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97908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8-18 14: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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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회복기1)병을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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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주 만에 정신과 진단받는 날이었다. 의사는 내게 물었다.


“요즘 어떠신가요?”


-즐겁게 지내요, 하하.


“즐겁게 지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상의 소중함을 안다는 거예요. 햇빛 아래에서 걷고, 일어나면 눈꺼풀이 낀 내가 있고, 산책 하러 가면 소나무가 있다는 게 그냥 좋은 것? 식욕도 정상이구요, 약의 힘 안 빌리구 아침부터 저녁까지 삶이 내 중심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이젠 좀 개운하네요. 발작이 아침마다 일어나긴 했는데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어서, 일상을 사는 데에 크게 무리는 없던 2주였습니다.


“좋네요. 그럼 이제 1주마다 오는 게 아닌, 2주마다 오는 것으로해요. 지금 드시고 계시는 약의 정량이 일반 공황장애 환자의

1/3 수치 정도예요. 약의 정량은 그대로 하고, 취침 전에 에스시탈로프람정, 모사틴정, 자나팜정 요 3개만 드릴게요.”


정신과를 나오고, 개운한 햇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젠 투병기가 아니라 회복기라고 해야하는 날이 찾아오고 있다. 최근 몇 일간, 컨디션과 정신 건강이 모두 예전처럼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초기에 바로 진단을 받은 것도 컸겠지만, 죽음의 환상적 위기에서 끝까지 자신을 놓지 않은 내게 고마움을 돌리고 싶다.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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