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투병기7)사는 건 축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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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면서 순수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불쾌감을 가지고 있다.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물려받은 하나의 재능과 고유한 가치관을 머금고 있는 그것은 삶의 중심에 필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억압시켜야만, 이 세상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있다고 조언하는 어른들을 보면 가슴이 참 아프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게 될 세계는 부디 행복함이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 순수를 나는 아직까지도 사랑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 왕자가 얘기했던 말대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 말은 진리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돈도 아니고, 직업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사상. 그것이다.
사물을 향해 내가 갖고 있는 이해와 생각에 따라서 세계는 비로소 그에 걸맞는 의미를 갖게 되고(Bedeutsamkeit), 내가 머금고 있는 순수함에 따라 세계를 아름답게, 정면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사념과 순수함을 뿌리치고, 세상 사람들의 생각과 관념에 온 몸을 싣는 것이 하이데거가 말한 일상적 현-존재의 존재양식, 퇴락이 아니던가?
세상 사람들은 돈과 명예, 그리고 지위에 온 몸을 쏟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그것들 때문에 내 자신이 뭉개지고 갈라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도대체 동의할 수는 없다. 한데,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신경을 너무나도 쓰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오늘 있었던 광화문 집회를 대하는 현 정부의 이중적 태도와 최근 있었던 유튜브 뒷광고 이슈를 보면 말이다.
나또한 도덕적 상상력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성인이 아니기에 이런 논의를 개진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순수는 이런 상황들을 목도 했을 때 상처를 많이 받곤 한다. 이게 과연 맞는 걸까. 이게 과연 정당할 수 있는 걸까. 이렇게 흘러가다 보면 종시 그 끝에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돈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의 따스함과 신뢰는 가루가 되었고, 권력이라는 것 때문에 이 땅의 정의는 결국 그 누구도 책임질 수없는 과격한 무게감으로 변질되어 우리 모두를 억압하고 있다.
속세와 이별하고 자연에 은거하여 일생을 보내겠다는 어느 선비의 말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세상은 역시 어지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내가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이 어지러움을 전도시키어 행복이 가득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에 나의 재능과 순수가 도움되길 바라는 맘에서요, 그 마음이 상당히 예쁘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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