. 결과가 어찌됐던 간에. 과정의 단어와  낱말이 삶의 문장을 만든다. 결과는 그 문장 끝에 찍히는 작은 마침표일 뿐이다.


3.

잔소리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 아들이 아들답게 살아낼 수 있도록 그낭 말없이 묵묵히 등대가 되는 삶이면 족하다. 그가 무엇이 되고 싶어하든, 그건 내가 결정하고 싶지가 않다. 그냥 아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만을 가진 게으른 아버지가 되고 싶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